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플단상] 히잡 쓴 이모티콘을 보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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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은 다양성을 확인하는 놀이다. 낯선 곳에서 익숙하지 않은 문화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게 여행이다. 그 즐거움을 코로나19가 빼앗아 갔다. 벌써 1년이 넘었다. 편견의 딱지를 떼어낼 때 잠시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상처가 아물 무렵엔 세상을 더 크게 보는 눈과 가슴을 갖게 된다.

    뉴욕 센트럴파크 남쪽에 쿠퍼휴잇 스미스소니언 디자인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미술관이 즐비한 맨해튼 5번가다. 디자인에 관한 모든 것이 전시돼 있다고 보면 된다. 이 박물관이 최근 디지털 소장품 목록에 2종의 이모티콘을 추가했다. ‘히잡을 쓴 무슬림’과 ‘서로 다른 인종 커플’ 이모티콘이다.

    히잡을 쓴 무슬림 이모티콘(왼쪽)과 다른 인종 커플 이모티콘 / 사진=emojination

    히잡 이모티콘은 지난 2016년 휴대폰을 사용하던 한 이슬람 소녀가 자신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애플에 제안하면서 태어났다. 서로 다른 인종 커플은 한 흑인 여성 개발자가 ‘나처럼 생긴 이모티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딸의 바람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이모티콘이다.

    히잡 이모티콘 아이디어를 낸 이슬람 소녀 레이우프 알후메디는 이제 스탠퍼드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으로 성장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록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표현 수단은 매우 중요하다고 (애플에) 얘기했다. 히잡 그 자체에 대해, 또는 디지털 시대 히잡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잘 모르면서 함부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안타깝게도 쿠퍼휴잇 박물관은 코로나로 인해 현재 임시 휴관 중이다. 이번에 새로 추가한 이모티콘 전시와 관련해 토크쇼, 영상 등을 이용한 이벤트로 준비했는데, 이것도 언제 열릴지 미정이라고 한다. 하긴 박물관은 고사하고 미국을 가는 것조차 난망인 상황이다. 정원이 아름답다는 그 박물관에서 히잡과 다른 인종 커플 이모티콘을 감상하며 마이너리티와 세상 모든 편견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날들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최용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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