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비행기 탑승했을 때 벽이나 천장에서 물이 뚝뚝 흘러내리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첨단 기술이 들어간 비행기에서 이런 현상은 왜 생기는 걸까. 또 이럴 때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나을까.
영국 일간 더선(The Sun)은 8일 ‘내부결로(內部結露, concealed condensation)’ 현상을 소개했다. 내부결로는 비행기 내부에 이슬이 맺히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 현상은 기체 내·외부 온도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비행기가 고도 11~13km까지 올라가면 외부 온도는 영하 54°C까지 내려간다. 이때 따뜻한 실내 공기가 차가워진 벽을 만날 때 결로현상(이슬 맺힘)이 생긴다. 심할 경우 천장 또는 벽에 물이 흐르는 현상이 목격된다.
결로현상이 발생하더라도 안전 상 큰 문제는 없다. 환기가 어려운 밀폐 공간에서 흔히 발생하는 자연현상일 뿐 기체 결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객실 내 악취 원인이 될 수 있다. 벽에 맺힌 이슬들이 물줄기를 이뤄 승객 담요로 흘러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담요에 물이 고일 경우 물이 썩어 곰팡이를 생성시킨다. 담요를 매일 세탁하지 않는 항공사라면 객실 내 퀴퀴한 냄새를 유발한다. 꼭 담요가 아니더라도 바닥 카펫이나 커튼 등 흡수력이 좋은 재질도 예외는 아니다.
이슬 맺힘 현상으로 인한 곰팡이와 악취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도 나날이 개발되고 있다. 더선은 스웨덴 항공기 부품업체 ‘CTT 시스템’을 인터뷰했다. 이 기업은 최근에 ‘결로 방지 시스템(Anti-Condensation System)’을 개발해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내부 공기와 실내 벽에 건조한 공기층을 만들어 습한 공기가 벽에 닿는 것을 막는 것이 핵심 원리다. 다만 구형 항공기에는 아직 이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
더선은 실내에 물이 흐르는 것을 봤다고 무조건 결로현상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고 전한다. 결로현상과 기체 결함을 일반인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 막 결혼한 커플이 신혼여행 비행기에서 출발 직전 비상문 틈 사이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한 사건이 있었다. 또한 같은 해 결로현상으로 고인 물을 방치하다가 한 승객 위로 갈색으로 변한 액체가 쏟아진 사건도 있었다. 유비무환, 항공기에 이상이 보인다면 바로 승무원에게 말하기를 추천한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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