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청이 한국에 문 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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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숙 사우디관광청 한국 지사장 인터뷰

    그간 벌어 온 오일머니 투어리즘에 대폭 투자

    “산호초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관광지 개발”

    난개발 대신 지속가능한 관광정책 노선 추구

    “70년대 사우디 가서 외화 벌어온 분들

    지나고 보니 고생도 추억이라며 그리워 하셔

    기회면다면 초청해 사우디 여행 보내드리겠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향후 관광업으로 GDP의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공격적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관광박람회와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WTM에서도 압도적인 규모의 부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CNN에도 광고를 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청이 한국에 진출했다. 첫 지사장을 맡은 이재숙 한국지사장을 만나서 한국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재숙 사우디아라비아관광청 한국지사장. / 제공 = 이재숙 지사장.

    해외관광청이나 항공사 한국지사가 철수한다거나, 규모를 줄인다는 흉흉한 소식만 접하다가, 새로 한국에 지사가 들어온다고 해서 놀랐다.

    그냥 오는 게 아니라 밀고 들어온다. 내년에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하려고 한다. 미국에서 티브이, 지하철, 옥외광고 다 시작했다. 일례로 씨엔엔(CNN)만 틀면 ‘홈 오브 아라비아’라는 광고는 나온다. 한국도 ‘위드 코로나’로 가면 집중적으로 하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광업에 두 손 걷어붙이고 나선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편견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변화하고 있고, 모든 사람에게 열리고 있다.

    2016년에 이미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투어리즘(관광업)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도 왕족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경제 다각화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나라 전체가 부유하게 되는 것이 취지다. 그래서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가 쉬워졌나.

    기존에는 비자가 대사관에서 발급하는 상용 비자가 아니면 어려웠다. 2019년부터 비자 시스템을 바꿔서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미국, 영국, 캐나다인에게 인기라는 보도를 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까지 미지의 영역이었다. 이슬람권에서는 성지순례지역이었으나, 그 외 나라에는 열리지 않는 지역이었다. 재작년에 열리고, 코로나 때문에 닫았다가 올 8월에 다시 열게 되면서 유럽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은 지역으로 꼽고 있다.

    알 아흐사.

    지리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럽에서 가까워서인가. 어떤 이유라고 보는가.

    사우디아라비아는 관광자원이 풍족하지만, 갈 수 없었다. 인기 요인은 새로운 지역에 대한 탐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른 어떤 중동국가보다도 다양성이 있다. 사계절이 있어 겨울에 눈이 오는 지역도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오아시스 ‘알 아흐사’도 아름답다.

    제다에도 관심이 많더라.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다. 가장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도시다. 바로 옆에 메카가 있다. 수천 년 전에도 홍해 인근 해상무역통로로 지리적 중심지였다.

    제다.

    관광개발 방식에 있어서 다른 중동국가와 차이는.

    보존이다. 산호초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개발한다. 2030 프로젝트의 핵심 중 하나가 자연 보호다. 후대에 남길 수 있는 개발을 해서 천 년 후에도 보존하도록 노력한다.

    좀 더 상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토가 홍해부터 걸프 연안까지 걸쳐 있다. 중동의 다른 지역은 다 개발이 진행됐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개발 중이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난개발이 아닌 자연 친화적인 개발을 하고 있다.

    ‘알울라’ 지역 호텔 개발을 예로 들 수 있다. 알울라 자체에 오아시스가 펼쳐져 있다. 사막 가운데 초록빛이 있는 셈이다. 하이킹도 할 수 있는 천혜의 관광지다. 그런 알울라의 큰 바위에 구멍을 뚫어서 리조트로 만들고 있다. 바위는 그대로 보존하며 짓는다.

    알울라.

    사우디아라비아는 어떤 분들에게 호소력이 있겠나.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데 관심이 많거나, 중동역사와 고대문명에 관심이 많은 분께 더욱 추천한다. 수십만 년 전 문화유적에 아직 손을 안 뎄다. 인접한 요르단은 벌써 많이 공개됐다. 이것을 처음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가.

    일각에서는 위험하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치안이 굉장히 강력하다. 외국인에게 해를 끼치면 아주 엄벌을 받게 된다. 여자들이 여행해도 안전한 곳이다.

    여성차별이 심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한국지사장이 여성이라서 놀랐다.

    관광청 직원 47%가 여성이다. 한국 첫 지사장이 여성이라는 점도 상징적이다. 실제로는 여성이 가진 권력이 크다. 밖에서 남편이 활동하지만, 집에서는 여성 권력이 막강하다. 과거 우리의 전통적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 분담과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남녀 간 관계가 변화하고 있다. 또한, 젊은 나라다. 50세 미만이 전체 50% 이상이다. 더욱 역동적 변화를 기대하게 하는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화적 장점은 어떤 게 있나.

    원래 유목민이었다. 사막에서 누군가 길을 잃어서 도움을 청했을 때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외부 사람이 도움을 청할 때 주저 없이 도와주며 환대해주는 전통이 있다. “Hafawa”라고 불리는 이 환대 풍습은 다른 어떤 나라와도 다르다. 지나가다가 길을 물으면 같이 밥 먹자고 한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 간다. 20년 친구가 된다. 한국문화와 비슷하다. 내 거 대신 ‘우리 것’이라고 한다. ‘우리, 우리가, 우리나라’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일하면서 느꼈나.

    한국문화와 비슷한 점도 많다. 본청 CEO를 ‘아부 사라’라고 부른다. 아부가 아빠라는 뜻으로, 풀자면 사라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다.

    음식은 어떤가.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알 아흐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대추야자가 나온다. 관련 음식을 만들고 양고기, 쌀로도 많이 만든다. 대표 음식으로는 캅사가 있다.

    사우디 음식.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어떻게 가나.

    현재 직항은 없다. 다른 중동항공사를 경유해서 가야 한다. 4년 전까지는 대한항공 직항이 있었다. 다시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몇 박 일정이 좋은가.

    사우디아라비아는 기본적으로 10박 일정이다. 유럽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코스다. 한국인을 위한 5박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하니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청 본청에서 ‘5박으로 되겠나’라는 반응이었다.

    숙소는 보통 어디로 잡나.

    현재 사우디에는 최고급 호텔이 많다. 다만, 그런 호텔만 너무 많아서 문제라면 문제다. 3성급 호텔과 계약을 맺어서 들여오고 있다.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인프라 갖춰져 있고, 더 늘리고 있다.

    리야드 아경.

    여행을 간다면 주의할 점은.

    중동의 여성이 입는 ‘아바야’는 외국인에게 의무가 아니다. 대신에 모스크를 갈 때 규정은 있다. 굳이 노출이 심한 옷은 입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따가운 시선을 받겠지만, 그보다 더 문제는 타죽을 수도 있다. 현지 문화를 무시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나라로 예를 들자면, 프랑스 파리에 가면 늦게까지 밥 먹는 문화를 체험해야 온전히 파리를 느끼는 것이다.

    정말 술은 정말 못 마시나.

    정말로 안 된다. 현지 풍습에 대한 적응과 존중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여행객 수준이 높다.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관광객에게 집중한다. 술과 돼지고기가 안 되는 나라다. 그 나라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코로나 상황은.

    확진자 숫자도 적다. 백신 접종은 상당히 진행돼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앱으로도 관리하고 있다.

    관광부문에서 얻는 성과는 얼마나 되나

    GDP 대비 15% 정도를 끌어오려고 하고 있다. 현재 10%가량이다.

    한국인 중 또 누가 사우디여행에 관심이 있으리라 보는가.

    예전 1970~1980년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했던 분들이 가고 싶어 하신다. 왜냐면, 젊은 시절 그렇게 힘들게 고생했는데 지금은 여유 있게 살고, 그래서 너무 보고 싶은 것이다. 너무 더워서 미역국이 아니라 미역 냉채만 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고생해서 사우디에서 귀국할 때 볼펜 한 자루라도 사 왔다. 그때 우리나라 최초 여행사 세방여행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사무실이 있었다. 건설노동자 분들의 항공권 발권 업무를 대행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지나고 나니까 추억이 된 것이다.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분들이 ‘이제 사우디로 관광을 간다고?’ 하면서 정말 즐거워하신다.

    양국의 발전에 도움이 된 분들에게 사우디여행은 각별하겠다.

    기회가 된다면, VIP(브이아이피) 투어로 한 10분 모시고 관광 보내드리고 싶다. 그분들 돈이 우리나라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과 1962년에 단독 수교했다.

    반대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는 극단적인 이슬람주의나 주장에서 벗어나고 있다. 또한,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BTS의 영향도 크고, 한류의 힘이 세다. 저보다 더 먼저 오징어 게임을 보더라.

    마지막 질문이다. 여행이란?

    저에게 여행이란 내일을 살기 위해 오늘 먹는 영양제와 같다. 지금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몸에 남아서 든든하게 나를 지켜준다.

    여행을 가는 순간은 새로운 문화나 언어 등등 불편함이 먼저 느껴지지만 막상 마치고 돌아오면 그 불편했던 순간들마저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 소중한 여행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그만큼 인생도 더 든든해지는 것 같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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