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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람] 살짝 고개를 돌리면 보인다는 그 것

정성호 에디터 조회수  

[여행+사람] 살짝 고개를 돌리면 보인다는 그 것

같은 66m²(20평) 크기의 집이라도 어떻게 인테리어를 하느냐에 따라 활용이 달라진다. 조명이나 벽지의 색깔이나 모양만 바꿔도 집의 분위기가 새롭고, 테이블이나 소파의 배치에 따라 공간을 더욱 가치 있게 쓸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인테리어의 매력이다.

가끔씩 여행지에서 접하는 호텔방이 좋아 보이는 것도 들뜬 마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고객에게 최적의 이미지를 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특히 특급호텔이라면 더할 수밖에 없다. 이름값에 걸 맞는 분위기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테니 말이다.

15년차 인테리어 전문가 더 쇼룸의 우연주 이사는 인테리어의 키워드를 공간과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어느 공간이든 그 공간을 사용할 사람의 역할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2023년 개관예정인 더 시에나 리조트 인테리어 작업으로 분주한 우 이사를 만났다.

강산을 여러 번 바꾼 시간 동안 인테리어와 함께 했다. 돌이켜 보면 어떤가.

인테리어를 전공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매번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도면 친다.” 누구는 입사 후 몇 달 동안 화장실 도면만 쳤다고도 하면서 각자의 무용담이 펼쳐진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선배가 도면은 치는 게 아니고 그리는 거라고 하더라. 희한하게 그 말 이후부터 도면을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졌다. 학교 다닐 때 처음 선긋기 하던 생각도 나면서 그동안 참 생각 없이 그린 선들이 많았구나를 깨달았다. 대가의 스케치는 선 하나에도 의미가 가득하다는걸 알게 됐다. 그래서 그리는 선 하나하나에 신중해지려고 의미를 담으려 하다 보니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듯 하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매 프로젝트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이 공간을 사용할 사람의 역할을 남겨두는 것이다. 그래서 고정되지 않도록 늘 변화의 여지를 남겨두려고 한다. 공간의 생명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 기능성이라는 절대 가치 위에 어떤 가치를 얹어야 할지는 클라이언트와 적극 소통한다. “만약 나라면” 내지는 “내 거라면”으로 시작하는 부분, 나의 생각이 미처 닿지 않았던 요구사항, 사용자의 다양한 취향과 디자이너로서의 아이디어와 해석이 더해지도록 많은 질문과 대답이 끊임없이 오간다.

늘 변화하는 공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관찰과 상상을 많이 한다. 어떤 공간, 환경, 찰나의 순간,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또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왜 기분이 좋은지, 지난번엔 좋았는데 왜 이번엔 별로인지 등 계속 질문을 던지고 다른 상황이 되면 어떨지 다른 환경이 되면 어떨지 계속 상상한다. 반복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좋아하는 공간과 싫어하는 공간이 나뉘기도 하고, 사람들이 요즘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이런 것들은 왜 변화하는지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게 되고, 결국 나름대로 생각정리를 하게 된다. 새로움은 멀리 있지 않더라. 살짝만 고개를 돌리면 새로운 것이 보인다.

그런 면에서 최근 인테리어의 새로운 점은 무엇인가.

영국 그래픽 디자이너계의 거장 앨런 플레처는 “디자인은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라고 말했다. 요즘 보면 다양한 공간에서 디자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콘셉트를 제공하면 그 콘셉트에 맞춰 라이프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즐기는 사람에 따라 채워지고 만들어지는 분위기이다. 지금 맡고 있는 더 시에나 리조트를 방문하는 고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미 최고의 라이프 스타일을 누리는 분들일 텐데, 그들이 원하는 무엇이든 각각의 공간에서 최적의 상태로 누릴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최근 인테리어의 몫이고, 내 임무이다.

요즘 보면 리조트는 단순히 머무르다 가는 공간이 아니다. 라이프 스타일의 확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 시에나의 인테리어는 어떤 느낌인가.

공간의 구성은 가장 기능적이고 편리함을 중심에 두고 설계했다. 제주의 자연환경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자 했다. 제주의 사계절, 햇빛, 바람 등이 큰 창을 통해 내부로 드리워졌을 때 부드럽게 확산되는 빛과 그림자로 채워지고 변화하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협업을 기획하고 있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과 콘텐츠,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들의 새로운 시각들이 공간에 예술성을 더해 풍요로운 체험을 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스폿은 어디인가.

로비 라운지다. 강렬한 첫인상과 함께 머물고 싶은 마음, 다시 찾을 다음 여정이 궁금해지는 마음을 안겨주고 싶다. 일단 벽, 바닥, 천장의 구분이 없는 미디어월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곳에서 한참 머물며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더 시에나의 4계절 또는 시간의 흐름 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한여름에 시원한 파도가 발끝까지 밀려온다든지, 크리스마스엔 소복소복 쌓이는 눈을 바라보는 것 등을 떠올리면 된다. 미디어아트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재미있고 위트 넘치는 변화무쌍한 공간을 만들 것이다.

이번 인테리어 작업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 넣은 것이 있나.

이탈리안 헤리티지 모티브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건축설계에서 반복되는 아치의 패턴과 기둥 열주 등을 인테리어 적인 요소로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내부에서 기둥 열주는 공간을 분할하기도 열어 주기도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공적인 공간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처리를 도와 열려 있지만, 때로는 프라이빗한 공간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아치 패턴의 모티브가 객실, 욕실, 커뮤니티 곳곳에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로 녹아들어 마치 더 시에나란 이름의 오래된 성을 리노베이션 한 것 같은 느낌마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럭셔리’란 키워드는 어떻게 구현했나.

밸런스가 완벽한 공간은 편안함과 행복감을 선사한다. 아름답고 안락한 의자에 앉아 좋은 그림을 보고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며 디자인의 가치를 오감으로 즐겨보는 것이 럭셔리 아닐까.

제주, 그리고 더 시에나를 찾을 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셰익스피어는 ‘말괄량이 길들이기’ ‘십이야’ ‘베니스의 상인’ ‘뜻대로 하세요’ ‘한 여름 밤의 꿈’ 등 5대 희극을 남겼다. 그 중 ‘한 여름 밤의 꿈’ 5막 1장에 보면 이런 얘기가 있다. “광인이나 연인이나 시인은 모두 상상력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는 사람들이오. 시인의 상상력은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을 형상화하고 시인의 펜은 그들에게 확실한 형태를 만들어주며 존재하지도 않은 것에 거처와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오. 그런 재주는 뛰어난 상상력이 있기 때문이오.” 지금은 더 시에나 리조트를 계획하고 기획하는 사람들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나중에는 이곳에 오는 모든 고객들 각자가 더 시에나에 상상력을 불어 넣어 추억을 만들 것이라 본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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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에디터
sungho@trip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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