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때문에 난리난 스페인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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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 때문에 전 세계가 난리다. 지난 102일 자로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모든 국가, 8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101일 인도를 제외한 82개국에서 1위에 오르면서 83개국 동시 1위를 노렸지만 하루 차이로 무산됐다. 인도에서 1위에 오른 2일 덴마크와 터키에서 2위로 내려왔다.
     
     

    세상을 점령한 것 같은 오징어 게임


    플릭스 패트롤 캡쳐

    온갖 패러디 영상이 SNS에 퍼지고 아마존에는 관련 굿즈가 점령했다. 이번 핼러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징어 게임이 평정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도 그럴 것 같은 게 지금 아마존에서 squid 까지만 검색해도 굿즈들과 코스튬 의상이 수두룩하다. 전 세계 사람들이 딱지를 치고 뽑기를 한다. 드라마가 흥행한 것도 기쁘지만 우리 어릴 적 즐기던 것들이 전 세계에서 지금 가장 힙한 문화가 된 것도 신기하다. 우리만 신난 건 아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공식 석상에서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선보인 작품 중 가장 대작이 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오징어게임 관련 게시물 [reddit 캡쳐]


    운동화 브랜드 반스도 난리가 났다. 운동화 전문 매체 솔 서플라이어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신고 나오는 하얀 실내화랑 가장 비슷하게 생긴 화이트 슬립온 스니커수요가 방송 전과 비교해 7800%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징어 게임으로 연기자 데뷔를 한 모델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이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1015일 기준 2031만명을 기록 중이다. 국내 여배우 SNS 팔로워 수 순위 중 압도적 1위다. 2위 이성경과는 600만 차이가 난다. 오징어 게임 공개 전 그의 팔로워 숫자는 40만명대였다. 월드스타들도 그를 팔로우한다. F1 레전드 루이스 해밀턴, 브라질 축구 레전드 호나우두, 헐리우드 스타 엘르 패닝, 젠데이아, 드류 베리모어, 아티스트 퍼렐 윌리암스, 래퍼 드레이크 등 어마어마한 스타들이다.
     



    정호연 인스타그램 캡쳐


     

    낯익은 그것의 정체는 라 무랄라 로하La Muralla Roja

    내가 오징어 게임을 본 건 전세계적인 열풍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추석 연휴에 정주행했는데 4회 중반쯤에서 포기할뻔했다. 아마도 극단적인 상황 설정에 몰입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초반 캐릭터 설명 부분이 조금 지루하고 이 판을 짠 범인이 예상이 되면서 흥미를 잃기도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선과 악이 뒤섞이고 니편내편이 없어지는 긴장감이 형성되면서 점점 더 몰입했던 것 같다.


    스토리에 초집중을 하면서 보다가 ?’ 했던 장면이 있다. 알록달록한 계단을 따라 참가자들이 이동하는 장면이다. 게임을 끝내고 혹은 게임을 하러 이동하는 장면에서 나오는데 알록달록한 배경과는 정반대로 연기자들의 얼굴은 무겁고 온갖 생각으로 복잡하기만 하다. 이 장면에서 머리를 스친 건 스페인의 라 무랄라 로하La Muralla Roja였다.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다가 최근에 SNS 피드를 보면서 다시 찾아보게 됐다.
     

    오징어게임 세트와 스페인 라 무랄 로하가 유사하다는 내용을 담은 SNS 피드와 온라인 뉴스 [인스타그램 트위터 레딧 캡쳐]

     
    인스타그램 @designboom 계정에 103일 라 무랄라 로하 피드가 올라왔다.예술은 예술을 모방한다 art imitates art”라는 문장과 함께. 그러고는 지금까지 297개 댓글이 달렸는데 다른 피드들에 비해 현저하게 많은 숫자다. 297개 댓글 대부분은 오징어 게임을 이야기한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오징어 게임의 계단은 네덜란드 초현실주의 판화가 M.C. 에셔Escher의 작품 속 무한계단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채경선 미술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직접 밝힌 내용이다. 실제로 designboom 피드에 댓글로 사람들이 라 무랄라 로하를 보고 에셔가 아닌 오징어 게임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슬프다고 남긴 사람도 있었다.

    사진 출처: mcescher.com

     
    영국 매체에도 관련한 기사가 떴다. 메트로는 오징어 게임 속 계단이 있는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세요라는 제목으로 라 무랄라 로하를 소개하고 있다. 라 무랄라 로하는 스페인 남부 항구 도시 알리칸테 주 깔페Alicante Calpe에 위치한 포스트모던 스타일 아파트 단지다. 스페인 건축가 리카르도 보필Ricardo Bofil이 설계한 것으로 1973년 지어졌다. 상가와 사우나, 레스토랑 같은 편의 시설이 1층에 들어와 있고 옥상에는 수영장과 일광욕장을 갖추고 있다. 십자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하학적 구조의 건물 안에는 50개 아파트가 있다. 스튜디오 타입(60), 2베드룸 타입(80) 그리고 3베드룸 타입(120). 객실과 공용 공간은 오징어 게임 속 세트장처럼 색색의 계단으로 연결된다. 건물 외벽과 밖으로 노출되는 계단에는 빨강과 분홍부터 파랑과 보라색을 사용했다.


     
    라 무랄라 로하는 일반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지만 부킹닷컴과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 예약을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 부킹닷컴에는 1124일 기준 1베드룸 타입이 181248원부터로 올라와 있고 에어비앤비에는 3베드룸 타입이 111614원으로, 최소 4박 이상만 예약이 가능하다. 두 곳 다 세금과 기타 서비스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부킹닷컴 캡쳐


    스페인에서 가장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꼽히면서 여러 영상과 광고 촬영지로 많이 등장했다는 라 무랄라 로하. 사진으로 보면 엄청나게 몽환적이다. 서로 단절된 듯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와 건물마다 색깔을 달리한 것도 분위기에 한몫을 했다. 사진 밝기와 채도를 조절하는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의 느낌을 낸다. 오징어 게임 이전에도 위시리스트 장소였는데, 오징어 게임을 본 이후로 가보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커졌다. 라 무랄라 로하로 떠나기 전 꼭 챙겨야 할 것은 초록색 트레이닝 복과 프론트맨 가면 등등 오징어 게임의 온갖 소품들이다. 옥상에 올라 친구들과 줄다리기도 하고 정원에서 구슬치기도 하면서 온갖 컨셉 사진을 찍고 싶다.


    마지막으로 라 무랄라 로하를 아름답게 담아낸 사진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페인 출신 건축가이자 포토그래퍼인 Daniel Rueda and Anna Devís가 명품 카메라 브랜드 핫셀블라드를 통해 공개한 ‘핀크 어 부Pink a boo’ 시리즈로 라 무랄라 로하에서 숨바꼭질 컨셉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공개된 작품들은 모두 일출과 일몰 시간에만 작업을 진행했는데 가장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서였다.  



    사진 출처: hasselblad.com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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