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부터 현재까지’ 여성들의 해변룩 변천사 살펴보니…

    - Advertisement -

    더운 날씨에 옷소매가 짧아지는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바싹 긴장한다. 해변, 워터파크, 계곡, 휴양지… 긴 상·하의로 꽁꽁 감춰온 토실토실한 살들을 여름 여행지는 더 이상 숨어있지 못하게 한다. SNS를 가득 채운 #바캉스룩, #해변룩, #래쉬가드, #여름휴가패션 등의 해시태그가 애써 외면해온 다이어트를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자각하게 만든다.

    여름휴가 때 예쁘게 가꾼 몸과 함께 예쁜 바캉스룩 입고 사진 몇백 장 찍기. 작년에도 실패했는데, 올해도 글렀다. 이렇게 또 내년으로 자연스럽게 목표를 미루고 나서 문득 궁금해졌다. 언제부터 여름에 노출하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해졌을지 말이다. 과거 여성들의 노출이 금기되다시피 했던 시절에도 물놀이를 즐기긴 했을 텐데, 여성들은 그때마다 어떤 옷을 입었을까.

    사진= (좌), (중)= 플리커 (우)= 유정 인스타그램

    미 매체 인사이더는 1800년대부터 현재까지 여성들의 수영복 변화 모습을 소개했다. 서양 기준이라 한국과 사뭇 다를 수 있지만, 노출이 자연스럽지 않던 시절 여성들의 해변룩에 대한 어느 정도 궁금증은 해결해준다. 오늘날 여름 휴가 시즌 볼 수 있는 바캉스룩이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의 모습까지 왔는지 함께 살펴보자.


    1800년대~1900년대: 긴 가운으로 몸 꽁꽁 감추기

    긴 가운을 입고 물놀이를 즐기는 여성들. 해변 곳곳에 이동식 탈의 시설이 있다. / 사진= 플리커

    1800년대 여성들의 수영복은 ‘베이딩 가운’(bathing gowns)이라고 불렸다. 긴 기장으로 피부를 거의 드러내지 않았고, 소재는 주로 울로 만들어졌다. 여성들은 물에 들어갔을 때 천이 떠오르지 않도록 종종 옷깃에 무게감 있는 물체를 꿰매기도 했다.

    또 이 시기 여성들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이동식 탈의 시설(bathing machine)을 사용했다. 바퀴가 달려 그 안에서 옷을 갈아입고 바로 물가로 이동할 수 있었다.

    해변에 마련된 바퀴 달린 탈의 시설. /사진= 플리커

    19세기 말~20세기 초 일부 여성들이 맨발로 해변을 거니는 걸 꺼리기 시작하면서 수영 신발(bathing shoes)이 유행했다. 이들은 베이딩 가운과 함께 슬리퍼나 샌들 형태의 수영 신발을 신어 깨진 유리나 조개껍데기로부터 발을 보호했다. 샌들은 주로 꼰 짚이나 펠트로 만든 레이스 달린 디자인이었다. 리본, 수술 등을 활용해 신발을 꾸며 신은 여성들도 있었다.

    이와 함께 수영 모자(bathing cap)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모양낸 머리가 물에 젖어 흐트러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일부 여성들은 값비싼 손수건이나 스카프로 모자 위를 장식해 우아함을 더했다.

    수영 샌들과 모자가 유행하던 당시 모습. /사진= 트위터

    20세기 초 인기를 끈 해변룩은 흑백 줄무늬의 커다란 칼라가 달린 선원 스타일 수영복이었다. 이와 함께 검은색 실크 스타킹, 검은색 가죽 샌들까지 신었다.

    또 이때까지는 단정한 복장이 중시됐기 때문에 베이딩 가운의 긴 기장을 유지하면서 더욱 맵시 있게 개선한 베이딩 코트가 탄생했다. 실크로 만든 고급 버전의 디자인도 있었다. 베이딩 가운을 입던 때와는 달리 여성들은 물 안에 들어갈 때 베이딩 코트를 벗고, 물 밖으로 나와 이동할 때에만 걸쳤다.

    큰 칼라가 돋보이는 선원 스타일 수영복. /사진= (좌) 플리커 (우) 트위터


    1910년~1920년: 여성들의 파격 변신 시작… 제재에 맞서다

    1910년경, 여성들의 수영복은 점차 짧아지고 타이트해졌다. 이때부터 여성들은 수영복으로 미니 스커트를 입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당시 몇몇 여성들은 노출이 심하다는 이유로 공개적으로 국가의 처벌을 받기도 했다.

    호주 수영선수 아네트 캘러맨. /사진= 플리커

    1907년 호주 수영선수 아네트 캘러맨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해변에서 무릎까지 오는 수영복을 입고 팔, 다리, 목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외설적인 노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짧은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최초의 여성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53년 보스턴 언론사 선데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건을 회상하며 “체포되던 당시 아버지가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담당 판사가 꽤 친절해 물 밖에서 긴 기장의 옷을 걸친다면 수영복을 자유롭게 입도록 허락해 줬다”고 말했다.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성들의 수영복은 눈에 띄게 파격적으로 바뀌었다. 깊게 파인 보트넥 혹은 브이넥 디자인의 수영복이 유행했고, 암홀의 크기도 점차 커졌다. 수영복의 색상도 더 밝고 다양해졌으며, 벨트나 모자 등의 액세서리도 인기를 끌었다.

    여성들의 수영복이 나날이 노출 정도가 심해지면서 해변마다 수영복 길이에 대한 규정이 생겼을 정도로 규제가 심해졌다. 미국 뉴욕, 시카고 등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줄자로 여성들의 무릎에서부터 수영복까지의 길이를 재 수영복이 너무 짧다고 판단되는 여성들을 체포해 구속했다. 여성들의 스커트 길이를 자로 재서 처벌하던 우리나라 군사독재 시절을 연상케 한다.

    경찰이 짧은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을 체포하는 모습. /사진= 플리커

    1921년 애틀랜타주 해변에서 수영복에 스타킹을 신을 것을 거부해 체포된 소설가 루이스 로진은 “이 도시는 내게 스타킹을 신어야 한다고 요구할 권리가 없다. 내가 먼저 감옥에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들의 수영복 규제에 대한 반발 시위는 1930년~40년까지 이어졌다.


    1930년~1950년: 더 짧고 더 타이트하게… 비키니의 첫 등장

    1930년대 여성들의 수영복은 남성들의 원피스 수영복과 아주 비슷해졌다. 허벅지 바로 밑까지 오는 길이에 전보다 등을 더 많이 노출한 점이 두드러졌다. 수영복의 소재도 기존에 주로 활용되던 울보다 가볍고 활동이 편한 고무 베이스를 택했다.

    더욱 짧고 타이트해진 1930년대 원피스 수영복. /사진= 플리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1940년대 원피스 수영복은 가느다란 끈과 짧은 기장의 타이트한 드레스 형태로 바뀌었다. 스트랩을 뒤로 묶는 홀터톱 스타일도 유행했다.

    1946년 프랑스 디자이너 루이스 레아드는 ‘세계 최초의 비키니’로 알려진 투피스 수영복을 만들었다. 배 부분이 조금 노출되는 디자인의 홀트톱 상의와 짧은 반바지로 구성했다. 이 투피스 디자인은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 전시 배급제 시행으로 옷을 만들 때 옷감을 최소량 사용하면서 크게 유행했다.

    1946년 비키니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사진= 플리커

    원피스와 투피스 디자인이 계속 유행하면서 1950년대에는 수영복의 새로운 소재가 계속 나왔다. 신축성을 향상시키고 빨리 마르기 좋게 나일론과 라이크라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1990년대: 더 화려하고 더 대담하게!

    1960~1970년대에는 비키니가 더 타이트해지고 원피스 수영복의 노출 정도도 더욱 증가했다. 컬러풀하고 화려한 패턴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끈 비키니, 아주 얇은 천인 ‘시어’로 만든 수영복 등이 유행했다.

    화려한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 /사진= 플리커

    1980~1990년대에는 형광색 등의 튀는 색상과 얼룩말, 호피무늬 등 독특한 무늬의 비키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성들의 노출 정도는 더욱 대담해졌다. 90년대 중반에는 TV쇼 ‘베이워치(Baywatch)’의 인기로 허벅지 부위를 깊게 파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한 ‘하이 레그 컷’ 디자인의 원피스 수영복도 유행했다.

    90년대 미국 인기 TV쇼 ‘베이워치’. /사진= 플리커


    2000년대~현재: 나날이 변신하는 새로운 디자인+ 모두 공존!

    2000년대 초 등장한 ‘탱키니’. /사진= 플리커

    2000년대 초반에는 탱크톱과 비키니를 합친 ‘탱키니’가 등장했다. 비키니보다 상의가 길어지면서 기존보다 단정한 디자인의 수영복이 유행했다. 여전히 90년대에 유행하던 수영복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오늘날 여름 휴가 시즌에 SNS에 올라오는 여성들의 바캉스룩 사진을 보더라도 모두 제각각이다. 현대에는 하나의 추세보다는 원피스 수영복부터 비키니, 하이웨스트 핏, 래쉬가드, 레트로 스타일 등 개인의 취향에 따른 다양한 비치웨어가 사랑받고 있다.

    사진= (좌) 브레이브걸스 공식 인스타그램. (우) 유라 인스타그램

    자신에게 어울리는, 편하고 좋아하는 스타일의 바캉스 패션을 자유롭게 선택해 즐기는 요즘. 비록 강화된 거리두기로 마음만 해변으로 달려갈지라도 당신이 입고 싶은 썸머룩은 어떤 스타일인지.

    강예신 여행+ 기자

    -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