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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책저책] 밴을 타고 유럽 전역을 누빈 남자 이야기

최지연 에디터 조회수  


캠핑을 즐기는 여행객 / 사진=언스플래쉬

행 떠나기 딱 좋은 시기입니다. 너도나도 바깥으로 향하는 때인 만큼, 어떠한 여행을 즐기면 좋을지 고민도 많은 때인데요. 남들과 다른 여행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주 여책저책은 모두가 한 번쯤은 꿈꿔봤지만, 막상 실행하진 못한 여정을 담은 책 2권을 소개합니다.

책은 정년퇴직한 작가가 아내와 한 달여간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 보고 느낀 점부터 직접 개조한 밴을 타고 유럽 곳곳을 여행한 사연까지, 그간 상상하기만 했던 여행을 즐긴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여행을 구체화해 보는 시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중년부부의 이탈리아, 프랑스 한 달 배낭여행

임규수 / 바른북스


‘중년부부의 이탈리아, 프랑스 한 달 배낭여행’ 표지 / 사진=바른북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직장생활은 지친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늦은 오후 퇴근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제대로 된 인생 대신 형식적인 시간만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욱 힘든 것은 이 생활을 수십 년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많은 사람은 은퇴 후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간 관심은 있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하지 못한 취미나 두려움에 도전하지 못한 낯선 활동까지, 직장에서의 긴 시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

임규수 작가도 그중 한 명이었다. 정년퇴직 후 아내와 자유여행을 갔던 그는 여정 중 보고 느낀 점을 블로그에 기록했다. 이후 여행 중 촬영한 사진을 모아 앨범을 만들 생각이었지만, 더욱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남기고 싶었다. 그렇게 ‘중년부부의 이탈리아, 프랑스 한 달 배낭여행’이 탄생했다.


프랑스 파리 / 사진=언스플래쉬

학창 시절 역사책이나 TV에서 간헐적으로 접한 로마는 나에게 제대로 알고 싶은 지적 갈망이 가장 큰 곳이었는데, 2000년대 초 로마에 대한 위대한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번역, 출판되었을 때 전 15권을 한 열흘 만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책을 보면서 지구상에 어떻게 이렇게 위대한 역사가 2,500년 전에 시작되어 1천 년 이상 지속되었으며 지금까지 그 찬란했던 문명의 증거인 건축물들이 남아 있는 것이 경이로웠다. 로마가 자연스럽게 내가 가보고 싶은 여행지 1순위가 되는 건 당연했다.

– 프롤로그에서

작가가 택한 여행지는 유럽이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평소 역사책이나 관련 프로그램으로만 로마를 접했던 작가는 실제 로마를 보고 역사를 느끼고 싶었다. 아내의 의견도 비슷했다. 과거 패키지여행에서 잠시 들렀던 로마에서 제대로 관람하지 못한 만큼, 이탈리아 여행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프랑스 여행까지 더한 부부는 퇴직 후 2개월간 준비해 유럽으로 떠났다.


콜로세움 / 사진=언스플래쉬

아내 또한 친구들과 패키지여행을 다니면서 머물고 싶은 곳에 머물고 보고 싶은 걸 마음껏 볼 수 있는 여행에 목말라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내는 이탈리아 로마에 갔을 때 콜로세움을 버스에서 보고 지나간 게 가장 아쉬웠다고 했다.

– 프롤로그에서


이탈리아 피렌체 / 사진=언스플래쉬

부부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아내가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고 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아내와 30여 년을 살아오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를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고. 그러니, 새로운 인생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여행으로 인생의 색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밴라이프 : 그 남자 이야기

Dean Shim / 수동예림


‘밴라이프 : 그 남자 이야기’ 표지 / 사진= 수동예림

코로나 이후 여행 생태계가 변화했다. 그간 잘 갖춰진 숙박시설에서 머무는 여행이 주를 이뤘다면, 캠핑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뜨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엔데믹에 접어들었지만, 한국의 캠핑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차를 타고 원하는 곳에서 캠핑을 하는 일명 ‘차박족’도 적지 않다.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어디에서든 머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차박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차박에 적합한 자동차도 출시되고 있다. 그런데 차박이 이렇게 인기를 끌기 전부터 무려 유럽에서 직접 개조한 밴을 타고 여행을 다닌 사람들이 있다.


밴라이프 / 사진=언스플래쉬

‘밴라이프 : 그 남자 이야기’의 작가 딘이 그 주인공이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디자인을 배우고자 영국으로 떠났던 그는 한인 민박집에서 우연히 혜아와 만난다. 마침 혜아도 새로운 삶에 도전해 보고 싶었던 만큼, 둘은 함께 밴을 타고 유럽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영국에서 시작한 이들의 여정은 프랑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를 거쳐 크로아티아까지 이어졌다.

이들의 차박 여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것 중 하나는 직접 손본 밴이다. 작가는 이미 다 갖춰진 캠핑카가 아닌 100만원 짜리 중고 화물밴을 캠핑밴으로 개조해 유럽 전역을 누볐다. 직접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개조한 밴은 낮에는 어디든 갈 수 있는 발이, 밤에는 포근하고 아늑한 안식처가 됐다. 책 속 ‘밴 개조 비하인드’에선 작가가 전한 밴 개조 진행 상황도 다룬다.


밴라이프 / 사진=언스플래쉬

페이지 곳곳에 있는 QR코드도 읽는 재미를 배가하는 요소다.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에세이지만, 실제 장면을 연상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독자는 QR코드를 통해 작가가 실제 밴라이프를 즐겼던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덕분에 독자는 다른 여행 에세이에 비해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차박 여정의 현실은 로망과는 조금 달랐다. 즐겁고 행복한 날도 많았지만, 난생처음 겪는 일에 진땀을 빼거나 느닷없이 닥친 문제에 싸우기도 했다. 그래도 딘과 혜아는 밴을 타고 곳곳을 누비는 삶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돈이 없어도, 변기가 넘쳐도, 물과 전기가 부족해도, 잘 곳을 찾지 못해도 괜찮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만나는 새로운 환경과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모든 어려움은 눈 녹듯 사라졌기 때문이다.


밴라이프 / 사진=언스플래쉬

밴라이프는 특별하다. 딘과 혜아가 주어진 것에 만족할 줄 알며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며 여정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가진 게 많지 않았기에 떠날 수 있었고 갖고 싶은 게 별로 없었기에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었던 그는 이제 다음 밴라이프를 계획하고 있다. 딘의 시선에서 바라본 밴라이프를 읽고 대리 만족을 느낀 사람이라면 나만의 여행을 실행해 보는 건 어떨까.


글=이가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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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에디터
tplus@view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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