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쿨.섹 여름피서] 300잔의 스타벅스에서 베트남으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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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언스플래쉬

    번 여름엔 꼭 피서를 떠나겠다고 마음먹었다. 모히또에서 에메랄드빛 몰디브를 한 잔 들이켜거나 선선한 러시아에서 도수 높은 보드카를 싸-하게 머금고 싶었다. 그러나 ‘그 녀석’ (다들 알겠지만 코로나19)의 횡포로 이번 여름, 꼼짝없이 집에 묶여있게 생겼다.

    사진 = 언스플래쉬

    여행을 못 떠난다고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시국에도 여행을 생각해야 하는 본분으로서 피서를 떠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물론, 코로나를 조심하면서. 올해는 음료수 한 잔으로 여행을 떠난다. 베트남이 생각나게 하는 코코넛 음료수에서부터 오스트리아의 아인슈페너, 가지각색 상큼한 과일 에이드까지. 안전하게 입안에서만 즐기는 Fun * Cool * Sexy한 피서가 여기 있다.


    FUN

    나는 관대하다.

    고로 한 잔과 서머 레디 백만을.. 네?

    신메뉴 ‘코코넛 콜드브루’

    여름 한정 MD ‘서머 레디 백’ / 사진 = 스타벅스

    그놈의 가방이 뭐라고, 음료수를 300잔이나 사 놓고는 먹지도 않는단 말인가. 엑스트라 추가 300원도 잠시 고민하는 나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게 다 여름 한정 MD 덕이다.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MD, 텅 빈 통장 사정으로 쉬이 가질 순 없지만 여름 한정 음료 정도는 먹을 수 있다. 여름을 저격한 음료수로 스타벅스에서 등장한 ‘코코넛 콜드브루’.

    사진 = 스타벅스, 언스플래쉬

    코코넛은 여름 하면 떠오르는 과일이다. 한국에서 나는 토종 과일은 아니지만 누구나 여름, 야자수, 코코넛으로 이어지는 연상을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테다. 스타벅스의 신메뉴도 사람들의 그런 ‘친숙함’을 바탕으로 해 음료수를 냈다. 사진만 봐도 여름이다. 펼쳐진 백사장, 푸른 하늘에 하얀 코코넛 크림이 올려진 커피의 조화는 꽤 그럴싸하다.

    나에게도 코코넛은 좀 특별하다. 여름 그 이상으로, ‘열대’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땀이 등과 얼굴을 푹 적시다 못해 버석이 말라버리는 높은 온도, 날 죽일 듯이 내려다보는 태양과 그 아래서도 더 푸르게 빛나는 야자수.


    COOL

    코코넛이 없는 베트남은 상상도 못 하겠어

    부드러운 밀크 밍글맹글 워터

    베트남에 다녀왔던 기억이 코코넛=여름이라는 자연스러운 연산법칙을 만들어냈다. 카페 앞에 무심히 널려있던 코코넛 열매나, 베트남에 간 사람이라면 ‘꼭’ 먹는다는 콩카페의 코코넛 슬러쉬 커피가 톡톡히 역할을 했다.

    베트남의 여행 계획을 짤 때, 유명한 지역 명소나 호텔보다도 훨씬 많이 본 장소가 콩카페였다. 하노이에 간다면 꼭 들러야 한다는 ‘성 요셉 성당’의 후기를 찾아보면 그 앞 콩카페는 꼭 짝꿍처럼 붙어있었다. 호텔을 가도, 호수를 가도. 하다못해 분짜나 쌀국수, 분보남보 맛집을 찾아봐도 콩카페가 반드시 함께 등장했다. 한국에 그 많은 지하철 역세권이 있다면 (도보로 3분!) 베트남은 오로지 ‘콩세권’ 만이 존재했다.

    콩카페에선 다들 이것만 시킨다. ‘코코넛 스무디’. 소복이 쌓인 하얀 코코넛 슬러시에 커피가 흩뿌려져있다. 꼭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 샷을 부어 먹는 아포가토가 생각난다. 한입 먹었더니 으! 머리가 찌릿한 이 느낌. 학교 앞에서 300원짜리 튜브 아이스크림을 먹었을 때 느껴지는 싸한 두통이다. 너무 더운 곳에 달궈져 있던 머리는 온도차를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 난다.

    카페 앞에 자연스럽게 널려있던 코코넛 열매들.

    그런가 하면 어느 날은 숙소 앞 카페에 어떤 부가 설명도 없이 적힌 ‘COCONUT’을 시켜보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눈빛을 이해하곤 앉아있길 5분, 코코넛은 생각보다도 더 날 것의 모습으로 나왔다. 한 면을 툭 하고 깎아 숟가락을 끼워놓았고 뚜껑을 살짝 열어 빨대를 꽂아놓았다. 숟가락은 어디 쓰는 물건인고? 했더니 안의 과육을 파먹는 용도란다.

    한 모금 쭉 빨아들여보니 살짝 짭짤한 코코넛 워터가 딸려온다. 소금을 뿌렸나? 생각 들 정도로 찝질한데 동시에 애매하게 끝을 치고 올라오는 단맛. 무한도전의 정준하는 그토록 시원하게 마신 이유가 뭐야? 이렇게 애매한 맛인데. 그런데 시켜놓고 외면하기가 아쉬워 몇 모금을 꿀떡이며 마셨더니 이럴 수가. 이 이상한 맛의 음료는 열대에서의 타는 듯한 갈증을 아주 효과적으로 해소한다.

    콩카페의 코코넛 스무디는 덥디 더운 베트남의 여름을 진득한 단맛으로 끌어내려준다. 또 코코넛 열매의 과즙은 심심한 맛으로 입을 애매히 적신다. 중간이 없다. 같은 코코넛인데도 한 쪽은 너무 달고 한 쪽은 너무 심심하다.


    SEXY

    코코넛+한국 = 베트남?

    (베트남+한국 = 박항서일 수도..)

    직접 내돈내산으로 먹어봤습니다

    내 머릿속에 깊이 남아있는 베트남의 기억과 같으려나, 생각하며 코코넛 콜드브루를 시켰다. 언뜻 봐서는 크림이 잔뜩 올라간 일반 콜드브루나 라떼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다.

    음료를 받을 때 카페 점원분이 하셨던 말씀이 머릿속을 스친다. “잘 섞어 드세요.” 역시 만든 사람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안다. 가차 없이 커피를 휘휘 저으니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단맛과 함께 커피, 코코넛이 잘 어우러진다. 다디단 맛 한 쪽에 콩카페의 코코넛 스무디 맛이, 밍글맹글한 부드러운 크림에는 생 코코넛 워터의 맛이 스쳐 지나간다.

    베트남에서 들렀던 무수한 카페들을 떠올린다. 바삭한 반미를 팔던 사바나SAVANA 카페, 인심 좋게 웃으며 고구마를 건네주던 집 앞 카페, 축구 경기가 열리던 날 북적이던 열기의 루카스 카페.

    올해엔 유난히 더우리라는 예측이 보인다. 그러나 이 더운 여름에도 베트남이나, 이외의 나라로 떠나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거니와, 정부가 발표한 ‘전 세계 특별여행주의보’가 6월 19일까지 연장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베트남으로, 더운 열대로 떠나고 싶은 뜨거운 욕망을 코코넛으로 잠재워야겠다.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아린 단맛이 짜증을 눌러주고 밍밍한 과즙이 갈증을 식히도록 도와주겠지.

    +열대로 떠나는 더 다양한 방법+

    사진 = 동원 F&B, 콩카페 SNS

    꼭 스타벅스의 코코넛 콜드브루를 먹지 않아도 열대를 즐길 방법은 다양하다. 이제 베트남을 가지 않아도 콩카페를 즐길 수 있다. 한국에도 콩카페 매장이 생겼기 때문. 매장이 너무 멀다면 편의점에서도 콩카페의 연유라떼와 코코넛 라떼를 간편히 구매할 수 있다.

    진득하게 단 맛보다 목이 개운한 ‘코코넛 워터’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시중에도 코코넛 워터 제품이 다양히 나와있다. 비타코코, 말리 코코넛 워터, 커클랜드 코코넛 워터 등. 주의 할 점 하나. 코코넛 워터는 ‘전해질이 풍부’ 하다며 건강 식품 또는 이온음료 즈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코코넛 워터가 건강에 관한 특별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상업적 주장은 과학적인 기반이 없다.

    다만 코코넛 워터의 97%가 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갈증해소에는 아주 효과적.


    열대가 저절로 느껴지는

    여러분 마음 속 과일과 음료수는

    무엇인가요?

    김지현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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