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을 각오로 쓴다.올 여름 휴가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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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잘 모르겠다. 무엇이 맞는 일인지 수차례 되묻지만 정답을 내놓기가 힘들다. 오늘도, 아니 어제, 그제도 네 살 딸아이는 자기 전 아빠 팔베개를 박차고 일어나 앉아선 귓속말로 속삭인다. “아빠, 어~어~ 어제(가끔씩 딸아이는 예전 일을 어제라고 말한다.) 워쳐파꾸(워터파크) 갔었잖아. 우리 또 언제가?” 내가 해줄 수 있는 답은 “나중에 바이러스 없어지면 그 때 가자.” 아빠의 답이 시원찮은 것은, 듣고자 했던 답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더 강하게 힘주어 속삭인다. “아빠! 물놀이라니깐. 물놀이 가자니깐.” 결국 엄마 품에서 잠들려고 했던 첫째도 동생의 속삭임(이라고 쓰고 외침이라고 읽어야 한다)에 동조한다. “아빠! 유치원 서아도, 단하도 수영장 다녀왔대. 우리도 가면 안돼요?”

    정부는 7월 1일부터 방역수칙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다. 현행 5단계이던 것을 4단계로 간소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적모임 인원수와 다중이용시설 이용 제한을 대폭 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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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도입할 4단계는 1단계 억제, 2단계 지역유행, 3단계 권역유행, 4단계 대유행으로 나뉜다. 각 단계를 구분하는 지표는 인구 10만명 당 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환자 수로, 각 단계별로 각각 10만 명당 1명 미만, 1명 이상, 2명 이상, 4명 이상이다. 이를 적용하면 수도권의 경우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250명 미만이면 1단계, 250명 이상이면 2단계, 500명 이상이면 3단계, 1000명 이상이면 4단계가 된다.

    사적모임은 1단계에서는 인원제한이 사라진다. 2단계에서는 8명까지 모일 수 있지만 직계가족은 인원수 제한이 없다. 3~4단계는 기존처럼 5명 미만만 가능하고, 4단계 발효 시에는 오후 6시 이후에 2명까지만 모임을 할 수 있다.

    다중이용시설 또한 1단계에서는 제한이 없으며, 2단계에서는 유흥시설‧노래연습장‧식당‧카페 등 대부분이 밤 12시까지 문을 열 수 있다. 3단계에서는 노래연습장‧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지금처럼 밤 10시로 제한하고, 4단계에서는 다중이용시설 20종(1~3그룹) 전체가 밤 10시에 문을 닫아야 한다. 무엇보다 클럽‧나이트‧헌팅포차‧감성주점 등의 영업은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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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규제가 풀린다는 소식에 한편으로는 반색, 다른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2년째 코로나19에 묶여 있는 소상공인을 비롯해 다양한 경제활동 종사자가 숨을 틜 수 있겠다는 분위기가 우선 눈에 들어온다. 특히 관광업계의 경우 ‘여행이 멈췄다’를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의 움직임이 보인다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또 국민적으로도 장기간 지속된 방역 강화에 따른 피로감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에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기존보다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델타변이(인도형 변이)의 확산 등에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강하다. 최근 백신 접종자가 늘고 있지만 2차 접종 완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예정이고, 7월부터 방역지침을 완화하면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9일까지 확인된 델타변이 국내 사례 190건 중 35건이 최근 일주일 사이에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해외입국 확진자의 델타변이 검출률이 37%로 국내 검출률 1.9%보다 훨씬 높아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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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성인 80%가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영국도 최근 발생한 확진자의 90%가 델타변이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전했다. 인도에서는 델타변이가 또 변이한 것으로 보이는 델타 플러스까지 등장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는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고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구가 1900만 명인 칠레는 63%나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마쳤고, 2회까지 맞은 비율은 50%를 넘겼지만 지금도 하루 5000명 내외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은 인구 9만7000명 중 2회차 접종을 모두 마친 비중은 67.1%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마스크를 벗었다며 백신 접종 모범국으로 꼽힌 이스라엘의 58%보다도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세이셸은 신규 감염자 수가 많이 발생하는 상위 10개국에도 이름이 그대로 올라 있다. 세이셸은 이달 1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확진자가 총 2486명으로 일주일 전 대비 2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현재 치료 중인 확진자의 37%는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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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코로나19의 굴레는 좀처럼 벗어나기 힘든 게 현실이다. 1차도 방역 안전, 2차, 3차도 철저하게 개인 방역을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거리두기 완화나 모임 확대, 자유로운 여행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국내의 경우 이미 일부 지역의 호텔이나 리조트는 코로나19 이전 성수기 때 수요와 가격으로 돌아간 분위기이다. 무엇보다 여름휴가철이 시작하는 7월을 앞두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더구나 8월 15일 광복절부터 대체공휴일이 확대되면서 올해 휴일이 4일이나 증가했다.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서 이때를 맞춰 미리 여행 계획을 짜려는 이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저녁 모임이나 단체 회식 등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다. 

    해외여행의 물꼬도 트일 조짐이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모범이라고 여겨질 몇몇 나라와 함께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추진 중이다. 백신 접종이 한참 앞서 있는 유럽을 비롯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사이판 괌 뉴질랜드 호주 등의 나라까지 여행 교류를 타진하고 있다.  실제 국가 간 트래블 버블이 성사되면 7월 중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특정 국가로 단체 관광을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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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코로나19는 결코 끝나지 않았다. 진행형의 한 가운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놀러 갈 사람은 다 간다는 말로 심드렁하게 치부하기에 지금 상황은 심각하다. 때문에 섣부른 발걸음은 금물이다. ‘다 된 죽에 코 빠뜨린다’까지도 아니다. 다 되기는커녕 뜸을 들이려면 한참 남았다. 버블, 그러니까 풍선을 힘껏 불어본 사람이라면 익힐 알 것이다. 자칫 과하게 불거나, 세게 잡고 불면 여지없이 ‘빵!’하고 터져버린다. 트래블 버블도 지금처럼 불안정한 상황에서라면 언제 어떻게 문제가 발생해 터져버릴 지 모른다. 

    그래서 올 여름은 인파가 몰리는 여름 휴가에 반대한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보다 아직인 경우가 더 많다. 또 사람이 많을수록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은 높다. 백신 접종자라 해도 마스크를 벗는 행위는 막아야 한다. 설사 본인이 안 걸릴 수 있다 하더라도 남에게 두려움과 피해를 줄 수 있다. 개인위생 역시 조금이라도 허투루하면 안된다. 손 씻기나 손세정제 구비해 사용하는 것, 실내 환기와 식당 등이 아닌 시설에서 음식섭취 지양하는 등 방역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일정 인원 이상이 모인 곳이나 물놀이 등 전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 또한 규제를 강화해 만일의 불상사를 최소화 해야 한다. 굳이 여행을 ‘허(許)’할 것이라면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몰린 인파.

    힘들다. 힘들 것이다. 이제 겨우 숨 좀 쉬어볼까 하는데 이런 딴죽은 반가울리 없다. 먹고 죽을 것도 없다고 울부짖는 서민 자영업자들의 외침도 분명 새겨 들어야 한다. 다른 것은 뒤로 미루더라도 장기화한 코로나19에 따른 국민의 고통을 어루만져줘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자 고충이란 점도 이해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 100%는 없다고 해도 코로나19 방역과 개인위생만큼은 100%에 가까워야 한다. 이를 이끌고 뒷받침하는 행정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상처는 쓰라릴 때 가장 아픈 듯 하지만 딱쟁이가 앉지 않고 곪거나 부작용이 생기면 더 아프다. 코로나19는 어쩌면 우리에게 곪을 지도 모른다는 신호를 보낸 것일지 모른다. 때문에 자칫 누군가의 일탈로 대유행의 길이 열린다면 그 혼란은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 시발점이 여름휴가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주장한다. 올 여름 휴가를 반대한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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