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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와 이준기가 다녀간 그곳’…한국에 중국식 정원이 있는 사연

장주영 여행+ 기자 조회수  

(좌) 탕후루 (우) 마라탕 / 사진=flickr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마라탕후루’가 유행이다.

식사로 중국 국물 요리 마라탕을 먹고 후식은 과일에 설탕 시럽을 발라 굳힌 탕후루로 입가심하는 코스다.

비단 짜장면이나 짬뽕이 아니더라도 훠궈·꿔바로우·딤섬 등 중식을 찾는 사람은 늘고 있다.

연간 평균 30만 명이 찾는 ‘인천 차이나 타운’처럼 현지까지 가지 않고 국내서 중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관광지도 인기를 누린다.

최근 경기도 수원에 인천 차이나 타운 뺨치는 ‘중국풍 관광지’가 관심을 끌고 있어 여행 플러스가 직접 찾아가 봤다.


1. 보보경심려에 나온 바로 그 중국식 정원 ‘월화원’

월화원 외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름부터 이국적인 월화원은 중국 전통 정원이다. 아이유와 이준기가 출연한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려’ 배경지로 등장해 더 유명해졌다.

2003년 경기도와 중국 광동성이 우호 교류 협약을 체결 기념으로 상대 지역에 자국 전통 정원을 조성했다. 수원 인계동에 월화원을 지을 때 중국 광둥성이 조성 사업비 전액을 지원했으며 설계부터 시공까지 관리했다. 당시 중국에서 파견한 기술자만 80여 명이라는 후문.

월화원 내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월화원은 명나라 말기부터 청나라 초기에 유행했던 민간 정원의 모습을 본떠 지어졌다. 한정한 공간에서도 탁 트인 느낌을 주며 동시에 자연과 어우러지는 광동 원림 건축 양식을 사용했다.

월화원 내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좌) 통화창 (우) 누창 / 사진=김혜성 여행+기자

다양한 경관을 연출하는 용도인 담장과 마주할 수 있다. 담장에는 중국 원림 특징인 다양한 창을 뚫어 공간 깊이를 더했다. 녹색 꽃문양 통화창과 마름모 등 다양한 모양의 누창 너머로 풍경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권붕헐산 지붕이 특징인 옥란당 외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사자상이 지키고 있는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접대와 휴식 장소 ‘옥란당’이 나온다. 이 건물은 중국 고건축 기법을 사용해 지어졌는데 특히 끝이 말린 ‘권붕헐산’ 지붕 형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월방 외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좌) 월방 내부 (우) 월방에서 바라본 전경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월화원 월방을 배경으로 한 ‘달의 연인-보보 경심려’ 10황자 생일파티 장면 캡쳐 / 사진=SBS 드라마

연꽃 정자라는 뜻을 가진 부용사를 지나면 큰 연못과 한 편에 툭 튀어나와 존재감을 자랑하는 정자 ‘월방’이 나온다. 월방은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에서 아이유가 10 황자 생일파티를 했던 장소라서 K-드라마 팬들의 인증사진 명소다.

월화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연인의 뒷모습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연꽃 정자 부용사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작은 폭포가 흐르는 정자 ‘우정’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대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선 산책로를 걷다 보면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작은 인공 폭포가 흐르고 있는 이곳이 ‘우정’이다. 땅을 파낸 뒤 흙산을 쌓고 그 위에 지은 정자로 이곳에서 월화원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좌) 대나무 산책로 (우) 아름다운 경치가 통하는 문이라는 뜻의 ‘통유문’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월화원에 서식하는 비단잉어떼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또 각 공간으로 향하는 문마다 지춘·일쇄·신운 등 5개 문 이름과 의미가 다른 것도 재미 요소다.


2. 3대째 화교가 운영 중인 중식당 ‘영화루’

(좌) 영화루 외관 (우) 인터넷 방송인 쯔양 싸인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영화루는 화교가 3대째 운영 중인 중식당이다.

최근 먹방으로 유명한 인터넷 방송인 ‘쯔양’이 다녀가며 대문 밖으로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입구에 당당하게 걸려 있는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 주방장 사진이 이곳이 맛집임을 예감케 한다. 중국에서 공수한 도자기나 병풍 등 실내 장식이 현지 느낌을 물씬 자아냈다.

영화루에서 식사 중인 손님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영화루 내부 실내 장식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 화교 가족 이주 이야기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은 국공내전(1927~1950) 등 패권 전쟁과 급격한 근대화를 겪었다.

영화루 창립자 사관품 씨는 14살 어린 나이에 혼란을 피해 산둥성에서 한국으로 이주한다. 이후 현재 중식 4대 문파 중 하나인 중식당 ‘아서원’에서 일을 시작한다. 잡일부터 시작해 주방에 드나들기까지 무려 2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사관품씨와 필봉지씨 결혼 사진

이후 1934년 사관품씨는 서울 마포로 이주한 화교 부모 밑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필봉지씨와 만나 결혼했다. 부모님 고향이 산둥성으로 서로 같아 더 반가웠다. 결혼 후 1963년 행궁동에 중식당 ‘영화루’를 차리고 6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사랑받으며 대대로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 시간이 흘러 둘째 아들 사옥춘 씨가 사업을 물려받았고 현재는 손자 사신광씨가 주방 일을 배우고 있다.

(좌) 영화루 대표 메뉴 (우) 튀김옷이 바삭해 찾는 손님이 많다는 영화루 군만두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영화루 대표 메뉴는 짜장과 사천 탕수육이다. 사옥춘씨에게는 1일 1짜장은 습관이나 다름없다. 그는 “매일같이 짜장 냄새를 맡는데도 질리지 않는다”며 “춘장을 아낌없이 넣고 화력을 세게 해 짜장을 볶는 게 우리 비법이다”고 말했다.

영화루 탕수육 / 사진=영화루 제공

사천 탕수육도 이곳의 별미다. 당일 산 신선한 고기를 사용해 탕수육을 튀기는 건 기본이다. 공기층이 빵빵하게 들어간 특제 반죽을 3번이나 튀겨 식어도 바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그 자신감을 입증하기라도 하듯이 영화루는 손님상에 탕수육 소스를 부어서 낸다.

사 주방장은 “우리 가게에서 양장피를 즐겨 드시던 손님이 제주도에서 우리 가게 음식 맛이 생각나서 엽서를 보내주신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분들 덕에 우리가 있을 수 있기에 항상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3. 중국 매체에서도 극찬한 차 전문가의 찻집, 차랑

대문을 반만 열어둬 호기심을 자극하는 차랑 입구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중국 문화를 얘기할 때 차(茶)를 빼놓을 수 없다. 중국에서는 차를 마시는 행위를 예술로 치부한다. 행궁동 찻집 ‘차랑’에서는 중국 차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차랑 내부 안뜰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차랑 찻집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대문을 늘 반만 열어둔다. 그 모습이 오히려 방문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안으로 들어오면 좀처럼 도심에서 마주하기 힘든 푸른 안뜰을 볼 수 있다.

이 안뜰은 안희자 차랑 사장이 시멘트를 들어내고 직접 잔디와 꽃을 심어 수년간 가꾼 결과물이다. 안 사장은 “문화가 스며들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방문객이 평화롭게 쉬어갈 수 있도록 가꿨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공수해 온 실내 장식이 가득하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안 사장은 이곳에서 중국 베이징에서 20년간 차를 공부한 전문가다. 안 사장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차 예절에도 능통해 중앙 텔레비전(CCTV)에 출연하기도 한 업계 유명 인사다. 예약 시 중국 차 문화와 예절을 배우는 다도 체험을 진행할 수 있다.

다도 체험은 차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3만원부터 시작한다. 가게 내부에 있는 차 종류만 무려 100여 종에 달한다. 원하는 차를 고르거나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좌) 백호오룡 우롱차 (우) 백호오룡 차를 우리고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안 사장이 추천하는 가을에 마시기 좋은 차는 백호오룡(白毫烏龍) 우롱차다. 이 차는 동방미인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이 차를 마신 뒤 “찻잔 속 찻잎이 마치 동방에서 온 미인이 춤추는 것과 같다”고 말해 붙여졌다고 한다.

다도체험 과정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백호오룡 차는 중국 전통 다기 중 하나인 ‘개완’에 담아 먹는다. 개완은 뚜껑 그릇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뚜껑이 있는 찻잔이라 보온성이 뛰어나다. 가게 내부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다양한 중국 찻잔을 보는 재미도 있다.

다도 체험 과정 / 사진=김혜성 여행 + 기자

중국에서는 차를 우릴 때 찻주전자 ‘자사호’를 이용해 찻잔에 뜨거운 물을 마구 붓는다. 이렇게 하면 찻잔 안과 밖 온도가 비슷해져 장시간 따뜻하게 차를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유명 국밥집에서 육수를 부었다 덜어내는 토렴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차에 어울리는 다식도 맛볼 수 있는데 매번 달라진다.

안 사장은 “차를 팔려는 마음보다 차 문화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차는 알고 마시면 더 맛있으니 편하게 놀러 와서 쉬다 가시라”고 덧붙였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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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영 여행+ 기자
content@trip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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