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홀로코스트 생존자’ 대회가 열렸다. 미스 유니버스는 익숙히 들었지만 미스 홀로코스트 대회는 생소하다. 말 그대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16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미스 홀로코스트 생존자 대회가 열렸다. 2009년부터 매년 열리던 대회지만 2018년까지 이어지다 코로나로 2년을 쉬었다. 대회에 참여하는 후보들은 70대 이상의 홀로코스트 생존 여성이다. 올해 대회에는 총 400명이 참가했고 10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는 루마니아 태생 셀리나 스타인펠드(Selina Steinfeld)다. 올해 86세로 나치에 의해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갔지만 살아남았다. 이후 1948년 이스라엘로 이민을 가 가정을 꾸렸다. 나치(Reich) 제국은 1933년 히틀러가 수상에 오르며 시작됐다. 그는 독일인을 천부적으로 우등한 민족이라 여기고 유대인과 나치에 반항하는 사람들을 학살했다. 당시 유대인 600만 명이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다.
대회는 자선 단체 ‘야드 에제르 르하베르(Yad Ezer L’Haver)’에 의해 시작됐다. ‘돕는 손 자선단체’라는 뜻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지원한다. 창시자 시몬 사바그(Shimon Sabag)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우리 모두의 진정한 영웅이다”라며 “살아남았음을 증명해 인류를 밝히는 빛이 됐다”고 대회 소감을 밝혔다. 또 “전쟁에 청춘을 빼앗겼지만 새로운 삶을 개척한 유대인 여성들에게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회를 곱게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미인대회에 서게 하는 게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어머니가 홀로코스트 생존자라는 예루살렘 주민 라미 오스트롭스키(Rami Ostrovski)는 “배후에 돈이 얽혀있는 가증스러운 착취다”라며 “생존자들의 경험이 미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판에 대해 대회 창시자 사바그는 “외적인 아름다움을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대회에 나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그들에게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맞받아쳤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