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플단상] 백인이 만든 아프리카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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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아프리카 / unsplash

    프리카는 여전히 미지의 대륙이다. 내게는 신비로움과 막연한 두려움이 공존하는 곳이다. 편견 없이 바라보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그 원초적 현장을 더듬는 어느 순간부터 이미 색안경을 끼고 있는 자신을 의식하게 된다. 언제 아프리카로 떠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 뭘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다.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검은 대륙의 삶과 역사, 그리고 문화와 예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순서다.

    아프리카 사진 잡지 Oath Vol. 1 / Oath 인스타그램

    그러다 발견한 이 잡지. 세상 모든 것들이 ‘디지털’이라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요즘, 고집스럽게 아날로그로 창간한 사진 잡지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Oath’라는 포토그래피 매거진이다. 2019년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창간했다. 다양한 현대 아프리카 사진 작품들이 실려 있다. 남아공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여러 나라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 작품을 과감하게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Oath를 창간한 스테파니 블롬캄프 / 스테파니블롬캄프 홈페이지

    Oath를 창간한 이는 남아공 사진작가 스테파니 블롬캄프 씨.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랐고 커서는 유럽으로 건너갔다. 밴쿠버와 런던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남아공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액센추어 마케팅 부서 경력에서 보듯 상업 사진작가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고 영국왕립예술원(로열 아카데미 오브 아츠)에서 전시회를 연 적도 있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Oath Vol. 2 / Oath 인스타그램

    영국 유명 잡지 모노클이 운영하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는 Oath 창간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Oath라는 잡지가 이 세상에 없어서 시작했어요.” 런던 소호에서 살 때 그는 잡지를 좋아했다고 한다. 서점에서 새로운 잡지를 찾아내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남아공에서 그는 그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 다양한 잡지들이 넘쳐나던 런던과 달리 케이프타운에는 잡지가 그리 많지 않았던 모양이다.

    해맑게 웃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들 / unsplash

    잡지라는 게 한 사진작가의 결심만으로 창간되는 일은 없다. 그와 함께 할 재능 있는 젊은 아프리카 사진작가들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프리카에는 뛰어난 사진작가들이 많다. 남아공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성과를 드려내는 채널은 제한적이었다. 블롬캄프 씨는 그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플랫폼으로서 Oath를 성장시키고 싶어 한다.

    아프리카 아낙네들 / unsplash

    뉴욕타임스, 보그 등 서구 유력 미디어들이 Oath 매거진을 호평하는 기사를 실었다. Oath를 알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다만, 서구 미디어가 주목한 이유 중 하나가 백인이 만든 아프리카 잡지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을 수 없다. 아프리카에서 나고 자란 흑인이었다면 저런 유력 미디어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편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용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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