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나가면 떠나고 싶은 여행지 : 국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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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내가 자고 나란 곳을 `가고 싶은 국내 여행지`로 꼽게 될 줄이야. 벚꽃이 필 때 즈음에는 꼭 대구에 갈 수 있었으면. 대구에 간다면 오랜 시간 집 밖을 나오지 못하셨던 부모님을 모시고 김광석 길을 걸을 거다. 한 쪽에는 엄마, 다른 쪽에는 아빠 팔짱을 끼고서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 같은 추억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말이다. 김광석 길은 방천시장에서 태어난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짧은 벽화 길로 로컬 아티스트들의 주 활동지이기도 하다. 아기자기한 공방과 갤러리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운 좋으면 실력이 좋은 무명 가수의 버스킹 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 이 길을 걷다가 반월당 쪽으로 방향을 틀면 자연스레 근대골목을 마주하게 된다. 1900년대 초반 대구의 모습을 어렴풋이 추측해 볼 수 있는 도심 속 둘레길이다. 제주도의 올레길 표시를 따라 걷듯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면 태극기 휘날리는 3.1 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옛 유지들이 살았던 진골목 등 다채로운 풍경들을 마주할 수 있다. 시장 한복판 노상에서 먹는 3000원짜리 칼국수도 꼭 먹어야지. 나란히 칼국수 바 테이블에 앉아 수북하게 쌓인 오이고추를 와그작 와그작 씹으면서.


    사진 = 장주영 여행+ 기자

    청춘(靑春)은 몇 살일까. 스무살? 서른? 마흔? 아니면 ‘인생은 60부터’라고 하니 예순? 다양한 숫자로 접근해 본 청춘은 시작과 끝을 정할 수 없다. 어찌 보면 각자의 ‘바로 지금’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청춘의 시대’일테고, 우린 지금 그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강릉에서 해안도로 따라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주문진이다. 주문진의 향호해변에는 ‘청시행 비치’가 있다. 청시행, 이름이 주는 뉘앙스가 묘하다. 이름이 특이한 이유는 주요 단어를 한 글자씩 따 와서이다. ‘청’춘의 ‘시’작은 여‘행’이다. 그래서 ‘청시행’이다. 이곳 바다는 동해 특유의 푸르름이 넘쳐난다. 백사장 또한 아이들이 모래놀이해도 좋을 만큼 보드랍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배경지로 알려지며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여름에는 서핑을 즐기는 이들로 북적인다. 강릉을 거쳐 이곳을 찾는다면 내비게이션 추천 안내가 아닌 해안도로로 가길 바란다. 차창 너머 오른 쪽으로 검푸른 동해의 파도가 일렁인다. 이 길을 따라 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낭만 점수 100점이다.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 촬영자 : 라이브스튜디오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우측 이미지 : 2014 제42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촬영자 양세영)

    봄만 되면 언젠가부터 섬진강 앓이를 한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섬진강만큼 아름다운 물줄기를 보지 못했다. 언젠가 섬진강변에 집을 짓고 사는 게 꿈이자 인생 목표다. 섬진강은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품고있다. 노란 산수유 기운이 감도는 구례 산동마을, 허연 매화 구름을 산 허리에 두른 광양 매화마을과 온통 분홍 벚꽃으로 범벅이 되는 쌍계사 드는 길까지 총청연색 섬진강의 봄은 암만 생각해도 이세상 풍경이 아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4월 곡우 즈음이 되면 하동 산자락 차밭은 햇차의 그윽함으로 가득하고 5월로 넘어가면 바라만봐도 넉넉한 평사리 들판에 보리가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춤을 춘다. 그리고 이 모든 풍경에 배경이 되어주는 건 봄 햇발에 찬란하게 부서지는 은빛 섬진강이다. 윤슬 빛나는 섬진강이 사무치게 그리운 2020년의 봄이다.



    사진 출처 = 여수시청

    여수에서 ‘여수 밤바다’ 듣기가 진부하다는 건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의 말. 여름, 바닷가에서 돗자리를 펴고 맥주 한 캔 홀짝이며 고즈넉한 장범준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더 바랄 게 없다. 아니, 사실 여수에선 더 바라도 된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맛있는 음식 천지에 어느 곳을 가도 절경이 펼쳐져 있다. 특히 돌산공원 근처에 있는 해상 케이블카는 익히 알려진 ‘선셋 맛집’이다. 바다 위에서 보는 일몰의 황홀한 컬러감에 연신 카메라 셔터가 터지지만 눈으로 담는 것만 못하니, 선셋의 컬러라도 입으로 감상해 본다. 매콤 쫀득한 서대회 한 접시에 새빨간 돌게장 백반은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흥건하다. 전라도 음식 퀄리티는 이미 유명하니 패스. 향일암, 낭만포차, 고소동 벽화골목, 여자만 등 그리움을 부르는 낭만적인 여행 코스가 언제나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여수 거리를, 빨리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사진 = 이지윤 여행+ 에디터

    아직도 눈에 선하다. 부용대에 올라 내려다본 하회마을은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웠다. 낙동강이 큰 원을 그리며 산을 휘감는 곳에 기품 넘치는 고택들이 자리한 모습이란! 느린 걸음으로 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색색이 피어난 꽃잎, 선이 고운 기와에 걸린 청명한 하늘. 한낮의 산책도 좋지만, 이른 새벽 아무도 없는 소나무 길을 걸어 봐야 한다. 절벽 아래 유유히 흐르는 물과 고운 모래 위로 안개가 서려 운치를 더한다. 도시에서 만들어진 소란한 마음이 잦아들고 머릿속이 개운해질 때쯤 저 멀리 산속에서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가 들려왔다. 코로나가 끝나면 그간의 불안과 걱정을 떨쳐줄 안동에 가고 싶다.



    사진 출처 = 매경 DB

    군대 삼 년 다녀오면 삼십 년은 군대 얘기를 한다. 십 년도 더 지난 일인데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소총을 들고 구보를 하는데 군홧발에 짓밟히는 꽃잎이 보였다. 하늘을 보니 벚꽃이 만개해 있었다. 잠시 쉴 때 건빵 주머니에 꽃잎을 넣었다. 편지를 부칠 때 편지봉투에 넣으려고 다시 꺼내 보니 누렇게 변해있었다. 그렇게 청춘이 끝났다. 해군은 모두 진해에 입대한다. 지금은 창원시 진해구이다. 입대한 때가 마침 군항제 기간과 겹쳤다. 생전 처음 가본 진해는 벚꽃이 흩날렸다.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군항제를 취소했다. 58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아마 올해는 보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꽃은 다시 핀다. 감염병이 물러나면 꽃구경 실컷 하고 중앙시장에서 회 한 접시 시켜먹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는 진해제과 생크림 소보루빵도 몇 봉지 사야겠다. 해군사관학교 안에 있는 거북선도 잘있는지 궁금하다.


    여권을 꺼낼 수 없는 요즘,

    여행지 검색을 거듭하며 다음 목적지를 탐색해봅니다.

    무사히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후,

    여러분은 어디로 떠나고 싶으신가요?

    글 = 배혜린, 장주영, 홍지연, 박지우, 이지윤, 권오균

    디자인 = 정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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