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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로 11년 살던 전직 디자이너 경단녀가 70일 만에 에어비앤비 창업한 비결

홍지연 여행+ 기자 조회수  

간절함이 원동력이었어요.

안정적인 수익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50대 중반의 경단녀인 저도 새롭게 꿈을 꿀 수 있었어요.

김미애 에어비앤비 호스트

에어비앤비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호스팅을 통해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제2의 인생을 사는 여성 호스트 3명을 소개했다.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호스팅은 나의 힘: 새로운 꿈을 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간담회가 열렸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김현숙, 김미애, 차민 호스트가 참석했다. 이들은 2024년 5~11월 에어비앤비가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함께 진행한 ‘공유 숙박 호스트 양성 과정’을 수료한 다음 실제로 에어비앤비를 시작하게 됐다.

패널로 참석한 호스트들은 공통적으로 경력 단절 이전 본인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또 각자의 경력과 특장점을 접목한 것이 남들과는 차별화되는 숙소를 만들어 가는 원동력이 된다고 밝혔다.


3월 5일 열린 ‘호스팅은 나의 힘: 새로운 꿈을 여는 우리들의 이야기’ 간담회 현장 / 사진=에어비앤비

관악산 근처 남현동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 중인 김현숙 호스트는 ‘문화전도사’로 불린다. “관광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게스트에게 무료로 서울역사박물관 투어를 제공하고 있어요. 본인의 직업을 연계하여 숙소를 운영해보는 것도 게스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현숙 호스트는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되기 전 관광안내통역사 자격증을 먼저 땄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하면서 사람 만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그는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되는 것은 나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게스트에게 투어도 제공해줄 수 있어서 즐겁다”고 말했다.

김현숙 호스트는 본인이 직접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손님을 맞는다. 독채가 아닌 호스트와 부엌·거실 등을 공유해야하지만 평균 예약률이 90%를 넘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저렴한 숙박비 때문이 아닐까요. 숙소를 편하고 이용하기 쉽게 꾸미는 것은 기본이에요. 역사박물관투어를 해주면 특히 좋아해요. 한번 묵었던 손님들이 후기를 좋게 써주고 또 그 후기를 보고 새로운 손님이 오고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내 집 같은 편안함’ 때문일까, 재방문율도 높은 편이다. 한 프랑스 여행객은 벌써 4번째 김현숙 호스트의 에어비앤비를 찾았다. 가장 최근에 방문했을 때는 무려 2주 동안 묵어갔다.


3월 5일 열린 ‘호스팅은 나의 힘: 새로운 꿈을 여는 우리들의 이야기’ 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 김현숙, 김미애, 차민 호스트 / 사진=에어비앤비

아현동 김미애 호스트의 키워드는 ‘디자인’이다. 이전 패션 VMD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에어비앤비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가 방문하고 싶어하는 매장을 만드는 것처럼, 게스트 관점에서 묵고 싶은 숙소 경험을 제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숙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미애 호스트는 15년 전 외국에서 에어비앤비를 먼저 접했다. 아이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할 때 공유 숙박을 빌려 ‘살아보는 여행’을 했다. 그때는 ‘이런 식으로도 돈을 벌 수 있구나, 막연히 좋다’고만 생각했다. 김씨가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결심한 것은 작년 일이다. 아이들이 다 대학에 가고 뭘 해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에어비앤비를 선택하게 됐다고.

김미애 호스트는 스스로 “‘호스트 양성 과정’ 최고의 수혜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정보가 너무 제한적이었다. 일단 숙소 계약은 마쳤는데 그 이후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우연한 계기로 ‘호스트 양성 과정’을 알게 돼 당장 이수했다”고 말했다.

양성 과정 이수 후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이라고 할까요. 경제적 도움은 물론 자존감을 높여주었습니다. 50대 중반, 노후를 준비하는 동시에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씨는 에어비앤비 호스트로서의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숙소를 꾸미는 것 자체가 너무 쉽고 즐거운 일이라고 말한다. 방문하는 게스트에 따라 에어비앤비 분위기를 바꾸기도 한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청결이다. 하루 이틀 예약이 없을 때에도 꼭 숙소에 들러 청소를 한다. 도착 몇 시간 전부터 미리 에어컨·난방기를 틀어 손님을 받는다.

에어비앤비를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깨달은 게 있어요.

50대 중반인 저에게 꿈이 생겼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온전히 나로 설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갱년기로 마음 고생하다가 꿈이 생긴 거죠.

노력한다면 분명 길은 생겨요.

어려움은 물론 있겠지만 용기 한번 내보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김미애 에어비앤비 호스트

차민 호스트는 장안동에서 요가와 접목한 숙소를 운영 중이다. 그는 “요가 강사 경험을 살려 ‘요가하는 사람의 집’을 콘셉트로 잡았다”며 “고유한 매력과 특성을 갖추어야만 오래 사랑받는 에어비앤비 숙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부분에 집중해 숙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차민 호스트는 젊지만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대 때에는 카타르 항공에서 승무원으로 일했고 이후 부티크샵 매니저로 일하다가 현재는 요가 강사이자 에어비앤비 호스트로 변신했다. 교원 자격증도 따서 일본인을 상대로 온라인 한국어 강좌도 진행한다.

“교원 자격증을 따서 일본인에게 온라인으로 한국어 강의도 하는데, 한국에 오고싶어 하는 학생이 많더라고요. 실제로 여행 오기 전에 저에게 정보를 묻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제가 직접 그들을 맞이할 수 있는 숙소를 운영해보자 생각했어요.”

차민 호스트는 양성 과정을 통해 ‘숙소의 매력을 찾는 방법’ 특히 ‘인테리어 팁’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차민 호스트는 요가 강사라는 본인의 직업적 특성을 십분 활용해 에어비앤비를 운영 중이다. 요가 수련원에 있을 법한 소품으로 집 곳곳을 장식했다. 그는 현재 요가를 접목한 체험도 구상 중이다. 그는 “처음부터 숙박만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외국인들에게 핫한 성수동 옆 서울숲에서 야외 요가 체험이라든지 액티비티도 생각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3월 5일 열린 ‘호스팅은 나의 힘: 새로운 꿈을 여는 우리들의 이야기’ 간담회 현장. 사회를 맡은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 / 사진=에어비앤비

서가연 매니저는 “에어비앤비 호스트만 전 세계 500만명이다. 이중 여성이 55%를 차지한다. 여성이 호스트를 시작하게 된 주요 동기는 ‘부수입 마련(56%)’ ‘생계유지(40%)’ ‘늘어난 생활비 충당(39%)’ 등이 있다”며 “주로 경제적 요인으로 호스팅을 시작했고 에어비앤비는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넘어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 호스트들은 게스트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여성 호스트 중 후기를 통해 별점 5개 이상을 받은 비율은 절반 이상인 64.4%를 차지했다. 평점과 후기, 신뢰도를 바탕으로 에어비앤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숙소 컬렉션인 ‘게스트 선호 숙소’ 내 여성 호스트의 비중도 56.1%의 높은 비중으로 드러났다.

한편 에어비앤비는 올해도 호스트 양성 과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가연 매니저는 “작년 프로그램을 좀 더 확장하는 방향으로 구상중이다. 여성경력개발원과 각 지자체 담당자와 협의를 통해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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