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시간을 두려워하고, 시간은 피라미드를 두려워한다.
– 아랍 속담 –
만고의 세월을 버티고 장엄하게 서있는 피라미드. 그중 가장 오래된 조세르(Djoser) 피라미드가 15년간의 복구 작업을 마치고 대중에게 공개된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다시 개장하는 조세르 피라미드를 보도했다.
조세르 피라미드는 인류 건축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기원전 2667년 지어진 세계 최고(最古) 피라미드다. 이집트 최초 피라미드이자 다른 피라미드들의 원형(prototype)이 되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높이는 60m로 아파트 20층 높이이며, 길이는 동서로 121m, 남북으로 109m에 이른다. 이 거대한 사각뿔은 약 4700년 동안 큰 손상 없이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파라오 조세르(Djoser)가 웅대한 피라미드를 통해 신과 같은 절대적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건설했다”라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조세르는 이집트 제3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다. 귀족들이 감히 그의 권위에 대항하지 못했을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쥐었다. 거대한 피라미드는 그가 ‘죽은 후에도 신이 되어 백성들의 절대적인 복종을 바라는 욕망을 표현한 무덤’이라고 한다.
복잡하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 이 무덤은 조세르 통치 시기 재상이자 천재 건축가로 알려진 ‘이모텝(Imhotep)’가 설계했다. 천문학, 수학, 의술에 능통한 관료로서 훗날 ‘건축과 공학의 신’으로 추앙받았다. 이집트 역사에서 실존 인물을 신으로 추앙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조세르 피라미드가 있는 사카라 유적 단지에 가면 피라미드 내부에 들어갈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30m 지하로 내려가게 된다. 지하 미로를 따라 그곳에서 발굴된 여러 보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고대인들이 쓰던 보석들과 종교적 주술이 적힌 문서들이 전시돼있다.
이 피라미드는 1992년 강력한 지진으로 외벽 일부가 손상됐다. 2006년부터 복구공사를 시작했지만, 2011년 이집트 혁명으로 잠시 중단됐다. 2013년 다시 공사를 시작했고, 2021년 15년 만에 마무리했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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