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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전체가 예술작품? 눈이 즐거운 서울공예박물관

김지은 여행+ 기자 조회수  

덥고 습한 여름철, 밖으로 한 걸음만 내딛어도 불쾌지수가 배로 높아지는 때이다.

따가운 햇살에 푹푹 찌는 더위까지 외출이 꺼려지는 요즘,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 놀거리를 찾고 있다면 주목해 보자.

서울의 중심, 종로에서 우리나라의 공예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무료 박물관을 소개한다.


박물관 전체가 공예품!

서울공예박물관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에 위치한 서울 공예 박물관. 쌈지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길 건너 넓은 초원과 건물이 보인다. 과거 안동별궁의 터로, 유물이 땅속 가득 잠들어 있어 유적 보호를 위해 주차 시설이 없다. 대신 근처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2분만 걸으면 금세 도착하니, 지하철로 방문하길 추천한다.

Point 1.

세세한 곳 하나도 놓치지 않는 모두를 위한 전시관

박물관에 도착해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자수 전시관이었다. 전통 자수와 관련한 각종 전시품과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들어가기에 앞서 입구의 간단한 전시 요약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글자보다 글자 근처에 있는 전통 문양에 더 시선이 쏠렸다.

자세히 보니 평범한 그림이 아니라 자수였다. 자수 전시관에 맞춰 저런 세심한 부분까지 자수로 꾸미다니, 감탄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전시관에 들어서 처음 마주한 것은 병풍이었다. 그냥 그림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한 땀 한 땀 수를 놓은 자수였다. 종이에 먹으로 그림을 그리면 색이 바래 알아보기 힘든 것에 비해 자수는 세월이 흘러도 끄떡 없이 선명한 색과 섬세한 표현 기법이 돋보였다.

전시관의 안쪽에는 그림과 자수를 함께 사용한 병풍이 하나 더 있는데, 이곳에서 확연히 그 차이를 볼 수 있다. 시간이 흘러 흐릿해진 그림과는 달리 깔끔하고 본래의 색을 잃지 않은 자수가 아름다워 한참이나 이 앞에 서 있었다.



전시관에는 자수를 직접 만져보거나 디지털로 구현한 모습을 관람하는 각종 체험 시설이 있다. 자수 기법이나 꼰사와 푼사같이 실의 종류를 설명하고, 각각 만져볼 수 있는 체험 시설도 있다. 특히 ‘사계분경도’라는 공예품 체험에서는 작품에 쓰인 실과 도안을 모조품으로 만져볼 수 있다.

모든 체험 시설은 어린이와 휠체어를 탄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손으로 직접 만지는 체험과 특정한 자리에 서면 보청기구와 연동해 자동 안내 음성도 지원한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보자기 전시관이었다. 이곳에선 오랜 시간 우리 일상에서 유용하게 사용해 온 보자기 공예품과 관련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칠교처럼 조각보를 조립하는 놀이와 상황별 보자기 묶는 방법에 따라 직접 보자기를 묶어 볼 수도 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성격유형 검사처럼 나만의 보자기를 찾아보는 디지털 체험도 준비하고 있다. 상황과 쓰임새, 모양을 마음대로 선택해 개인에게 꼭 맞는 보자기를 찾아주고, 전시 상황까지 안내해 준다.



자수와 보자기 전시관뿐만 아니라 다른 전시관까지 볼거리와 체험시설이 가득하다. 내키는 대로 아무 전시관이나 들어가도 영롱한 도자기와 전통 공예품을 잔뜩 볼 수 있어 눈이 즐겁다. 특히 전시관 사이 난 창문이나 장식품까지 모두 예술이다. 창밖으로 고즈넉한 한옥과 기왓장이 보여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전시관을 이동하는 간이 계단에도 공예품이 늘어서 있다. 유리, 원목, 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풍경이 사람들이 움직이며 나는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Point 2.

어린 시절 기억에 퐁당 빠져 볼까? Swimming Pool 쇼윈도

박물관에서 나와 출구로 향하는 쪽 외벽에는 쇼윈도가 있다. 이곳에선 시민 소통 공예 프로그램 당선작 도자 공예 전시, ‘스위밍 풀(Swimming Pool)’을 볼 수 있다. 파란색, 주황색 등 알록달록한 색깔을 사용해 시선을 잡아끈다. 원형 튜브와 수영하는 사람의 모습 등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도자기가 쇼윈도 안을 가득 채워 수영장 풍경을 재현했다. 도자 공예품 뒤로는 굴절 거울을 놓아 공예품의 뒷면까지 세세히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굴절 거울 덕에 전시를 보기 위해 앞에 선 사람까지 물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보여 재미까지 더했다.

스위밍 풀은 ‘기억의 회상’을 주제로 유년 시절 물과 관련한 장면들을 회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단순히 기억나는 장면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기억을 꺼낼 때마다 드는 생각과 감정, 관련 사건들이 더해져 새로운 기억으로 재조합하는 것을 표현했다. 물에서 첨벙이던 기억, 찰랑이는 수영장을 바라보던 기억 등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과 시간이 흐른 뒤 드는 감정이 만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다음은 알록달록 여름과 잘 어울리는 스위밍 풀의 제작자, ‘최민지’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 어떤 계기로 전시하게 됐나.

▶ 박물관 관계자의 추천을 받아 공예 트렌드 페어에 출품했다. 공예 트렌드 페어는 신진작가들이 작품을 알리려 많이들 출품하는데, 그곳에서 선정돼 공예 박물관의 쇼윈도에 전시하게 됐다.

그럼 페어는 주제가 정해져 있나.

▶ 아니다. 부스별로 각자의 주제를 가지고 공예품을 전시한다. 나는 물과 관련한 기억을 회상하는 것이 주제였다.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이제까지 살아오며 쌓인 물과 관련한 감정과 생각이 더해져 새로운 기억 이미지를 만든다. 동경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이 작품은 그런 것들이 모여 만들어진 모습이다.

작품에 밝고 선명한 색을 사용해서 그런지 여름과 잘 어울린다.

▶ 기억 회상에 따라 즐겁고 행복한 느낌을 주려고 그런 색을 사용했다. 밝고 진한 색은 어린 시절 물에 대한 기억과 자라오면서 받아들인 ‘여름’이란 이미지에 걸맞다. 수영장 같은 이미지를 나타내기에도 적합한 것 같아서 사용했다.

크고 작은 도자기가 많은데, 다 직접 만든 건가.

▶ 다 직접 만들었다. ‘핸드 빌딩’이라고, 틀을 사용하지 않고 하나하나 다 손으로 빚어 만드는 공법이 있다. 작은 도자기 하나까지 모두 직접 빚어 만든 작품이다. 속이 꽉 찬 도자기 속을 파내서 가마에 굽는다. 도자기 속을 비우거나 작더라도 공기구멍이 있어야 손상 없이 구워진다. 조금 큰 도자는 다 속을 파냈고 작은 것들은 공기구멍을 냈다.

줄무늬나 꽃 패턴의 수영복이 눈에 띈다. 이런 디테일도 다 기억 속에서 나온 건가.

▶ 그렇긴 하지만, 살아오면서 보이는 이미지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수영복’을 떠올리면 바로 생각나는 직관적인 이미지가 별로 없다. 근데 줄무늬 수영복은 사람들이 봤을 때 한눈에 “아, 수영복이구나”하고 알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원형 튜브나 풍선 공도 마찬가지다.

기억과 더불어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 맞다. 작품 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공중에 매달린 작은 도자기들은 기억 속의 인물과 상황을 나타낸다. 수영장 타일 위에 앉아있는 큰 도자기들은 물에 대한 감정을 나타낸다. 기억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아 만들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실내의 전시관부터 출구로 향하는 순간까지 빠짐없이 공예작품으로 풍성하다.

올여름엔 더위도 피하고 눈도 즐거운 서울 공예 박물관에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서울공예박물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글= 장주영A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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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여행+ 기자
content@trip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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