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 이전까지 쉼이 그저 몸과 마음의 물리적 휴식을 뜻했다면, 오늘날에는 몸과 마음의 소리에 조금 더 집중하는 쉼이 각광받고 있다. 북스테이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서 시작한 휴식법이다.
북스테이는 책을 뜻하는 북(Book)과 머문다는 의미 스테이(Stay)의 합성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이 인기를 끌며 북스테이 역시 입소문을 탔다. 조용한 공간에서 오롯이 책과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전국 북스테이 4곳을 소개한다.
책방시점
책방시점은 강화 소담마을에 있는 아담한 북스테이 스폿이다. 독채 건물 내 1층에 벽면으로 1700여 종의 책이 있고 그 앞으로 커다란 책상이 있어 방문객이 자유로이 책을 고르고 읽기 좋다. 책을 고르기 어렵다면 책방지기가 직접 큐레이팅한 책을 읽어보자. 책방에서 선택한 책을 방으로 가져와 읽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책방시점 주위에는 도보로 가기 좋은 볼거리도 여럿 있다. 독서 중 잠시 바깥 공기를 쐬고 싶다면 가볍게 산책하며 여행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책방시점은 서점도 함께 운영 중이다. 주말과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해당 시간에는 북스테이로 머물지 않는 사람도 방문할 수 있다.
모티프원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책 속에 둘러싸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바로 모티프원이다. 예술마을에 위치한 명소답게 많은 문화예술인이 방문해 인기를 얻었다. 예술가의 영감을 느끼며 독서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라이브러리0이 모티프원의 공용 서재다. 총 1만 4000여 권의 책이 있는 이곳에선 누구나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독서할 수 있다. 낮에는 통창으로 쏟아져 내리는 햇볕을 맞으며 차를 마시고 해가 지면 다른 투숙객과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모티프원만의 묘미다. 모티프원에는 총 5개의 객실이 있다. 투숙 인원 및 일정에 따라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스페이지 숲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멍하니 있고 싶은 사람, 썸원스페이지 숲으로 향하자. 썸원스페이지 숲은 강원도 춘천에 자리한 북스테이 숙소다. 이곳의 주인장은 방문객에게 와이파이가 원활하지 않으니, 이참에 휴대전화와 멀어져 보는 걸 제안한다. 그만큼 세상과 단절돼 완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썸원스페이지 숲이다. 혼자만의 시간에 독서까지 더해지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는 것이 방문객의 평가다.
공용공간인 ‘숲속의 서재’엔 주인장이 읽은 책과 이곳을 방문한 사람이 공유한 수많은 책이 있다. 이곳에서 책을 골라 읽거나 객실에서 혼자만의 독서를 즐기면 된다. ‘에반스의 서재’에선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의 노래를 골라 들을 수 있다.
밤에는 앞마당에서 별을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속세에서 벗어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책을 보며 잠시 쉬어간다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진정한 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객실 예약은 썸원스페이지 숲 블로그에서 일정을 확인 후 문의하면 된다.
보안스테이
보안스테이는 본래 60여 년간 나그네의 쉼터이던 통의동 보안여관이었다. 2017년 보안스테이로 새롭게 문을 연 이곳은 현재 복합예술문화공간으로 이름 알리고 있다. 보안스테이 건물의 1층은 카페, 2층은 보안책방이라는 이름의 서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책을 읽다 지루해질 때쯤엔 지하에 있는 보안 아트스페이스에 가보자. 예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숙박 공간은 3층과 4층이다. 공용 거실을 가운데 두고 몇 개의 방이 있는 형태로, 거실에서 원하는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다. 객실 내에서는 큰 창으로 경복궁, 서촌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이곳만의 매력이다. 객실 예약은 에어비앤비에서 가능하다.
이가영 여행+기자
사진=출처 개별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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