2020년 외국관광객 87.4%↓‧1인당 홍보비 예년 15배 ↑
중소관광업 지원‧관광인력 및 콘텐츠 선택‧집중 요구
지난 해 한국을 찾은 해외관광객은 116만2054명으로 2019년 921만1711명 대비 87.4%가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던 3월부터 12월까지의 경우 10만명에도 못 미치는 9만254명이 입국했고, 올해도 코로나 변이 발생 등 관광자제 심리가 이어지면서 지난 7월 기준 외국관광객은 5만5860명에 불과했다. 한 마디로 전 세계가 옴짝달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문화체육관광부는 600억원에 달하는 해외관광 홍보비를 쓰고 있다는 주장이 전해져 주목을 받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문체위 간사)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가파른 하락 추세지만, 정부가 600억원에 달하는 해외관광 홍보비를 면밀한 검토없이 집행하는 등 예산낭비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문체부가 김승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2021년 해외홍보비는 2020년 298억5500만원, 2021년 319억5800만원으로, 총 618억13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년에 외국관광객 1인당 약 1700원 수준으로 쓰이던 홍보비가 최근 2년 동안 1인당 2만5691원으로 15배 증가한 꼴이다.
물론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이나 코로나 일상(위드 코로나) 등의 조치로 국가 간 교류의 벽이 낮아지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여행 금지 및 자제 조치는 여전하다. 또 수요와 공급이 평소처럼 원활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한국과 가장 먼저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은 사이판의 경우, 가려는 수요는 많지만 항공편이 여유롭지 않아 이미 올해 모객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항공사들이 추가 노선 증편을 요청했지만 국토교통부는 방역 등의 이유로 보류시키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 같은 외래관광객 유입추세라면 600억원이 넘는 홍보비를 쏟아 붓고도 실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 제고나 홍보 등의 성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과한 지출이라는 점은 인정해야한다는 분위기 또한 거세다.
김승수 의원은 “외국관광객이 올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천수답 형태의 탁상행정 사례”라며 “정상적인 상황에서 해외관광객이 급감한다면 경쟁력 회복위해 홍보예산을 집중 투입해야 하지만, 코로나 확산 등 관광여건이 불투명한데도 비용 대비 효과를 검토하지 않은 묻지마 집행은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나마 한국적 영상을 색다르게 소개한 이날치 밴드 영상 등이 해외 SNS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성과”라면서 “해당 홍보예산이 해외에 잘못 알려진 한국 관광정보의 오류를 수정하거나, 현재 존폐위기에 처한 국내 중소관광업계 지원을 위해 쓰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는 한정된 예산의 효율적 배분과 집중으로 국내 관광을 살리고 관광경쟁력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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