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맛집] 산 정상부터 섬, 그리고 포도밭 한복판까지…가장 스위스다운 맛집 9
이른바 맛집 전성시대다. 요즘 맛집은 단순히 맛만으로 등극하기 힘들다. 인테리어나 콘셉트 등의 분위기가 중요한 이유다. 물론 아예 빈티지나 있는 그대로의 날 것으로 승부하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성공의 핵심은 비슷하다. 하지만 틈새를 공략한 이들도 있다. 치고 빠지는 전략이다. 전문 용어로 팝업 레스토랑이라 부른다.
팝업 레스토랑은 사실 오래전부터 선보인 방식이다. 여름에 일시적으로, 또는 겨울에 하룻밤 새 갑자기 등장하는 미식 명소가 그것이다. 뉴욕이나 런던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스위스의 주요 도시인 베른(Bern), 루체른(Luzern), 취리히(Zurich)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하기 전에도 이미 여러 곳 있었다. 심지어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문을 연 곳도 있다. 필요에 따라 생겨난 곳도 있고, 게스트 셰프의 유무와 상관없이 오랜 기간 계획해 등장하기도 했다. 진짜 성공한 팝업 레스토랑의 경우 이듬해에도 문을 열며 영구적인 시설로 바로 자리 잡기도 했다. 가장 스위스다우면서 이색적인 레스토랑 9곳을 소개한다.
무제가르덴 바이 우토 쿨름(Musegarden by Uto Kulm), 취리히(Zurich)
위틀리베르크(Uetliberg) 산 정상은 독특한 파노라마 뷰가 펼쳐져 인상적인 곳이다. 이곳에 우토 쿨름(Uto Kulm) 레스토랑이 생겼다는 소식은 아직 멀리 퍼지지 않았다. 당일 여행으로 정상을 찾는 이들이 식사를 즐기던 공간이 올여름 더욱 젊어졌다. 무제가르덴이라는 이름으로 여름 노천 테이블 공간이 만들어졌다. 스위스 가정식을 선보이는 ‘타볼라타(Tavolata) 및 댄스’라는 프로그램이 사랑받고 있다.
더 그린하우스(The Greenhouse) – 팝업 레스토랑, 브리싸고(Brissago)
이곳의 여름은 10월 1일까지 계속된다. 티치노(Ticino) 지역이 품은 온화한 기후 덕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온실 안이나 밖에 앉을 수 있는데, 예약은 필수다. 무엇보다 16개 좌석 밖에 마련하지 않고 있지만, 식사 시간을 1, 2부로 진행하면서 좌석 수를 두 배로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현지 식재료를 사용한 타이 풍 요리의 정수를 맛볼 수 있으며, 티치노 와인과 곁들이면 그 풍미가 더해진다.
알피네움(Alpineum), 루체른(Luzern)
이 미식 명소는 일반적인 팝업 레스토랑이 아닌 맛집 플랫폼에 더 가까워 더 흥미진진한 곳이다. 알피네움이 때로는 타이피네움(Thaipineum)이 돼 태국 요리를 내어 놓기도 하고, 팬케이크 하우스가 되기도 한다. 빅 뱅 버거 선데이 역시 인기 있는 행사다. 8월 6일에는 ‘인빅티스 팍스(Invictis Pax)’라는 식음료 관련한 미니 페스티벌이 열린다.
더 랍스터 클럽(The Lobster Club), 취리히(Zurich)
돌더 바(Dolder Bar)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팝업 맛집으로 자리한 지 오래다. 올 여름도 다르지 않다. 호텔의 하이코 니더(Heiko Nieder) ‘더 레스토랑’ 셰프가 랍스터로 부리는 마법은 취리히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문어 세비체와 질라르도(Gillardeau) 굴도 맛볼 수 있고, 소믈리에 리사 바더(Lisa Bader)가 선정한 와인도 훌륭하다. 날씨가 좋으면 테라스는 팝업 게스트로 가득하다. 실내 좌석에서는 스타일리시한 해산물을 감상할 수 있다.
바인 & 슈타인 회클리슈타인(Wein & Sein Höcklistein), 라퍼스빌-요나(Rapperswil-Jona)
포도밭 한가운데의 팝업 레스토랑이라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이 포도밭에서 생산한 훌륭한 와인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요리도 기쁨을 준다. 베지테리언 타르타르나 아보카도, 자스민 라이스, 생강을 곁들인 튜나 보울도 꼭 맛봐야 한다. 오늘의 파스타에 어떤 소스를 곁들였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홈브렉티콘(Hombrechtikon)에 있는 아이스크림 숍, 파스티체르아 이탈리아나(Pasticceria Italiana)에서 아이스크림을 공수하고 있다.
스카이라운지(Skylounge), 로잔(Lausanne)
로얄 사보이(Royal Savoy)는 오랫동안 친밀하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를 유지해 왔다. 5성급 고급 호텔이지만, 개별적인 취향을 가진 미식가 사이에 인사이더 팁으로 통하는 곳이다. 이들은 스카이 라운지 루프 테라스에 모인다. 5월 날씨가 온화할 때만 문을 연다. 여름에는 신선한 샐러드와 로제 샴페인을 맛보고, 날이 선선해지면 치즈 퐁뒤가 등장한다. 칵테일과 호수의 전망이 아름다운 조화를 만든다.
비더 가든(Widder Garden), 취리히(Zurich)
날씨만 좋다면 비더 가든에서 샴페인 한 잔과 함께 세련된 여름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은 필수 공식과 같다. 비가 내린다면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취리히 비더 호텔에 마련된 지붕 달린 공간 중 하나에서 식음료를 즐기기 좋다. 페트루스(Petrus) 와인을 여기서 맛볼 수 있다. 샴페인 및 프로방스 로제 와인이 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비더 바에서 만드는 알코올·무알코올 시그니처 칵테일이 팬덤을 형성한 이유도 확인할 수 있다. 커리부어스트 소시지나 가든 버거도 빼놓을 수 없다.
파크 암 바써(Park am Wasser), 베른(Bern)
파크 암 바써 팝업 레스토랑은 6월 10일부터 9월 10일까지 잊지 못할 시간을 선사한다. 이미 여러 해 동안 진행해온 만큼 심플한 매력이 돋보인다. 신선하고 복잡하지 않은 체험을 선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리지널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스낵과 음료를 만든다. 달마치패르클리(Dalmazipärkli)에 있는 솜머개르틀리(Sommergärtli)에 있는 위치 덕분에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베른 지역 여행 프로그램인 ‘뚜 베른(tout Bern)’이 여기에서 모여 식전주를 즐기곤 한다.
호텔 글로켄호프(Hotel Glockenhof), 취리히(Zurich)
호텔 글로켄호프는 3년째 새로운 팝업 콘셉트로 많은 관광객 및 미식가를 만나고 있다. 크레이프 전문가의 손길이 돋보이는 스위스 라 크레프리(La Crêperie of Switzerland), 스위스에서 젤라토로 유명한 젤라테리아 레오나르도(Gelateria Leonardo), 로랑 페리에 샴페인(Champagne Laurent-Perrier), 아페리티프 릴레(apéritif Lillet)를 포함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