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렌체의 마력에 빠진 보석세공사 “여행 가이드로 더 멋진 삶을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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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피렌체 미켈란젤로 광장의 야경.

    코로나 시국에 랜선여행이란

    로나 팬데믹 이후 ‘랜선투어’라는 것이 부상했다. 온라인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마치 ‘여행을 떠난 것 같은’ 기분이 들도록 여행지를 실시간 영상으로 감상하며 간접 체험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소고기 없는 채식 햄버거’처럼 어딘가 모르게 찝찝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정말 여행 같을까?’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13년간 여행가이드를 하고 있는 최영인 가이드는 “더 풍요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어요!”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젊은 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과 방황의 시기를 보내다 피렌체에서 답을 찾았다는 그는, 직접 여행 가서 알게 되는 사실보다도 훨씬 깊고 풍부한 스토리가 랜선투어에 숨어 있다고 강조한다. 도대체 그가 말하는 랜선투어의 장점은 뭐고, 피렌체의 매력은 뭘까. 아니, 그보다도 랜선투어만으로도 피렌체를 ‘내가 좀 아는 도시’로 만들어주겠다는 최영인 가이드의 인생 스토리, 그게 더 궁금하다. 그것부터 좀 들어보자.


    최영인 가이드가 말하는

    인사이드 피렌체

    최영인 피렌체 가이드.

    Q. 가이드를 하기 전 피렌체에서 보석세공 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력이 독특하세요.

    피렌체를 처음 오게 된 계기가 보석세공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였습니다. 1998년 처음 와서 언어학교 1년 + 보석세공 전공 학교 3년을 다녔어요. 피렌체 관련 회사에서 1년 정도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회사 소속이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없는 한계를 접하게 되잖아요? ‘과연 이 일이 나에게 맞나’라는 생각을 깊이 했습니다.

    그러다 한국에서 다른 기회를 만들러 잠시 귀국을 했었죠. 국내에서 이탈리아 어학원을 운영하는 친언니를 도우며 또 다른 분야에서 1년 정도 일을 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사실 이 시기는 나에게 맞는 일이 뭘까 고민, 방황하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에는 현지인 남자 친구가 있어 장거리 연애를 하던 중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고 다시 피렌체로 돌아왔어요. 제가 사랑하는 도시 피렌체를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가이드 학교에 등록하고 관광 아르바이트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이드의 삶이 시작됐습니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본 피렌체 전경.

    Q. 유독 ‘피렌체’라는 도시에 끌리게 된 이유가 있다면?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첫발을 디딘 곳이 바로 피렌체였습니다. 유학생으로서 처음 접한 피렌체는 저에겐 행운의 도시였어요. 이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처음 하숙했던 현지인 할머니도 너무 좋았고, 전공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도 저에겐 처음 접한 낯선 외국인들이었지만 모두 따뜻하게 저를 감싸 안아주었습니다. 그들 덕분에 피렌체라는 도시가 저에게는 뭔가 새로운 나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Q. ‘피렌체 공인 가이드’를 취득하셨다고요? 어려운 거 아닌가요?

    먼저 공인 가이드 자격증 학교에 입학해야 합니다. 입학 자격을 얻기 위해 이탈리아어 시험에 패스해야 하며 외국인의 경우 거주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한해 입학이 가능합니다.

    모든 수업이 이탈리아어로 진행되므로 일단 이탈리아어 소통에 문제가 있으면 코스 자체를 소화할 수 없어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수업일수와 가이드 연수시간을 모두 이수하면 피렌체에서 시행하는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됩니다. 시험은 필기시험, 말하기 시험, 논문 작성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까다로운 전형 탓에 제가 피렌체 공인 가이드증을 취득했을 당시에는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한국인 자격증 취득자가 적었답니다.

    우피치 미술관.

    Q. 가이드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투어는?

    저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거의 우피치 미술관 투어를 했습니다. 시대순으로 미술사와 연관된 세계사 흐름, 피렌체의 변화 등을 미술작품과 함께 투어에서 많이 소개해드렸어요. 어린아이부터 나이 드신 어머님, 아버님들까지 눈빛이 초롱초롱해지셔서 저의 멘트 하나하나에 열중해 주셨던 모습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최영인 가이드님. (맨 오른쪽)

    Q. 랜선투어 가이드는 또 다를 것 같습니다.

    ‘피렌체가 지금 모습으로 남을 수 있는 이유’, ‘과연 피렌체 사람들은 어떤 문화와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을까’에 기반을 두고 건축물과 예술품을 설명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피렌체에서 20년 이상을 살고 있고, 이탈리아인 남편과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체감하는 나라의 특징을 설명드리기도 해요. 한국이 이탈리아에 배워야 할 부분, 이탈리아가 한국에 배워야 할 부분 이런 것들을 아무래도 제가 좀 더 잘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결국 여행도 생활, 우리 삶의 일부분이니까요. 이런 것들이 궁금하실 거 같아요

    (클릭!)

    피렌체 중앙시장 가죽 시장 코비드전.

    Q. 랜선투어의 코스 선정 기준이 있다면?

    직접 보는 게 아니라 화면을 통해 보는 거라 화면 상에 좀 더 멋진 구도가 잡힐 수 있는 곳을 위주로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이 쭉 이어질 수 있는 곳을 선정합니다.

    피렌체 중앙시장 소양곱창버거집.

    Q. 라이브 랜선 투어는 주로 언제 진행하시나요?

    주로 한국시간 9시(현지시간 14시) 또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프라이빗 투어의 경우 오후 4시(현지시간 9시)에 진행합니다.

    Q. 오프라인 투어와 랜선투어의 차이점이 있다면?

    랜선투어는 자료 설명, 음악과 함께 할 수 있어 좀 더 풍요로운 투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가이드 입장에선 피드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어 다소 불안한 마음이 있어요. 고객이 앞에 있으면 바로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어 조절이 가능한데 랜선의 경우엔 채팅창으로만 소통할 수 있어 한계가 있죠.

    두오모 박물관. 사진 – 최영인 가이드

    Q. 랜선투어 후기를 보니, “실제로 피렌체에 가있는 것처럼 느껴진다”처럼 현장감이 뛰어나다는 후기를 많이 읽었습니다. 노하우가 있다면?

    이동 시 카메라 잡는 방법과 어떻게 하면 좀 더 화면 구성이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항상 오늘보다는 내일 더 나아지기를 염두에 두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영인 가이드(맨 오른쪽)

    Q. 피렌체의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어떠한 가요? 현지 생활도 궁금합니다.

    현재 토스카나 7일 평균 확진자가 300명대입니다. 2~3달 전보다는 엄청 많이 나아졌습니다. 또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져서 점점 안정권에 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7월 중순에 첫 번째 접종(화이자), 8월 말에 두 번째 접종 예약이 확정됐습니다. 아마도 9~10월에는 70% 이상 접종 완료가 될 거 같습니다. 식당 카페들의 경우 이번 주 토요일(6월 5일)부터 내부 식사와 밤 11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집니다. 또 이탈리아 내 다른 지역으로 여행도 할 수 있게 되는 등 거의 정상적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좌) 조토의 종탑 / (우) 시뇨리아 광장의 베키오 궁

    Q. 그동안 가이드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아무래도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 항상 사람에게서 상처받는 일이 많아요. 그게 가장 힘든 거 같습니다. 하지만 또 사람에게서 활력을 받는 것 같습니다. 경력이 쌓이다 보면 이 또한 경험이 쌓여 마음을 조절하는 노하우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메디치 예배당 내부.

    Q. 코로나19 상황이 끝난 후, 피렌체에서 가장 가봐야 할 장소를 고른다면?

    지금도 많은 뮤지엄 갤러리가 오픈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코로나가 끝나면 그런 곳부터 가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카데미아 갤러리, 팔라티나 미술관, 바르젤로 박물관, 두오모 박물관 등등… 관광객들에게는 사람들 복작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피렌체 중앙시장, 산탐브로죠 시장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Q. 최영인 가이드에게 “여행”이란?

    저에게 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반응하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공간에서 나 자신을 알아가면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게 여행의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어쩌면 그 여정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해 여행 가이드라는 삶을 선택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언제가 우연히 유튜브로 64세 어머니와 그 아들이 함께 세계 여행하는 걸 보았는데,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여행이야말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최영인 가이드의 피렌체 랜선투어 LIVE는 6월 9일(수) 오후 8시 네이버 여행+ 네이버TV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예술적 매력이 가득 남긴 피렌체의 생생한 현재 모습을 보고 싶다면 놓치지 마시길.

    → 피렌체 랜선투어 LIVE 지금 보러가기(클릭)←

    글 손지영 여행+ 인턴기자

    사진 최영인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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