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다. 누군가는 특별하고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여행을 떠난다면 다른 누군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일탈을 즐기고자 여행한다. 물론 이것에 정답은 없다. 각자의 취향에 맞춰 서로 다른 여행을 계획하면 되는 것이다. 이에 스스로의 여행을 꾸리는 데에 도움을 주거나 괜찮은 여행 코스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 3권을 소개한다. 올해가 가기 전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책을 먼저 읽으며 여행지의 이국적인 감성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우리들의 발리 여행
임현지 / 노트앤노트
인도네시아 발리는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휴양지다. 여기에 최근 예능, 영화 등 각종 프로그램의 촬영지로 등장해 여행객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임현지 작가가 발리 여행을 완전 정복할 수 있는 책을 펴냈다. ‘우리들의 발리 여행’은 발리 여행 가이드북이다. 작가는 가이드북은 쉬워야한다는 철칙에 따라 책을 썼다. 그래서일까. ‘우리들의 발리 여행’은 누가 읽어도 책장을 술술 넘길 수 있을 만큼 재밌는 가이드북으로 입소문이 났다.
책은 발리 전역을 총 7개 구역으로 구분해 여행해보길 제안한다. 특히 발리 여행이 처음인 사람에게 추천한다. ‘우리들의 발리 여행’은 여행객을 위해 요가, 쇼핑, 서핑처럼 발리에서 유명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명소를 지역별로 나눠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유형별 맛집과 SNS 핫플레이스까지, 모두를 위한 정보를 알차게 담았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발리 여행 준비부터 실전 단계까지에 이르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사와 여행사를 두루 근무한 전문가가 직접 발리에서 보고 경험한 사항을 토대로 집필했기에 더욱 신뢰할만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신 발리 정보를 담았다는 점에도 주목하자. 덕분에 독자는 당장 발리로 떠나지 않더라도 미래의 발리 여행을 꿈꾸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보는 맛이 있다는 것, 그리고 쉽다는 거예요.
잡지 읽듯 페이지를 술술 넘기면 어느덧 발리 여행이 머릿속에 그려져요.
_익명의 베타테스터
도쿄 근교를 산책합니다
이예은 / 세나북스
이웃나라 일본의 수도, 도쿄는 수많은 사람과 다채로운 발견이 끊이지 않는 세련된 도시다. 우리나라와도 멀지 않아 매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이곳은 분명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일본 대표 여행지다. 하지만 본래 도쿄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도심 속 매일이 새롭고 즐겁기만 할까. 우리가 서울에서의 빡빡한 일상에 가끔은 지칠 때가 있는 것처럼, 도쿄에서의 생활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2015년부터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는 이 점에 주목했다. 그는 도쿄에 사는 현지인의 관점에서 가볼 만한 곳을 물색했다. 여행 중에는 방문한 장소와 그곳에서 겪은 일화를 모아 정리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후 ‘도쿄 근교를 산책합니다’가 탄생했다. 책은 그만큼 생생하고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작가는 책을 크게 음식, 콘텐츠, 문화라는 3개의 주제로 나눠 구성했다. 참치요리, 오뎅과 같이 잘 알려진 일본 음식에 저자의 이야기를 담는다거나 드라마, 영화, 소설을 넘나드는 여러 콘텐츠의 배경이 된 장소를 소개하고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그간 대부분의 여행자가 방문했던 명소와는 다르다는 점 역시 이 책만의 장점이다. 작가는 독자에게 도쿄 근교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을 새롭게 알려준다. 도쿄라는 도시가 이미 익숙해 이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은 여행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한다.
도쿄를 조금만 벗어나도 전철 밖 풍경이 극적으로 바뀝니다. 소박하지만 분명한 도시와 마을의 특징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록 세련된 멋이나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어도, 주민들이 애정을 갖고 오랫동안 가꿔온 문화와 꾸밈을 덜어낸 삶이 특별한 여운을 남깁니다. 도쿄 근교를 산책하며 발견한 일본 이야기를 더 많은 이와 나누고 싶었습니다.
_작가의 말에서
뉴올리언스에 가기로 했다
이인규, 홍윤이 / 버터북스
미술을 전공해 디자인을 하는 여자와 공학을 전공한 여자, 언뜻 보기엔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다. 하지만 이들에겐 중요한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음악이다. 이들은 음악, 그중에서도 재즈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토대로 곧장 미국 뉴올리언스로 떠났다. 그리고 ‘뉴올리언스에 가기로 했다’는 이 두 사람이 뉴올리언스에서 보고 느낀 점을 담은 여행서다.
뉴올리언스는 재즈의 고향이자 루이 암스트롱의 도시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도시지만, 뉴욕이나 LA에 비해 한국인 여행객이 즐겨 찾는 미국 여행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두 명의 저자가 뉴올리언스를 찾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재즈다. 이들은 재즈의 본고장에서 그간 몰랐던 재즈의 새로운 매력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실제 마주한 뉴올리언스는 두 저자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낭만적인 도시였다.
책은 전설적인 프리저베이션 홀부터 재즈의 정석 프릿츨스 클럽, 버본 스트리트, 여러 연주자가 모이는 클럽 DBA를 비롯한 재즈계의 핫 플레이스를 소개한다. 특정한 클럽이 아닌, 길거리 공연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한 마디로 재즈란 재즈는 다 모았다. 독자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 에너지 넘치는 재즈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드디어 공연 시작! 숨죽인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걸까. 앰프도 마이크도 없는 공연장은 처음이다. … 한음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더 잘 듣고 싶어서 두 손을 모으고 더욱 숨소리를 낮췄다. 그러자 맞잡은 내 손에 따스한 온기가 가득 차고 마음이 들썩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종류의 벅참이었다. 행복하다는 단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느낀 기분이었다.
_본문 54페이지
그렇다고 책이 재즈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뉴올리언스에 방문한다면 꼭 맛봐야 할 음식 이야기도 넣어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로얄 스트리트, 프레렛 스트리트와 같은 개성 있는 명소에 관한 정보도 추가했다. ‘뉴올리언스에 가기로 했다’는 국내 최초 뉴올리언스 여행서다. 그만큼 내용도 알차다. 누구나 책 한 권으로 뉴올리언스를 즐길 수 있으니, 흥겨운 여행을 꿈꾼다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행을 즐겨보면 어떨까.
글=이가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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