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바꿔 놓은 어느 가족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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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는 금메달 아빠입니다. 가족에게 헌신해서는(?!) 아니고요. 딸 둘 금메달, 딸 아들 은메달, 아들 딸 동메달, 아들 둘은 X메달이라는 우스갯소리 덕에 그렇게 불립니다. 아이 키우는 부모의 힘듦을 단편적으로 일컫는 말이지만 일면 씁쓸하기도 합니다. 

    가족 소개를 좀 더 해볼까요? 대왕대비, 그리고 여왕님을 함께 모시고 있습니다. 요새 핵가족 문화와는 사뭇 다른 대가족인데요. 그래서일까요. 저희 집은 조용할 새가 없습니다. 마치 어느 시골의 풍경 같다고 할까요. 새들이 전깃줄에 나란히 앉아 지지배배하는 그런 풍광 말이죠.

    저희 가족, 아침의 문은 제가 엽니다. 모든 가족이 아침형 인간이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일찍 일어나는 새’의 역할은 제 몫입니다. 보통 5시 30분쯤 기상해 6시 조금 넘어 전쟁과 같은 일터로 나섭니다. 이어 은퇴 후 서예 작가의 삶을 살고 계시는 아버지는 평생교육센터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시니어 성가대와 기타 봉사활동을 하시는 어머니는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기십니다. 마지막으로 두 공주와 전투 육아를 벌이고 있는 아내가 어린이집으로 두 아이 등원을 시키고 나면 시계는 정오에 다다릅니다.

    사실 집안 일이란 것이 해도 해도 티도 안나고 시간은 훌쩍 흐르잖아요. 저희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빨래며 청소며 아내가 여러 살림을 처리하고 나면 금세 두 공주님이 하원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이때부터 집 안은 다시 복작복작해집니다. 그러다 저녁 즈음이 되면 온 가족이 거실이나 주방에 모여 앉습니다. 주로 육아 관련한 에피소드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 등이 화젯거리죠. 보통 이렇게 하루를 마감합니다.

    주말도 비슷합니다. 완충을 넘어 보조배터리까지 장착한 두 공주는 주말만 되면 철저히 아침형 인간의 전형을 보입니다. 늦잠이란 그들의 사전에 없는 듯 꼭두새벽부터 열성적인 뜀박질을 해댑니다. 이럴 때 저희 부부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좁혀집니다. 시식부터 볼거리가 풍년인 대형 마트를 가거나 교외 브런치 카페나 뛰어 놀기 좋은 들판이 있는 공원을 찾아가는 것이죠. 하지만 연중 미세먼지가 기승이다 보니 실내 키즈카페로 피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아예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뚫린 이후에는 강원도로 1박2일 다녀오기가 참 수월해졌습니다. 맑디 맑은 동해 바닷물과 새하얀 백사장, 맛있는 해산물과 향 좋은 커피까지 강원도 여행은 언제나 옳습니다.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면서 숙소도 테마형 리조트로 가고 있는데 매번 콘셉트를 달리 해 가는 재미도 꽤 쏠쏠합니다. 조식이 맛있는 켄싱턴 설악비치, 아기자기한 키즈룸이 흥미를 더 하는 한화리조트 쏘라노, 물놀이 성지 롯데리조트 속초 등 참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쉼 없이 장난감을 꺼내놓는 아이들의 모습.

    이 모든 것이 코로나 19 여파로 3주째 ‘멈춤’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육아입니다. 집 밖을 나가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보니 집에만 갇혀 있는 하루, 하루는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버티다 못해 집 밖을 나서려고 해도 유아용 마스크는 구하기도 힘듭니다. 결론은 또다시 집콕입니다.

    부모님 생활도 다르지 않습니다. 고령자의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보니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 19에 대한 위기감은 더 높습니다. 이미 평생교육센터는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고, 성당 역시 오는 21일까지 미사 중단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취재원을 만나거나 외부 취재 또는 출장이 잦은 직업을 가진 저도 대외활동 자체가 힘든 상황입니다. 예정된 취재나 출장의 대부분이 취소 또는 연기가 됐고, 거의 매일 있던 취재원과의 만남 역시 전화나 메일, 문자 등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찍 퇴근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처음에는 반기던 가족도 서서히 주변 상황에 따라 무기력해지는 모습입니다. 3주 전만해도 기쁘게 마중 나오던 아이들의 얼굴에서도 예전의 활기는 찾을 수 없습니다. 매일 저녁 한 가족이 마주 앉아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던 시간도 언제부터인가 묵음모드가 더해졌습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요새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하다 우울 증세까지 이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방역에 있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지만 정신적인 마음 관리에 있어서는 예전보다 더 가까워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흔히 하루 세 번 양치질하라고 하듯, 하루에 주변인 3명에게 안부인사를 건네자는 캠페인인 ‘1-3(일상) Hello; 어떻게 지내’가 생겨난 것이 대표적입니다. 

    일상을 일상답게 누리지 못하는 요즘. 이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힘을 보태는 심리방역이 필요해 보입니다. 거창하게 하기보다 가족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것은 어떨까요. 한 마디 더 건네거나, 같이 즐겁고 행복한 음악을 듣는다거나, 맛있는 음식을 같이 만들어보는 등의 노력이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요. 

    어느 주말 함께 스파게티를 만든 후 맛있게 먹는 모습. 아이의 프라이버시 보장을 위해 편집해 전합니다. ^^


    저도 이번 주말, 아이들과 스파게티 만들기를 해보려합니다. 주방이 난장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스트레스를 날릴 수만 있다면야 뒷감당은 문제없습니다. 우리 함께 힘내자고요. 서로의 일상에 하루 빨리 행복이 깃들길 바라봅니다. PEACE!

    여행하는 세이 헬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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