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빅데이터] 퇴사(?) 각오하고 최장 12일 황금연휴
…여행 어디로 가나 살펴보니
■ 여행플러스 X 스카이스캐너, 한국인 연휴 사용 설명서
올 추석 명절 맞이, 평균 95일 전 항공권 검색
임시 공휴일 지정에 여행지 검색량 급증
일본·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지 수요 두드러져
12일 연휴. 한 마디로 역대급이다. 지금까지 이런 연휴는 없었다 할 정도다. 물론 이 혜택을 누리려면 강심장이 필요하다. 실제로 몇몇 커뮤니티에서는 ‘퇴사를 각오하고 연차를 붙여 보겠다’는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정부가 내달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연휴 또한 자연스레 길어졌다. 공식적인 추석 명절과 개천절을 잇는 총 6일의 긴 연휴에 개인 연차 3일을 사용할 경우 최장 12일을 쉴 수 있다. 정말 흔치 않은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근래 들어 황금연휴라 불린 것은 2017년 추석이었다. 당시도 10월 1일 일요일과 3일 개천절 사이의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데 이어 6일 금요일을 대체휴일로 해 9일 월요일인 한글날까지 10일간의 연휴가 만들어진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기저기서 여행을 떠나려는 움직임이 들썩들썩하다. 매일경제 여행플러스와 스카이스캐너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23 한국인 추석 연휴 트렌드’를 살펴봤다. 스카이스캐너의 독자적인 검색 및 예약 데이터를 분석해 항공권 검색 추이와 여행지 선호도 등을 분석했다.
지난 7월 스카이스캐너가 발표한 트래블 인사이트 2023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 1000명 중 61%가 ‘이미 다녀왔더라도 예산이 남는다면 한 번 더 여행을 떠나겠다’고 답했다. 그 만큼 한국인은 여행에 ‘진심’이라는 방증이다.
이번 추석 연휴 트렌드 분석 결과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들은 올 추석 여행을 떠나기 위해 평균 95일 전 항공편을 검색했다. 또 일본 및 동남아로의 근거리 여행에 대한 압도적인 선호를 보였다. 아울러 여행지에 관계없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욕구도 두드러졌다.
언제 준비했나 | 평균 95일 전 항공권 검색
올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해 이달 22일부터 10월 9일까지의 기간 동안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한국인 여행객들은 평균 95일 전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지난 31일 개최한 정부의 19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이후 한국인 여행객들의 국내외 여행지 검색량이 부쩍 증가했다. 특히 발표 당일인 8월 31일에는 이전 7일간의 평균 검색량의 두 배에 달하는 검색량을 기록했다.
이와 같이 여행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항공사들이 인기 노선 증편을 논의하는 등 여행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디로 떠나나 |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여행지는?
최장 12일의 황금 연휴를 맞아 한국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여행지는 어디일까.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이번 연휴 중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은 여행지는 단연 ‘일본’이었다. 최근 엔저 현상과 근거리 여행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면서 일본은 인기 검색 여행지 상위 10곳 중 4곳을 차지했다.
그 외 태국 방콕,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 필리핀 세부 등 동남아시아 여행지 역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이 도시들과 더불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해온 대만 타이베이 역시 이번 연휴에 한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 중 하나였다.
인상적인 것은 지난 해 추석 연휴와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순위다.
지난 해 추석 연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입국 규제가 완화된 이후 첫 명절이었다. 이에 여전히 인기 검색 순위에서 제주, 부산과 같이 국내 여행지를 찾으려는 수요가 높았다. 반면, 팬데믹 동안 잠들었던 여행 욕구를 해소하고자 높은 달러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발리,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영국 런던 등 장거리 여행지 역시 높은 인기를 보였다.
지난 해와 올해 모두 한결같이 상위에 꼽힌 곳이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은 바로 ‘어디든지’였다. 지난 해 2위, 올해 1위를 차지했다. ‘어디든지(Everywhere)’는 여행 날짜에 따라 가격별로 순위를 매겨 여행자에게 가장 적합한 여행지를 추천하는 스카이스캐너의 특별한 검색 기능이다.
이용자가 여행을 희망하는 기간을 설정하면, 해당 기간 내 최저가 순으로 여행지를 추천한다. 이는 주어진 예산과 일정 내에서 새로운 여행지에 도전해보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예상밖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스카이스캐너 관계자는 “검색 순위에서 ‘어디든지’가 지속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여행에 있어 즉흥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에 열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행을 계획할 때 예산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한국인 여행객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카이스캐너 트래블 인사이트 2023 리포트에서도 10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92명의 한국인 여행객이 여행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가격이 더 저렴한 기간을 검색하고 그에 따라 일정을 조정한다고 답한 바 있다.
어떻게 떠날까 | 합리적인 여행 계획 짜려면
높은 여행 욕구와 합리적인 가격을 모두 추구하는 한국인 여행객들을 위한 여행 꿀팁은 뭐가 있을까.
1. 도착지를 특정 공항이 아닌 지역(모든 공항)으로 알아보는 것이 낫다. 더욱 다양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옵션을 확인하기 위해 도착지를 지역(모든 공항)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뉴욕 여행 선택시 JFK공항만이 아닌 뉴욕의 모든 공항으로 설정하면 JFK 공항과 더불어 뉴왁 공항, 라과디아 공항으로 향하는 모든 비행편을 확인할 수 있다. 뉴왁 공항은 유나이티드 항공의 거점 공항이고, 최근 에어프레미아가 신규 취항하는 등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
2. ‘한 달 전체’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정 날짜에 구애 받지 않는 여행자라면 ‘한 달 전체’로 기간과 가격을 정해 더 저렴한 날짜의 항공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평균치보다 저렴한 가격의 날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3. 다양한 검색 필터를 활용해 항공편 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번 연휴처럼 공휴일이 길어 비교적 일정에 구애를 받지 않는 경우 인기도가 낮은 시간대에 비행하면 더 저렴하게 항공편을 구입할 수 있다.
제시카 민(Jessica Min) 스카이스캐너 여행 트렌드 및 데스티네이션 전문가는 “한국 여행 시장은 독특하며 항상 빠르게 변화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맞이한 첫번째 장기 연휴로 해외여행에 대한 한국인 여행객들의 수요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어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노노멀 (No-normal) 여행족’의 다양하고 새로운 여행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스카이스캐너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여행 과정을 간소화하고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당부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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