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Tech] ‘호텔리어 이루다’는 지금 옆에 있는 라디오와는 다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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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 한 통신회사가 국내 모 호텔 체인과 손잡고 인공지능(AI) 호텔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객실 조명이나 가전 등은 고객 말 한마디로 자동 제어되고 수건, 생수 같은 편의용품을 요청하면 로봇이 척척 배달해 주는 호텔이다. 미래엔 이런 단순한 수준을 넘어 더 섬세하고 고차원적 서비스를 하는 로봇도 나올 것이다. 엊그제 넷플릭스에서 보았던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Outside the wire)’에 등장한 그런 AI 로봇들처럼 말이다. 이런 AI가 비상한 능력으로 사회 곳곳에서 활약할 날이 머지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첨단 기술이 개발되면서 AI 로봇은 더 사람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 구성원 모두(혹은 다수)가 공감하는 윤리적 기준이 여전히 애매모호한 관계로(가령 ‘젠더’라는 단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AI가 어떤 대답을 해야 사회적 합의에 맞는 수준의 서비스를 한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 그 ‘사람다움’이란 말에 어폐가 있긴 하지만, 우리는 이미 AI를 사람과 같은 범주에서 바라보고 있다. 최근 일어난 ‘이루다 논란’이 그 방증이다. 이루다는 그저 코딩으로 만들어진 컴퓨터 프로그램일 뿐인데, 차별과 혐오 발언을 했다며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고 무대에서 퇴장당하고 말았다.

    인공지능(AI)챗봇 ‘이루다’ <사진=이루다 홈페이지>

    이루다는 사람들 실제 대화 내용을 데이터베이스로 깔아 놓고, 질문을 하면 그 가운데 통계적으로 가장 유사한 문맥을 찾아 대답한다. 머신러닝을 통해 서비스를 하면 할수록 사람과 더 비슷해지도록 디자인돼 있다. 그래서 이루다와 채팅하면 마치 사람을 상대한다는 느낌이 든다. 고객 응대 매뉴얼을 바탕으로 상담하는 챗봇과는 다르다. 이루다 발언이 일부 사람들 생각을 주로 반영한 까닭에 시끄러웠던 것과 달리, 상담 챗봇 대답 매뉴얼에는 논란을 일으킬 만한 데이터 자체가 아예 없다.

    미래 어느 날 ‘호텔리어 이루다’를 만난 나는 참으로 난감해 할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도 든다. 호텔리어 이루다는 최적의 여행 코스를 설계해 주고, 현지인들만 아는 맛집을 추천해 주는 정도의 AI가 아니다. 어떤 때는 친구로, 어떤 때는 연인으로 나타나 여행을 더 풍성하고 근사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아무리 절친한 여행 동반자라도 24시간 내내 나를 지켜보고 있다면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그저 컴퓨터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치부해 봐도 소용없다. 이루다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물론 그전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동의’에 클릭했겠지만) 내 위치를 파악하고 내가 하는 말을 녹음하고 내 심박수를 체크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곁에 라디오를 둔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용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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