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길래? 매년 여름마다 떠오르는 스위스의 충격적인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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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2015년, 당시 대학교 4학년이었던 필자는 원하는 나라로 워크캠프를 보내준다는 대외활동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워크캠프는 서로 다른 문화권의 청년들이 모여 1~3주간 함께 생활하며, 봉사활동과 문화교류를 하는 100년 역사의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다.

    내가 지원한 캠프는 스위스의 작은 도시 졸로투른에서 2주 동안 캘리그래피 작품을 만들고 전시를 개최해 수익금을 기부하는 캠프였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스위스 하면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 산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첫 유럽 여행에서 융프라우 등산의 거점지인 스위스 인터라켄을 방문해 선선한 여름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인터라켄의 7~8월 평균 최고 온도는 25도를 넘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운이 좋게 최종 합격 통지서를 받은 5월의 어떤 날, 스위스의 날씨부터 찾아본 기억이 난다. 특히 내가 방문할 졸로투른의 여름 날씨가 어떨지 궁금해서 한참을 검색했다. 뉴스, 현지 주민들의 블로그, 여러 포털 사이트를 탐색한 결과, 한여름에도 한국보다 선선하고 25도~30도의 기온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해가 지면 쌀쌀하기 때문에 긴팔 옷은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약 2주 동안 진행될 워크캠프 기간을 고려해 바람막이, 가디건, 긴 바지, 긴팔 티셔츠 등을 챙겼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캠프가 열리기 전 서유럽 국가들을 여행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한국에서는 한여름에도 민소매를 자주 입지 않았는데 도저히 반팔을 입을 수 없는 날씨였다. 강렬하다 못해 눈에 레이저빔을 쏘는 듯한 햇볕도 한몫했다. 현지에서 민소매,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스포츠 선글라스 등을 구매했다. 생수병 하나는 꼭 들고 다녔다. 더위에 지칠 때마다 ‘스위스에 가면 덜 덥겠지’하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달랬다.

    8월 초, 스위스 졸로투른 역에 도착해 캠프 매니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하다. 내가 생각한 스위스의 여름은 이게 아닌데 자꾸만 땀이 난다. 기차에서 내린 지 10분, 더위를 덜 타는 편인데 바깥에 서 있을 수가 없어 눈에 보이는 이름 모를 카페에 들어갔다. 분명히 기억하건대 체감 온도 40도였다.

    더위도 문제였지만 숙소에도, 작업실에도 에어컨이 없는 것이 충격이었다. 작은 선풍기가 있었지만 모든 이에게 바람이 가진 않았다. 매일 아침 10시부터 5시까지 작업실에서 그림과 캘리그래피 작품들을 만드는데 가만히 앉아있어도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한국, 일본, 중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각국에서 온 15명의 친구들과 함께 매일 더위와 싸웠다.

    창문은 넓어서 햇빛이 잘 들어오는데 열리는 폭은 적어 바깥바람이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덕분에 매일 점심시간마다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날은 덥지만 바람은 잘 불어서 땀이 나도 금방 식었다. 어떤 날은 강가로, 어떤 날은 산 밑에서 도시락을 풀어놓고 먹었다.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은 많이 남겼다.

    매니저에게 물어보니 보통 버스나 공공시설에서는 에어컨을 설치하지만 가정집이나 사적인 공간에는 많이 설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여름은 그렇게 덥지 않으니 딱히 에어컨이 필요하지 않았을 테다. 너무 더운 날엔 딱 10분만 에어컨 파워모드로 틀어둔 은행에 앉아있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통계 출처 = swissinfo

    내 기억이 부풀려진 것은 아닐까 하고 검색해보니 2015 스위스는 1864 관측 시작 이래로 두 번째로 더운 여름 기온을 기록했다.  온도는 33도에서 36 사이. 또한 관측 이래 처음으로 12월 평균 기온이 0°C를 넘었다고 한다.

    2015년 7월 6일 스위스 뉴스통신 스위스엥포 기사에 따르면, 
    7월의 불볕더위에 시달린 스위스의 태양광 발전은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태양이 강렬하면 태양광 발전량도 증가한다고 생각하지만, 일조량이 너무 많아지면 온도가 올라가 태양광 전지의 효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스위스 에너지 전문가 패트릭 슈밥은 “최근 기온이 평균기온보다 7-8℃ 높아짐에 따라 태양광 에너지의 생산이 8% 정도 떨어졌다”라고 밝혔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캠프 전후 기간을 포함해 2달 동안 겪은 2015년의 서유럽 폭염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줬다. 작은 것부터 습관을 바꾸려 애썼다. 넉넉한 가방을 드는 날에는 꼭 가벼운 텀블러를 챙겨 다니는 편이다. 장을 보러 나갈 때는 에코백이나 장바구니를 챙긴다. 옷이나 물건을 고를 때 자주 사용하지 않을 느낌이 들면 구매하지 않는 것도 환경 오염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제철 농산물이나 저탄소 인증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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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여름, 한국도 유난히 덥다. 필자가 겪은 스위스의 폭염과 견주어도 비슷할 만큼 더웠다. 기후 변화도 많은 분들이 체감하셨을 테다. 5월에 이미 최고기온 30도를 기록했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도 잦아졌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면 작은 행동부터 친환경적으로 바꿔보자. 매일의 작은 행동들이 모여 하나의 습관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다면 기후 변화의 시계는 늦춰질 것이다.

    정미진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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