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직접 보고도 놓쳤던 비엔나, 랜선여행에서 발견” 20년차 가이드가 투어 계속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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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은 가이드라이브 비엔나 가이드 인터뷰

    원래는 경제학 공부하러 유학 왔다가

    방학 때 하던 가이드 매력에 빠져 전업

    코로나 시국에도 랜선 투어 지속

    자료 화면, 음악 활용해 투어 돌면

    어느새 90분 투어 시간 순간 삭제

    하이텐션과 쉬운 설명으로 펜층 형성

    같은 프로그램 세 번 찾는 이 있을 정도

    “가이드 만큼 재밌는 일은 없다”고 단언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0년째 가이드를 하는 이정은 씨는 코로나 시국에도 일을 놓지 않고 있다. 코로나 이전과 다름없이 투어 2시간 전에는 현장에 도착해 구시가지 한쪽에서 카메라 상태와 원고를 확인한다. 코로나 19 여파로 연일 500~600명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한국인 여행객이 비엔나를 방문했을 리는 만무한데 어찌 된 일인가. 지금은 랜선으로 세계가 연결된 시대다. 이정은 가이드는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랜선 투어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익숙한 장소지만 관객도 없는 상황이 어색하지 않을까. 영상통화로 만난 이정은 가이드는 “일은 전혀 힘들지 않지만, 날씨가 궂으면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랜선 라이브 투어는 코로나 때문에 잠시 유행처럼 스쳐 지나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직접 보지 못하는 대신 장점이 있다. 가이드가 영화 같은 자료 화면과 배경설명을 곁들인 음악을 더 자주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경제학 석사이자 성악으로 단련된 그는 ‘하이 텐션’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을 한다.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자니 마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느껴진다.

    오프라인에서 검증된 가이드인 이정은 씨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그의 목적은 “즐기러 온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정은의 비엔나 로망스 랜선 투어는 다음을 기약하는 인사로 끝나곤 한다. 손님과 헤어질 때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서 비엔나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자고 약속한다. 빈말이 아닐 것 같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스트리아제국 황관 사진 앞에 있는 이정은 가이드.

    라이브 랜선 투어는 주로 언제 진행하는가.

    현지에서는 오전이고, 한국에서는 오후일 때 투어를 한다. 여름에는 7시간 시차가 난다. 한국 시각으로 저녁 9시에 시작하고, 현지에서는 오후 2시에 방송을 송출한다.

    (6월 2일 수요일 오후 8시에 네이버 TV 여행플러스 채널에서 이정은 가이드의 비엔나 로망스 투어 라이브 방송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이정은 가이드의 ‘비엔나 로망스 투어’ 라이브 알림 예약하기

    이력이 특이하다. 오스트리아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를 했다.

    오스트리아 대학원에 입학하려면 한국에서 학사를 마치고, 석사에 입학한 이후에 유학생을 받아준다. 그래서 한국에서 대학을 4년 다녀서 졸업하고, 대학원 등록한 다음에 유학을 오게 됐다. 오스트리아의 대학은 한국에서 학부 때 공부한 내용을 다 인정해주지 않는다. 오스트리아에서 학부를 한 일 년 다니고, 석사는 3년 만에 졸업했다.

    경제학 석사 말고도 다른 교육도 받았던데.

    사립 음대인 프라이나에서 성악과 클래식 타악기를 1년씩 배웠다.

    성악을 공부해서 그런지 발음이 좋다는 평가가 많다.

    여행을 온 분들은 즐겁기 위해서 온 분들이다. 즐겁게 편안하게 감상하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이드를 한 지는 얼마나 됐나.

    1999년부터 오스트리아에 살고 있다. 가이드 한 지도 20년 됐다. 비엔나 국립대 유학생 선배의 추천으로 가이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방학 때만 했다.

    학비를 벌려는 목적이었나?

    학비라기보다는 여행 경비를 벌었다. 그 돈으로 여행을 갔다.

    미술사 박물관

    그러다 가이드에 빠졌나?

    원래 전공인 경제학을 좋아했던 이유는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서였다. 가이드 일을 하면서 건축사, 예술사, 역사, 근대사, 종교사를 공부했다. 주변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더라.

    오스트리아는 공인 자격증이 있어야 가이드를 할 수 있는데, 20년 전에 자격증을 취득한건가.

    20년 전에는 여행객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가이드 자격증 없이도 궁전이나 투어를 진행할 수 있었다. 나중에 여행객이 늘면서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가이드 자격증을 요구했다. 그래서 가이드 교육을 1년 반 정도 받고 공인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했다.

    공인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한 한국인은 오스트리아에 몇 명 정도인가?

    한 50명 정도 되는 거 같다.

    생각보다 많다. 최근에 인기가 많아져서 그런가.

    그런 면도 있고, 오스트리아에는 예전에 간호사로 오신 분들이 많이 계신다. 자격증이 있다고 다 활동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분 중 자격증 취득하신 분들이 많다. 음악 관련 유학을 왔다가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도 있다.

    비엔나 가이드 중에는 성악가들이 유난히 많다던데.

    가이드 중 음악 하는 분들이 많다. 비엔나로 유학하는 분들이 거의 90%다. 거의 대부분 여성안데, 음악 유학하기에도 비엔나는 최고의 도시다. 아무래도 무대에 섰던 분들이셔서 대중 앞에 서야 하는 가이드가 잘 맞았을 거 같다.

    원래 여행사 팀장이셨다고?

    모두투어에서 비엔나 담당을 했다. 팀장은 아주 잠깐 했다.

    지금은 20년 차 베테랑 가이드지만 처음에는 어땠나.

    처음에 가이드를 시작했을 때 관광객 7명과 함께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를 돌았다. 각 도시에 가면 로컬 가이드가 나오는 거였다. 마이크 잡는 것도 처음이고 가이드도 처음이었다. 운전기사도 동유럽이 처음이었다. 20년 전에는 구글맵도 네비게이션도 없었다. 종이 뭉텅이 지도를 들고 찾아갔던 시절이었다.

    기억에 남는 투어는.

    18년 전쯤에 오스트리아 관광청이 주최했던 팸투어에 기자들과 여행사 분들이 한국에서 와서 오스트리아 팸 투어를 했다. 그때 비엔나 뿐 아니라 짤츠부르크와 짤츠캄머쿠드를 코스에 포함시켰다. 그때 이후로 동유럽 투어를 하면 비엔나만 코스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짤츠부르크와 짤츠캄머쿠드도 들어간다.

    주로 어느 분야에 집중해서 가이드를 하는가.

    오프라인으로 할 때와 온라인이 다르다.

    국립 오페라하우스.

    어떻게 다른가.

    오프라인 투어에는 구시가지 관광지, 쉰부른 궁전, 그리고 벨베데레 미술관이 들어간다. 역사 관련 투어를 많이 했다. 랜선 투어로 바뀌면서 음악이 중심이다.

    가이드라이드 후기를 보니 랜선투어에서 BGM(배경음악)을 틀어주어서 좋다는 의견이 많다.

    비엔나는 음악가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고, 우리가 들으면 알만한 노래가 탄생했다. 랜선투어 코스에 음악가가 곡을 만들었거나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는 곳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로브코비츠 공작의 집에 있다. 그 앞을 지나갈 때면 베토벤이 거기서 3번 교향곡 ‘영웅’을 초연을 했고, 베토벤이 왜 3번 교향곡을 만들었었는지 설명한다.

    오프라인 투어 때는 어떻게 진행하나. 차이가 있나.

    오프라인 투어도 두 종류다. 패키지 투어 때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가 없다. 일단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져서 짧은 시간에 많은 여행코스를 넣어야 했다. 그 짧은 시간에 쇼핑도 가야 했다. 마이리얼트립에서 이정은이란 이름을 걸고 상품을 판매하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음악과 함께 비엔나를 즐길 수 있는 투어로 방향을 정했다. 투어 중에도 음악을 틀어드리기도 했다.

    코로나 전이었겠다. 얼마나 했나.

    1년 정도 했다. 1년 하면서 후기를 1000 개 넘게 받았다. 이렇게 많은 후기를 받기는 어려운 거라고 들었다. 베스트 셀러 상품이었다.

    기존 패키지와 다르게 한 가지 주제에 더욱 집중한 것이 주효했는가.

    기존 패키지 투어는 여행객도 가이드도 재미가 없다. 본인이 관심이 있고 더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좋다.

    ‘목소리가 잘 들린다’는 평가 외에도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다녀와 봤는데 또 가고 싶어서 왔다’ 같은 반응도 있더라.

    아직은 랜선 투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예전 오프라인 투어에서 만났던 분이 “너무 그리워서 랜선투어를 신청했다”고 한 적이 있다. 오프라인 투어 때도 크로아티아에 거주하는 주재원이 세 번 온 적이 있다. 처음에는 혼자 오시더니. 다음에는 부부 동반으로 오시고, 나중에는 친척을 데리고 왔다. 왜 또 오셨냐고 여쭤봤더니 “너무 좋아서 왔다”고 하셨다.

    미술사 박물관 층계.

    랜선 투어는 1시간 30분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데, 코스 선정 기준이 있나.

    동선을 고려해서 비엔나에서 꼭 봐야 할 곳 중심으로 짰다. 구시가지 거리들, 호프브루크 왕궁, 링 거리 위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 등이다. 시간을 90분에 맞춰서 이동할 수 있고 이야깃거리가 재밌는 장소를 선정했다.

    댓글에는 코로나 끝나고 직접 가보겠다는 반응도 있더라.

    랜선 여행이 끝날 때 어른들은 비엔나에서 만나서 커피 마시고 싶다고 하고, 아이들은 같이 소시지 먹고 싶다고 한다. 커피랑 먹는 건 온라인으로 해결이 안 된다.

    온라인 랜선 투어의 단점이겠다. 장점도 있나.

    랜선투어에서 자료 화면을 많이 사용한다. 보통 오프라인 투어를 하면 자료 보여드리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면 ‘비포 선 라이즈’ 촬영지 앞에서는 짧게 영화 요약본 보여드리고,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미션 임파서블’을 보여드린다. 직접 방문했던 분들도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정은 가이드의 투어 상품을 선호하는 연령대가 따로 있나.

    가이드 내용이 가능하면 교양보다는 예능 쪽에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도나 이름이라든지 잡다한 설명은 듣고 돌아서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 설명을 들어보면 받아 적을 내용이 없다. 그런데 이해가 된다. 그리고 ‘하이 텐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보시는 분들이 긴장 풀고 예능 보듯이 편하게 가이드 설명을 들으실 수 있도록 한다. 결론적으로 7살부터 80세까지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경제학 석사가 가이드 일에도 도움이 됐나.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업으로 삼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경제학적 사고와 사회를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분석을 해보면 핵심이 나온다. 그래서 설명이 쉽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비엔나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내용을 전달한다.

    가이드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즐겁게 일한다. 어려움을 전혀 못 느낀다. 물론 가이드 일을 오래 해서 편한 것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어려운 일이 많다. 가이드에게 손님으로 오는 분들은 즐기려고 놀러 오는 분들이다. 재밌게 설명하면 된다. 다만, 제일 안타까운 점은 날씨가 좋지 않을 때다. 랜선투어할 때는 바람이 너무 세면 소리가 울려 불편하다. 그때는 죄송한 마음뿐이다.

    비엔나에 20년 넘게 있었다. 매력이 뭔가.

    사실 비엔나를 잘 모르고 왔다. 와보니까 비엔나는 살았던 사람들 이야기가 되게 재밌다. 클림트, 쉴레 같은 화가나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모차르트 같은 음악가가 살았다. 그리고 유럽을 지배한 합스부르크 가문 이야기가 있다. 역사를 살짝만 건드려도 사극이고, 음악을 살짝 건드리면 뮤지컬이다. 생활사 측면에서도 비엔나에서는 모든 건물의 역사를 다 기록 해놨다. 기록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곳이어서 기록을 보면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또한, 도시가 크지 않아 살기 좋은 데다가, 유럽 제국의 수도였기 때문에, 즉 권력의 중심이었기에 없는 게 없다. 가이드에게는 최고의 도시다.

    비엔나 시청사.

    지금 비엔나는 어떤가.

    안정세다. 코로나 확진자는 일일 500~600명 정도다. 아직도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는 이 정도만 해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인구는 약 900만 명인데, 백신 접종자가 빠르게 증가해서 전체의 40%를 넘겼다.

    비엔나에서 코로나 끝나고 나서 무조건 가봐야 할 장소는 어디인가?

    정말 많은데 딱 한군데만 가야 한다면 카페를 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가장 비엔나 스럽다.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가 없다고 하던데.

    비엔나가 진짜 유명한 것은 카페하우스 문화다. 유네스코가 2011년에 비엔나커피하우스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 커피의 종류도 많지만, 비엔나 카페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특별하다. (한국에 비엔나 커피라고 알려진 커피는 커피의 한 종류인 아인슈페너다)

    아인슈페너 커피.

    마지막 질문드린다. 여행이란.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쉬는 시간이다. 일상을 살다 보면 독이 쌓이는데 여행을 하다 보면 풀린다. 그래서 여행은 무조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정은 표 비엔나 투어가 궁금하신 독자께서는 6월 2일 오후 8시에 여행+에서 제공하는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이정은 가이드의 ‘비엔나 로망스 투어’ 라이브 알림 예약하기

    ※ 사진 제공 = 이정은 가이드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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