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체스뿐만 아니라 치즈도 세계 챔피언을 뽑는다. 지난 3일 올해의 세계 치즈 챔피언으로 스페인산 염소 치즈가 선정됐다. 4079개 출품작 중 1위를 차지했다.
스페인 오비에도(Oviedo)에서 제33회 세계 치즈 어워드(World cheese award)가 열렸다. 전 세계 40여 개 나라에서 4079개의 치즈가 출품됐다. 그중 올해의 챔피언 트로피는 스페인산 염소 치즈 ‘치즈와 키스(Quesos&Besos)’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 제이슨 힌드스(Jason Hinds)는 “크림 같은 질감에 둥글고 따뜻한 맛이 난다”고 평가했다. 평가단 16명에게 103표를 얻어 1등을 차지했다.
‘치즈와 키스’는 치즈 내부의 독특한 검은 줄무늬로 이목을 끌었다. 푸른곰팡이와 올리브 조각이 만나 생긴 줄무늬다. 치즈 제조업체 사장인 실비아 펠레즈(Silvia Pelaez)는 “올리브 생산지로 유명한 스페인 남부 하엔(Jaen)에 있는 작고 초라한 공장에서 만든 염소 치즈”라며 “치즈와 올리브가 만나면 더 좋은 향이 난다”고 소개했다. 공장 직원은 6명뿐이라 덧붙였다.
세계 치즈 어워드는 30년간 지속된 세계에서 가장 큰 치즈 대회다. 생크림, 버터 등 다른 유제품이 아닌 치즈만 평가하는 ‘치즈 전용’ 대회라는 게 특징이다. 영국의 식품 단체 파인 푸드 길드(Guild of Fine Food)가 주관하며 여러 유제품 브랜드가 후원한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개최되지 못했다.
대회 기간 동안 식품과학자, 치즈 제조업자, 요리사 등 250여 명의 심사위원들이 4000개의 치즈를 맛본다. 심사 항목은 치즈의 모양, 무게, 향, 식감으로 다양하다. 88개의 치즈가 준결승에 오르고 최종 결승에 통과하는 치즈는 16개다. 결승에는 16명의 심사위원이 1에서 10점 사이 숫자가 적힌 카드를 들고 공개적으로 평가한다. 존 패런드(John Farrand) 파인 푸드 길드 대표이사는 “훌륭한 치즈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 일본, 남아공에서 온 치즈도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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