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 호텔에서 청소 서비스가 사라진다. 지금까지는 낮에 밖에서 놀다 오면 침구류가 정리돼있고 객실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그러나 이제 호텔 방 청소는 손님이 스스로 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2일(현시시간) 바뀐 호텔 청소 규정을 보도했다.
미국 메인 주에 위치한 대형 호텔 ‘캡틴 컬렉션(Captains Collection)‘은 최근 운영 규정을 바꿨다. 기본 서비스로 제공하던 객실 청소를 ’선택사항‘으로 옮겼다. 앞으로 체크인할 때 손님이 방 청소를 따로 요구하지 않으면 호텔은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캡틴 컬렉션 호텔 크리스틴 매니저는 “손님 10명 중 아홉 분은 이해하셔요. 다들 큰 불만은 없어요”라고 워싱턴 포스트에 전했다.
고급 호텔 체인도 이 ‘청소 서비스 없애기’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다. 힐튼 호텔과 메리어트 호텔도 여름부터 일부 럭셔리 지점을 제외하고 청소를 기본 제공 사항에서 제외했다. 앞으로 방 청소를 원한다면 데스크에 따로 전화해야 한다. 베스트웨스턴 호텔은 이미 봄부터 청소를 기본 서비스에서 제외했다. 다만 “저희는 아예 제외한 것은 아니고 장기 투숙 시 3일에 한번 청소해 준다”라고 데이비드 공(David Kong) 최고경영자는 설명했다.
호텔 관계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미국 숙박업 협회(AHLA)는 워싱턴 포스트에게 다음과 같이 전했다. “감염 관련해서 투숙객들의 걱정이 큽니다. 걱정 없이 머무르실 수 있도록 투숙객들이 따로 요청하지 않는 한 청소부가 객실에 들어가지 않도록 규칙을 바꿨습니다.” 손님과 접촉을 최소화하면 감염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방역은 구실일 뿐이고, 직원 감축이 진짜 이유”라며 비판한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영난에 시달린 호텔업계는 결국 정리해고 수순으로 들어갔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170만 개의 호텔/레저 분야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적은 인원으로 호텔을 운영해야 하다 보니 기본 제공 서비스를 차근차근 줄여나가는 것이다.
새로운 조치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캔자스 주에 사는 후퍼(Hooper) 부부는 “저희는 아무렇지 않던데요? 방역을 신경 써준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고, 오히려 매일 청소해 주는 것이 부담스러웠어요”라고 말했다. 반대로 셰릴 클라인(Kline) 씨는 “휴가 나와서도 청소해야 한다면, 그 휴가가 특별하다는 기분이 들겠어요?”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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