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착한 소비’ 캠페인이 유행했다. 비윤리적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운동이다. 인도 아이들을 착취하여 신발을 만들거나, 아프리카 원두 생산자에게 불평등한 이윤율을 책정하는 기업들의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한 방법이다.
비슷하게 현재 ‘깨끗한 여행’ 캠페인이 시작됐다. 기후 위기를 대비하는 전 지구적 캠페인이다. 환경을 파괴해 만든 여행지를 피하고, 더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호텔을 이용한다. 그런데 다국적기업 구글이 이 캠페인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현지시간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구글의 친환경 호텔 인증 제도를 보도했다.
구글이 지난 22일부터 친환경 호텔 인증 제도를 실시했다. 구글이 제시한 29개의 깐깐한 환경 기준을 만족시켜야 ‘친환경 호텔’로 인정받는다. 각 업체는 외부 감시기관에 요청하여 인증기준 통과 여부를 의뢰해야 한다.
친환경 호텔로 인정받은 업체는 구글 맵스(Google Maps)에서 상표명 옆에 초록색 잎사귀 모양 마크와 ‘환경 보호 인증(Eco-Certified)’ 문구를 표시할 수 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호텔을 클릭하면 해당 업체가 어떤 환경보호 정책을 시행 중인지 나타난다. 예를 들어 ‘무(無) 탄소 전기에너지 사용 중’이라거나 ‘물 낭비 여부를 외부업체가 감시함’ 등 해당 업체의 노력을 볼 수 있다.
SCMP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친환경 업소를 주장하는 호텔 중에는 엉터리가 많았다. 예를 들어 고작 청소 서비스를 하루 안 해주는 사소한 정책도 친환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처드 홀든(Richard Holden) 구글 콘텐츠 관리 부사장은 “이제 획기적으로 변해야 할 때”라고 SCMP에 전했다. 인터뷰에서 홀든 부사장은 “지속 가능한 발전에 획기적인 헌신을 보여주는 호텔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라며 “친환경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지구촌 사회는 기후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몰디브가 가라앉고, 시베리아 동토층이 녹고 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다. 숙박 예약 업체 부킹닷컴(Booking.com)이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9,000명 중 약 83%가 ‘환경에 피해 주지 않는 여행’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변하는 시대 요구에 맞추어 구글의 친환경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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