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 탐구] 휴가 내서 출장 가는 영상감독 용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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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1박 5만 원 실화?” 페이스북에 뜬 글은 광고가 아니었다. 군대 동기가 다른 동기랑 유튜브에 여행 브이로그를 올린 것이었다. 유튜브는 10분 남짓한 길이였는데, 전우애로 버텨보려 했으나 3분을 보기가 힘들었다. 미안하지만 재미가 없었다.

    유튜브도 어려운데, 여행 유튜브는 특히 어렵다. 무엇보다 스튜디오 물 제작에 한계가 있다. 음식을 먹고, 화장하고, 기계 기능을 설명하는 영상과는 다르게 여행은 현장 촬영을 해야 하니 품이 더 들게 마련이다.

    직장인이면서 여행 영상을 만드는 이용일 님을 만나서 평소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이용일 님은 일명 용용이로 활동하는 영상감독이다. 그리고 한국전력공사 13년 차 직장인이다. 그는 휴가를 내서 해외 출장을 다닌다. 영상을 전공하지 않았으나 개성 넘치는 영상으로 팬을 확보했다. 아내와 두 딸을 인스타그램에도 자주 올린다.

    다음은 일문일답.


    직장에 다니면서 영상감독이다. 같은 직장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근무를 몰아서 할 수 있는 여건이라 다른 직장인들보다는 여행 다니기 좋은 상태이긴 하다.

    그렇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숨 돌릴 틈 없이 바로 회사로 복귀하고 퇴근 후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보통 애들이 잠든 후에야 편집을 시작하는데 밤 12시부터 새벽 3~4시까지 편집을 하고 잠깐 눈을 붙인 후 출근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가능한 것 같다.

    하루 종일 영상 제작에 몰두할 수 있는, 영상을 업으로 하는 감독들이 항상 부럽다.

    관광청 등에서 경비와 제작비를 받는 출장도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 주변에서 부러워할 거 같다.

    주변에서는 여행도 하면서 돈도 번다고 부러워하는데 경비나 제작비를 대가 없이 지원받는 건 아니다.

    지원을 받은 만큼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혼자 여행 가서 여유 있게 촬영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인플루언서들과 관광청 및 현지 담당자들이 그룹으로 움직이는데 일정은 빠듯하고 관광 포인트는 많아서 항상 시간에 쫓긴다.

    특히 그룹 구성이 다수가 사진촬영을 하고 혼자서 영상을 촬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진보다는 영상 촬영이 더 오래 걸리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컷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촬영하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해서 촬영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카메라 2개 렌즈 3개 짐벌 드론 배터리 등을 넣은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녀야 하고 여행지마다 계속 촬영을 해야 하니 체력적으로 힘들다.

    현지 언어로 협조를 요청하거나 초상권 관련 동의를 구하고 찍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내가 하고 싶은 영상 작업을 할 수 있게 나를 찾아주고 지원해 주는 관계자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그런 의미로 충분히 부러움을 살만하다.

    경비 받아서 가는 출장은 여행이라고 보긴 어려운 것 같다.

    출장은 노동이다. 힘든 일이다. 여행은 여행인데, 순수하게 여행은 아니다. 힘듦 속에서 좋았던 순간도 있다. 선셋이라든가, 별을 본다든가.

    밤하늘의 별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어디에서 보는지, 함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별 사진이나 영상 촬영하는 걸 좋아한다.

    대신 편하게 잠을 못 잔다. 오후에 노을, 새벽에 별, 아침에 일출 찍으러 다녀오면 그날은 일정 내내 피곤하다.

    몸은 힘들지만 내가 원하는 장면을 담고 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리고 가장 좋은 건 여행을 다니며 귀한 인연을 많이 만났다는 거다. 다들 여행과 사진, 영상을 좋아해서 잘 통하고 언제나 유쾌하다.

    촬영 끝나고 맛집에서 그들과 술 한 잔씩 하며 일정을 마무리하면 그날의 피로가 싹 가신다.

    원래 영상을 좋아했는지.

    2011년 같이 다니는 친구가 스노보드를 타는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그걸 따라 해 보려고 고프로를 샀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4년이었다. 처음 만들었던 게 와이프랑 신혼 때 사이판 여행 가서 만든 영상이었다. 그 뒤로 캠핑 영상도 만들었다.

    그러다 영상으로 부수입도 생겼나. 영상 제작비는 얼마나 되는가.

    천차만별이다. 인스타 팔로워 수나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관광청의 재정상태 등에 따라 제작지원비는 달라지는데 지금은 카메라가 보급화되고 감각적인 대학생이나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여행 관련 일반 인플루언서들의 제작 단가가 많이 내려간 것 같다.

    물론 나같이 영상으로 업으로 하지 않는 일반 인플루언서 감독들 이야기다.

    지금은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는 대기업들도 많아졌고 결과물이 출중하면 클라이언트는 제작비를 아끼지 않는다.

    두 딸을 키우는 회사원 입장이라 잘나가는 영상감독들을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여전히 영상을 더 심도 있게 배우고 싶고 발전하고 싶다.

    유튜브 등 영상으로 돈 많이 번다고들 하는데, 쉽지 않은가 보다.

    진짜 쉬운 게 아니다. 열정이 솟아올라서 일주일에 두세 개 만들 수 있을 거 같은데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와썹맨 초창기에 우리도 저런 걸 만들어보자고 해서 아는 동생 중 MC를 섭외해서 촬영한 적이 있다. 국내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를 주제로 잡아서 스키장에서 촬영과 편집까지 다 했다. 매주 촬영 장소 섭외와 제작비 등… 도저히 안 되겠더라. 지속해서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포기했다. 편집 시간도 오래 걸린다 간단한 편집이라도 2~3시간은 기본이고 여행 영상 같은 경우 한 달 넘게 걸린 경우도 있다.

    유튜브를 가볍게 생각하고 덤빈 건 아니었지만 다시 한번 유튜버들이 영상 한편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영상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더욱 열심히 영상 공부를 한다고 들었다. 어떻게?

    해외 유튜버의 영상 제작 강의나 영상 관련 서적들을 참고했다.

    유튜브나 비메오에서 여행 관련 영상을 찾아보며 영감을 받은 적도 있다.

    터키 영상 만들 당시에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한 컷 만드는데 30분~1시간 정도 걸리기도 하고 8시간 연속으로 날을 새면서 작업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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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영상
    재생 수1,079 3

    제공=이용일(@double_dragon_)

    터키영상

    영상을 처음 시작할 때 기초적인 것도 잘 몰라서 여기저기 검색해서 찾아보느라 간단한 작업도 오래 걸렸고 지금도 여전히 잘 모르는 게 있으면 유튜브 찾아보거나 혼자 이리저리해본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나도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영상을 입문하시는 분들이 간혹 질문을 하곤 하는데 요즘엔 기초적인 편집 방법을 알려주시는 분이 많아서 쉽게 배울 수 있다.

    영상을 독학하려는 분들께 비됴클래스라는 유튜브 채널을 추천한다.

    영상이 감각적이다. 자막도 대사도 거의 없고 음악만 흐른다. 화면이랑 굉장히 잘 어울린다.

    영상을 제작할 때 사전에 콘티를 짜기는 하지만 타이트하지 않게 전체적인 분위기와 스토리 같은 굵은 뼈대만 잡는다.

    음악과 콘티를 완벽하게 준비하면 좋겠지만 제작 지원을 받은 모든 여행이 다른 인플루언서들과 담당자들도 함께 그룹으로 움직이는 일정이고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내가 짜놓은 콘티대로 촬영을 끝낼 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마냥 나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여행 일정이나 내용이 현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기고 사전 답사 없이 바로 현지에 가기 때문에 도착했을 때 생각했던 구도가 안 나올 때도 있다.

    그래서 사전에 여행지 스팟들을 검색해보고 전체적인 스토리 위에 관광지 포인트마다 어울릴만한 촬영 구도나 연출, 전환 효과 같은 걸 얹는다.

    평소 찍어보고 싶었던 구도나 전환 효과를 미리 메모해두거나 캡처해두는데 그게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영상과 음악을 어떻게 배치하는가. 영상을 찍으러 갈 때 음악을 미리 정하고 가나?

    평소에 다양한 음악을 듣고 여행지에 어울릴만한 곡을 여러 개 저장해 두는데 여행지와 어울리는 음악 2가지 정도를 선정하고 음악 분위기에 맞게 콘티를 짠다.

    여건이 된다면 현지에서 영상 제작에 사용될 음악을 틀어놓고 촬영하기를 권한다.

    음악을 들으며 촬영하면 음악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수월해지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음향에서 클라이맥스나 포인트를 주기 좋은 몇 구간만 방향을 확실히 잡아둬도 나머지 컷들은 나열하기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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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영상
    재생 수452 2

    제공=이용일(@double_dragon_)

    프랑스 영상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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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프랑스 자전거 여행
    재생 수287 0

    제공=이용일(@double_dragon_)

    남프랑스 자전거 여행

    #남프랑스 자전거 여행

    음악 사용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은.

    저작권에 유념해야 한다.

    자주 이용하는 곳은 오디오 정글이라는 사이트이다 3~5만 원 정도면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음원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곡은 다른 사람들도 많이 사용하니 곡이 중복되는 경우도 있다.

    맘에 드는 음원이 없는 경우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제작자에게 메일을 보내고 음원 사용 허락을 받은 후 사용한다.

    적절한 음악을 선택하는 일이 중요해 보인다.

    음악 고르는 작업도 너무 힘들다. 한 달 동안 찾은 적도 있다. 시간을 쪼개서 차 안에서 이동할 때도 들었다. 음악이 좋아서가 아니라 어울릴 만한 음악을 찾기 위해서 들었다. 없으면 멘붕이 온다. 음악 찾는 게 영상의 반이다.

    직장 다니면서 여행 영상을 유튜브로 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조언을 준다면?

    조언해 줄 위치는 아니지만, 초보 입문자라면 영상 만드는 게 힘들지만 만드는 게 재밌을 것이다. 열정이 중요한 거 같다. 자기가 재미가 있어서 자는 시간 줄여가면서 배우면서 해야지 억지로 하면 힘들다.

    최근에 여행 영상 유튜버가 꽤 늘었다.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누구냐 촬영할 수 있고. 휴대전화로 찍어도 좋다. 편집하고 배울 수 있는 여건도 늘었다. 그런 걸 알려주는 유튜버도 많다. 누구나 시간 투자하면 만들 수 있다.

    만드는 과정은 힘들지만 자기만의 작품을 평생 소장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작업이다.

    주변에서도 영상이나 사진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고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있나?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뭐라고 답하나?

    나도 그리 영향력 있는 소위 잘나가는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조언을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본인의 채널을 키우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블로그나 인스타, 유튜브 등 어떤 매체라도 상관없다.

    다만 게시글 하나만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가 관심 있고 하고 싶고 잘하는 것들을 일관성 있게 꾸준히 포스팅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여행에 미치다’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여행을 가고 싶다는 욕구는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받고 정보는 블로그나 포털에서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인스타나 유튜브를 보면 설명을 많이 하는 것보다 영상미나 사진으로 승부하는 분들도 꽤 눈에 띈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람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른 것 같다.

    빠른 컷 전환과 화려한 트랜지션의 여행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시청자와 소통하면서 촬영하는 브이로그 방식의 여행 영상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다. 분야가 다른 거 같다.

    요즘에는 경계가 없어지는 것 같다. 샘 콜더라는 유명한 유튜버가 있는데 그가 만든 브이로그 영상은 영상미와 정보를 고루 갖추고 있으며 10분이 넘는 시간을 순식간에 앗아간다.

    유튜브 시장이 커지고 발전한 만큼 사람들은 영상미가 뛰어나고 스토리가 탄탄하면서 유익한 정보까지 갖춘 영상을 원하게 될 것 같다.

    영상 찍을 때 소소한 팁이 있을까. 현실적으로 ‘좋아요’ 늘리는 팁이 궁금하다

    사실 ‘좋아요’는 잘생기거나 예쁘면 잘 나온다.(웃음)

    동일한 상황에서도 남들보다 구도가 색다르거나 재치 있게 연출된 사진이나 영상은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몇 년 전 고프로를 이용해서 수영장 물속에서 서 맥주를 마시는 듯한 사진과 눈이나 모래를 파서 고프로를 넣고 촬영한 사진들을 찍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는 이런 연출들이 생소했기에 여행 커뮤니티에도 공개되었고 사진 연출 방법에 대한 문의를 정말 많이 받았다. 이런 촬영물들이 모여 나에게 ‘좋아요’와 팔로워들을 안겨준 거라 생각한다.

    인스타는 일단 시각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 물론 사진을 잘 찍어야 하고.

    나는 그러지 못하지만 센스 있게 사진에 대한 글을 잘 쓰거나 사람 자체가 더 매력적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코로나 끝나면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발리에 가보고 싶다.

    인도네시아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최근 인친들이 발리 사진을 많이 올려서 그런지 꼭 가서 서핑을 실컷 하고 싶다.

    여행이란 무엇인가.

    설렘이다. 설렘이 없으면 여행이 아니다.

    권오균 여행+ 기자

    사진&영상 제공 = 이용일(@double_drago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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