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바가지에 캣콜링까지… 인생 최악의 여행지

    - Advertisement -

    제작 = 정미진 여행+ 디자이너


    이미지 출처 = pixabay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요즘, 바닷가에서 시원하게 놀고 있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한여름에 해수욕장을 찾는다면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해변의 풍경이 내 기대와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대학생 시절, 친구와 인천의 한 해수욕장에 갔을 때다. 발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바닷물의 시원함도 잠시, 앉을 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해변은 업체에서 설치한 평상, 텐트 그리고 돗자리로 가득했고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업자들이 부르는 자리 이용료는 5만 원. 당시 오후 3시쯤이었는데 그들은 새벽까지 쓸 수 있다며 인심을 베푸는 척했다. 변변한 화장실과 식당도 없었는데 그때까지 머무를 리가. 그들은 우리가 비어있는 공짜(?) 모래 바닥을 발견해 앉으면 쏜살같이 달려왔다. 그리고 자기들 영업장 주변이니 비켜달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인상 험악한 아저씨와 싸우고 싶지 않아 자리를 내어줬고,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 뒤로부터 한참이 지난 2018년, 인천시에서 반가운 소식을 발표했다. 바가지요금을 단속할 방침이라는 것. 과연 바가지 업체들이 많이 사라졌을지 그 현장이 궁금해진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유럽 여행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나라는 이탈리아, 하지만 최악의 여행지는 로마다. 참 나쁜 일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로마에서는 별별 일이 다 생겼다. 멀쩡히 길을 걸어가다가 손에 꼭 쥐고 있던 스마트폰을 청소년 집시들이 앗아간 게 첫째, 로마 경찰서에서 마치 보험 사기를 노리는 아시안 취급을 당한 게 둘째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flickr

    셋째는 더 최악이었다. 그렇게 폴리스 노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왔거늘 낡고 좁은 엘리베이터에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100년은 지난 것 같은 호스텔 건물이었던지라 쇠창살 같은 엘리베이터 문 너머로 보이는 칙칙한 벽이 어찌나 공포스럽던지. 불까지 꺼져버리고 비상전화조차 없어 공포심이 극에 달했고 결국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이런 일은 종종 있다는 스태프의 어이없는 태도에 혀를 내두르고 결국 귀국 편 비행기를 당겼다. 베네치아와 피렌체, 아씨씨 모두 꿈같은 여행이었는데 마지막을 끝맺다니, 이탈리아에서의 운을 그렇게 다 써버렸나 보다. 차라리 무난하게 흘러갔던 여행이라면 이토록 뇌리에 남지 않았을지도 모를 테지..!


    이미지 출처 = unsplash

    2년 전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다. 다낭은 한국인에게 인기 많은 여행지 중 하나로, 먹거리가 풍부하고 물가가 저렴하다고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냥 그랬다’. 음식은 이미 한국에서 다 맛보았던 것들이었고, 유명하다는 사원이나 성당도 내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날씨가 더운 건 차치하고서라도 식당 음식들은 위생 상태가 좋지 못했고, 택시 기사들은 한국말을 사용하는 나와 일행에게 바가지 씌우기에 바빴다. 게다가 길거리에서는 팔뚝만한 큰 쥐가 자유롭게(?) 뛰어놀기까지(심지어 번화가였다!). 그래도 여행을 왔으니 최대한 이국적인 풍경을 즐겨보려고 노력하는 나를 끝까지 방해한 건 길거리의 현지 남자분들이었다. 계속해서 어설픈 한국말로 ‘사랑해요.’ ‘안냐쎄요.’ 하며 말을 걸고, 사진을 찍으면 다가와 옆에서 브이를 날리며 방해를 이어나갔다. 심지어 어떤 아저씨는 갑자기 어깨동무를 하며 맘대로 사진을 찍기까지 하는 것 아닌가? 놀라 팔을 뿌리쳤지만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긴 채 그는 손 키스를 날리며 사라졌다. 흔히 말하는 캣콜링 수준을 넘어서 동물원 원숭이가 된 듯 약간 모욕적이기까지 했던 그 경험. 베트남을 내게 최악의 여행지로 만들어주기 충분한 경험이었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pixabay

    17년 전, 그러니까 2003년 8월에 일본 도쿄를 찾았다. 사회 초년생이던 나와 아직 학생이던 두 여동생과 함께 여름휴가를 즐길 참에서였다. 셋 다 일본은 처음이라 여느 관광객처럼 수도를 먼저 들리자는 심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직장인 하나에, 학생 둘이 기획한 여행이니 풍요로울 리 없다. 하네다 공항에 내려 도심까지는 당연히 지하철이었다. 당시만 해도 영어를 곧 잘하던(?) 우리는 영어 표지판을 찾아 나섰지만 좀처럼 원하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처럼 자유여행이 활발한 때가 아니었을 시기라 더 그랬을 것이다. 결국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했던 동생이 손짓, 발짓을 동원한 끝에 신오쿠보까지 당도했다.

    현재의 에어비앤비처럼 현지인의 집을 빌리는 것을 택한 우리. 방에 들어서자마자 두 번 놀랐다. 상상 이상으로 작은 방과 욕실에 한 번, 무엇보다 덥고 습한 것에 또 한 번이었다. 바깥의 더위를 식힐 수 있겠구나란 희망이 실내의 후텁지근한 상황을 접하고 산산조각이 났다. 아주 자그마한 에어컨이 있었지만 소리만 요란할 뿐 그 기능은 수명을 다한 듯 보였다. 샤워라도 시원하게 하고 싶었지만 그것도 내 마음 같지 않았다. 미지근을 넘어 뜨뜻한 수돗물이 졸졸졸 수준으로 뿜어져 나왔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도쿄의 한 여름은 덥고 습한 걸로 유명했다. 삼남매는 20년 가까이 지난 그 때의 일본여행 얘기를 할 때면 아직도 고개를 가로젓는다. 물론 이제는 마냥 힘들었던 추억이 아닌 서로 웃고 떠드는 추억으로 바뀌긴 했다. 삶에 가장 더웠던 순간 그리고 힘들었던 여행을 꼽으라면 도쿄가 먼저 떠오르는 이유다.

    그 이후로 도쿄를 서 너번 더 다녀왔다. 운이 좋게도 계절을 다 다르게 경험했다. 세상에 최악은 없다라고 했던가. 나중에 겪은 도쿄는 2003년 첫 방문 때보다 좋았다. 즐거웠다. 재미있었다. 코로나 19가 종식되고,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는 날, 삼남매의 도쿄여행은 다시 이뤄질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 unsplash

    파리는 낭만적이고 화려하다. 겉보기에 그리고 큰 길가만 그러하다. 건물들이 역사가 길어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부는 관리가 되어있지 않은 곳들도 많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관광 명소와 가까워서 예약했던 파리의 호텔… 그게 최악의 실수가 될 줄이야. 사진과 달리 테라스 바닥은 먼지 투성이였고 자는 동안 자잘한 벌레가 나와 꽤 신경쓰였다. 침대 커버는 유쾌하지 않은 냄새와 함께 모래알같은 게 느껴졌다. 방을 바꿔달라고 했지만 이미 모든 방이 풀방이란다. 너무 단호했던 그들의 태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생각보다 밤에 할 수 있는게 없다. 밤이면 골목길 사이를 조심조심 다녀야한다. 강도에 위험한 사람들까지. 사람이 많아도 범죄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밤낮으로 여행지 중 제일 신경을 곤두서고 다녀야 했던 곳이 파리였다.


    여러분이 꼽는

    최악의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경험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