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끝나고 여행업계에는 뚜렷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럭셔리 여행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는데, 그 어느 때 보다 위생과 안전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도 코로나 이전보다 비싸지만 비즈니스·퍼스트 같은 비싼 좌석이 이코노미석보다 먼저 동이 난다. ‘억’ 소리 나는 패키지 여행도 눈에 띈다. 소수로 구성된 그룹끼리 비행기를 타고 최고급 호텔에 머물면서 전 세계를 여행하는 전용기 투어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이 여유로운 사람만 떠날 수 있는 전용기 투어는 기본 1억원이 넘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전용기 패키지 여행 3개를 모았다.
포시즌스 전용기 월드 투어 패키지
Fourseasons Private Jet Experience
첫 번째로 소개할 것은 포시즌스의 전용기 월드 투어 패키지다. 몇 해 전 월드 투어 패키지 여정에 서울이 포함하면서 이슈를 끌기도 했다. 포시즌스는 전 세계 럭셔리 호텔을 운영하는 브랜드다. 포시즌스는 2015년부터 전용기 월드 투어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호텔 업계 최초로 전용기 투어를 시작했다. 연말에 다음 해 월드 투어 패키지 상품을 공개하는데, 인기 상품은 판매 시작 1달이 채 되기도 전에 마감된다.
투어마다 여행객은 48명으로 제한된다. 제트기 좌석 수에 맞춰 여행객을 모집한다. 여행 일정 내내 내과 전문의가 동행하고 전용기에는 셰프가 같이 타 움직이는 내내 정찬을 차려낸다. 맞춤 제작한 ‘에어버스 A321LRneo’ 제트기에는 라운지 공간도 있다. 이곳에서 공예품 워크숍 등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현재 예약 가능한 상품은 모두 9개가 있다. 오는 9월 8일부터 10월 1일까지 진행하는 ‘월드 오브 어드벤처 2023’은 세이셸부터 갈라파고스까지 4개 대륙을 횡단하면서 경이로운 자연을 탐험하는 여행이다. 르완다에서 고릴라 서식지를 방문하고 갈라파고스에서는 3일 동안 선박 투어를 진행한다. ‘미지의 발견 2023’ 여행은 2023년 11월 3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이어진다. 페루, 아르헨티나 등 남미와 남극 대륙을 가는 일정이다.
2024년 상품 6개도 현재 예약을 받고 있다. 2024년 1월 11일~26일 진행하는 ‘아시아’ 투어 상품은 이미 마감돼 대기 예약만 가능하다. 상품에 따라 일정과 가격 등이 약간씩 다르다. 인기 상품인 아시아 투어 같은 경우 일본 도쿄에서 시작해 인도네시아 발리, 몰디브, 베트남 호이안, 부탄,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태국 방콕 등을 방문하고 1인 기준 13만5000달러(약 1억7448만원)다. 2인 1실 기준이고 혼자 여행하는 경우라면 1만3500달러(약 1744만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
아만 제트기 탐험
Aman Jet Expedition
포시즌스는 너무 유명한 브랜드라서 싫다면, 덜 대중적인 아만이 답이다. 아만은 문화재급 명소나 국립공원 바로 옆 등 오지 외딴곳에 초호화 리조트를 짓는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등 억만장자가 사랑하는 럭셔리 리조트 아만도 전용기 투어를 시작했다. 2019년 런칭한 아만 제트기 탐험은 한 상품당 최대 18명만 예약받는다.
현재 판매하는 상품은 4개다. 일본·베트남·태국·부탄·인도·터키·그리스 등을 여행하는 ‘그랜디스트 투어’, 문화를 테마로 한 ‘마음 챙김 여행’, 동남아 탐험, 일본 미식 여행 등이다. 그랜디스트 투어는 2024년 4월 13일부터 5월 4일까지 여정을 진행한다. 일본 도쿄에서 3일 동안 머물고 베트남 빈 히 베이(Vinh Hy Bay)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역시 3일 동안 시간을 보낸다. 이후 태국 푸켓~부탄 팀부 등을 여행한 다음 인도 알와르(Alwar)로 간다. 자이푸르, 암베르 요새 등을 여행하고 요가 수업, 불 명상 등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가격은 17만8888달러(약 2억3139만원)부터다.
웰니스(Wellness)와 마음 챙김(Mindfulness)는 아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정신적 영감을 받고 싶다면 네팔·부탄·인도·스리랑카로 떠나는 ‘마음 챙김 여행’을 추천한다. 일정은 2023년 9월 29일부터 10월 13일까지다. 네팔 카트만두에서는 에베레스트 트레킹 출발지점인 베이스 캠프 주변을 트레킹하는 시간을 갖는다. 부탄에서는 국립 도서관, 고대 키추르카캉 사원 방문 등이 준비되어 있다. 인도에서는 세계 최고의 호랑이 보호구역으로 꼽히는 란탐보르 국립공원(Ranthambore National Park)에서 사파리 체험을 진행한다. 가격은 2인 1실 기준 9만8888달러(약 1억2786만원), 혼자 여행할 경우 3만5888달러(약 464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일본 미식 여행은 여행자 16명으로 제한한다. 방문지는 도쿄·교토·미에현 이세시마 등 3곳이다. 아만 도쿄에서는 4박을 머문다. 전문 가이드와 함께 도요스 수산 시장의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을 방문하고 다도 수업, 메밀국수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에 참여한다. 검술 수업과 일본 야구 경기 관람도 일정에 포함되어 있다.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머물면서 헬리콥터를 타고 오사카를 다녀오는 일정도 있다. 길거리 음식 퉁, 라면 박물관 방문, 산토리 야마자키 양조장에서 위스키 시음 등을 진행한다. 가격은 2인 1실 기준, 4만9888달러(약 6453만원), 혼자 여행한다면 여기에 추가요금 1만4888달러(약 1925만원)을 추가해야 한다.
디즈니 전용기 모험
Private Jet Adventures by Disney
가장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후발주자 디즈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지난해 6월 전용기 투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즈니 전용기 패키지에는 테마파크 가이드 및 현지 전문가가 일정 내내 따라붙는다. 23박 24일 일정으로 미국 애너하임,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홍콩, 프랑스 파리, 미국 올랜도 디즈니 공원 등을 방문해 VIP 투어에 참여한다. 이밖에도 인도 타지마할, 기자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 총 31개 명소를 일정에 넣었다. 디즈니 전용기 패키지는 한 번 여행을 떠날 때 최대 75명으로 승객을 제한한다.
올해 여행(7월 9일~8월 1일)은 이미 예약이 끝났고 내년 상품만 예약이 가능하다. 2024년 6월 16일과 7월 28일 중에 고를 수 있다. 가격은 2인 1실 기준 11만4995달러(약 1억4822만원)고, 혼자 여행할 경우 1만1495달러(약 1480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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