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人터뷰] 포르투에서 맛보는 한국밥상, ‘식탁’ 의 제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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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하며 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안정적인 직장, 나와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내 나라를 떨치고 나와 맨땅에 헤딩부터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귀찮은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출처 = 제나 인스타그램 @jenah_porto

    여기 그 안온함과 과감하게 이별하고 대학 졸업장과 상관없는 일을 시작한 사람이 있다. 포르투에서 ‘제나(Jenah)’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여행가이드이자 포르투 최초의 한식당 ‘식탁’의 대표 성효정(26) 씨다. 그는 2년 간 스스로 세운 여행사에서 포르투 여행 가이드로 일하며 직접 만든 코스 ‘제나의 시선’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포르투의 아름다움을 전달했다. 뻔한 투어는 만들기 싫었다는 그는 최초로 가이드와 함께 소풍을 떠나 포르투의 자연을 즐기는 ‘제나와 소풍’, 함께 야식을 먹으며 포르투의 야경 속에서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제나와 야식’ 등의 톡톡 튀는 투어 코스를 개발했다. 해당 코스는 여행 중계 어플인 ‘마이리얼트립’에서 5점 만점에 5점이라는 점수를 기록했고, 만족 후기만도 약 500개에 이른다.

    출처 = 제나 인스타그램 @jenah_porto

    그는 포르투에 대한 애정을 남김없이 드러내며, 이 일을 시작한 이유가 ‘이 좋은 도시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직접 공부하며 겪은 포르투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함께 설명하고 현지인만 아는 맛집까지 방문객의 코스에 맞춰 설명하는 투어로 여행객들 사이 점점 입소문을 탔다. 유명세 덕에 그의 투어 코스를 그대로 베끼는 경우도 생겨나 때론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가이드를 들었던 손님들은 관광지만 빠르게 훑고 오는 ‘패키지 여행식’ 투어가 아닌, 진짜 포르투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투어는 제나의 투어 뿐이었다는 평을 남겼다.

    포르투 여행 정보가 부족해, 한국 관광객이 포르투를 다 누리지 못하고 가는게 아쉬웠습니다. 처음 포르투에 왔을 때 한국 관광객에게 포르투의 매력을 더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싶었어요. 여행 책자에 나오는 데 말고, 진짜 현지인만 아는 희귀한 것들과 더 다양한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팁 투어 가이드 일을 시작했어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기에, 현지에 여행사를 세워 1인 기업으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출처 = 제나 인스타그램 @jenah_porto

    사업에 뛰어들기 전, 그는 한국에서 미술관 일을 하며 문화기획자의 꿈을 키워 나갔다. 지금은 포르투에서 그 꿈을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 단순히 여행을 돕는 사람이 아닌 ‘문화를 알리고 소개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그에게 포르투에서 일하며 가장 뿌듯할 때와 힘들 때가 언제인지 물었다. 그는 가이드 투어를 듣고 포르투가 더 좋아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포르투의 소소한 로컬 모습을 소개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포르투에서 여행사를 만들고, 직접 투어 코스를 개발했기에 ‘시작하는 사람’으로서의 부담감과 책임감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거주하는 한인이 워낙 적기 때문에, 한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지 않은 곳에서 외국인으로서 정보를 찾고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처음 가이드를 시작할 때는 언어의 장벽부터 거주할 곳을 구하는 일, 추후에는 레스토랑 건물 계약까지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었다. 사업을 하는 사람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타지에 나와 모든 것을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코로나19의 여파도 한 몫 했다. 레스토랑 역시 단순히 식당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스튜디오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에, 적합한 건물을 찾으려면 포르투 전체를 이 잡듯 뒤질 수밖에 없었다고.

    포르투갈어를 완벽히 하지 못하니 계약서부터 관공서 일처리까지 하나하나 몸으로 부딪혀 가며 배울 수밖에 없었다. 현지 친구들과 주변 지인을 총 동원해 ‘두드리면 열리리라’ 라는 마음 하나로 도움을 요청했다.

    본인을 ‘원체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 이라고 지칭한 그는, 빠른 적응을 위해 하루도 언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어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소풍 메뉴를 매일매일 바꾸는 등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노력이 계속되자, 투어에 대한 입소문이 SNS와 여행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현재는 직원도 몇 명을 거느린 어엿한 대표가 됐다. 책임감은 커졌지만 그만큼 뿌듯함도 자라났다.

    “처음으로 큰 빚도 져 보고, 한국에서도 만만치 않은 식당 개업이라는 일을 혼자서 다 해내다 보니 중압감도 컸어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고, 책임져야 할 직원들이 생기니 더욱 무서웠죠. 그래도 이런 것들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다 보니 어느새 단골 손님도 생기고, 포르투갈 한인 사회에서 접점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식당 오픈 후 음식을 남기고 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한 손님은 한달에 4번 이상 방문을 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포르투 대사관에서 한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영사협력원으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바쁠 수록 더 뿌듯한 건 어쩔 수 없는 제 본성인가 봐요.”

    출처 = 제나 블로그 / 좌 = 제나와 주 포르투갈 오송 대사, 우 = ‘식탁’의 전경

    출처 = 제나 블로그

    그는 지금 포르투 최초의 한식당인 ‘식탁’을 열어 운영 중이다. 한국식 밥을 주식으로 매일 반찬이 바뀌는 한식의 특징을 살려 그날그날의 메뉴를 다르게 정하고 있다. 그녀에게 ‘식탁’의 메뉴는 어떻게 결정하는지 물었다. “현지 친구를 집에 초대해 종종 요리를 해줬는데, 그 때 공통적으로 맛있다고 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어요. 현재까지 떡볶이, 갈비덮밥, 제육, 비빔밥, 김밥, 잡채, 비빔국수 등을 했는데 고루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한국의 매운맛은 이곳에서 그리 익숙한 것이 아니라 간장을 기본으로 한 음식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간혹 매운 맛을 좋아하는 손님도 있고요.”

    출처 = 제나 블로그

    지금은 여행사와 외식업을 하고 있지만, 그의 거시적인 목표는 포르투를 기반으로 한국과 포르투갈을 이을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사업을 해나가는 것이다. 대학에서 공부하며 문화콘텐츠의 힘을 깨달았고, 그로 하여금 한국에 대해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포르투갈에 대해 한국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간단합니다. 여기엔 한국문화를 알려 줄 공간이나 정보가 없고, 있다 하더라도 너무 부족했어요. 게다가 한류가 급부상 중이긴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란 나라를 잘 모르기도 하고요. 투어도, 식당도, 워크숍도 다 그런 이유에서 시작하고 도전하는 것입니다.”

    향후 ‘식탁’이 어떤 공간이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녀는 ‘포르투갈과 한국의 문화를 함께 경험하고 체험하면서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코로나 사태가 조금 잠잠해지면, 여름부터는 포르투갈 및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식문화, 놀이문화, 수공예 등의 클래스와 워크숍을 계획 중이라고도 했다. 반대로 한국의 여행객이 방문이 가능해 졌을 때에는 포르투갈 문화를 알려줄 수 있는 워크숍도 진행 예정에 있다고 한다.

    제나가 Pick 한 포르투의 가장 멋진 공간은?

    출처 = 언스플래쉬

    출처 = 제나 인스타그램 @jenah_porto

    “포르투는 단연 노을로 유명하죠. 모후정원, 포즈 해변가도 좋지만 크리스탈정원에서 바라보는 노을을 정말 좋아해요. 포르투는 선셋을 보며 가만히 그 시간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는 도시예요. 모두가 환호하는 선셋을 저도 가장 사랑합니다.”

    마지막으로 제나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제 다양한 시도들이 포르투에서 한국과 포르투갈을 잇는 교각이자 이음새가 돼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박지우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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