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는데…안심하고 걸을 곳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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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흐로 봄이다. 1년 중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 봄나들이조차 사치가 돼버린 요즘이지만, 주말이면 떠나고 싶은 맘이 간절해진다. 괜한 콧바람 때문만은 아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자유롭게 숨 쉴 곳을 찾게 된다.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싱그러운 봄을 한껏 느끼고 싶다면 주목하시라. 최근 직접 다녀온 서울 근교 마스크 벗고 걷기 좋은 길 3을 소개한다.


    공식 명칭은 미사경정공원조정카누경기장이다. 경기도 하남시에 자리한 이곳에서 제24회 올림픽 당시 조정과 카누 경기가 진행됐다. 인기 예능 프로인 <무한도전> 멤버들이 조정경기에 도전한 실제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코로나 전에도 날이 좋으면 종종 찾던 곳인데, 전보다 확실히 사람이 줄었다. 보통 때라면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경기장을 크게 한 바퀴 돌았을 텐데, 최근 방문했을 때에는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사진 = 경기영상위원회
    사진 = 미사리 조정 경기장 공식 홈페이지(좌)

    대신 가벼운 옷차림으로 걷거나, 본인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도 있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져온 킥보드를 타거나 잔디밭에서 공놀이를 즐겼다. 멀찌감치 간격을 두고 돗자리를 편 사람들은 한가로이 피크닉을 즐기는가 하면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쪽에는 매점과 카페가 들어선 건물이 있는데, 컵라면, 소떡소떡, 핫도그 같은 간식을 판매한다. 특히 커피 한잔을 사서 야외 자리에 앉으면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잔잔하게 흐르는 물과 초록초록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근사한 풍경을 선사한다. 이밖에도 경기장 부근에는 축구장을 비롯해 족구장, 배구장 농구장 등의 운동시설도 갖춰져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별도 입장료는 없고, 주차비만 지급하면 된다. 


    서울 걷기 좋은 길을 찾다가 안산 자락길을 알게 됐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이곳은 총 7km로 경사가 완만한 숲길이다. 특히 휠체어나 유모차도 다닐 수 있어 아이가 있는 가족, 노인, 장애인 등 누구나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3호선 독립문역과 가까운데, 자차를 이용할 경우 서대문 형무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중간중간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어찌하다 보니 인왕산 쪽으로 빠지게 됐다. ‘이렇게 멋진 산이 있었나?’ 싶을 만큼 멋진 산새에 나도 모르게 이끌린 것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인왕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학교에 다니고, 직장 생활을 해왔는데 이렇게 모르고 살 수 있었을까 싶더라.

    인왕산을 오르다 보니 특이한 형상의 바위들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해골 바위’ 다. 해골 바위를 기점으로 산 깊숙이 들어가자 의식을 치르는 듯한 몇몇 무속인 무리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왕산은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바위마다 영업한 기운이 깃들어 있는 것인지 저마다 풍악(?)을 울리고, 향을 피우며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최종 목적지까지는 이런 바위로 둘러싸인 돌길을 비롯해 데크, 계단 등의 다양한 코스를 거치게 된다. 발끝을 내려다보면 심장이 쫄깃해지는 아찔한 구간도 있지만, 초보자들도 무난하게 오를 수 있는 정도다. 이제 막 피어난 봄꽃을 구경하거나 서울 시내를 한눈에 담는 재미도 쏠쏠하다.

    Tip : 자락길은 출발 구간에 사람들이 꽤 몰려 있어 마스크 착용을 했다. 하지만 길이 나뉘는 곳이 많아서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이들과 거리를 두고 걸을 수 있었다. 인왕산으로 오르는 길은 인적이 드문가 싶었지만, 정상에 오르고 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한편 날이 점점 따뜻해지니 옷차림은 최대한 가볍게 하는 것이 좋고(하나씩 벗어서 가방에 넣게 된다), 물, 초코바 등 간식을 챙겨갈 것을 추천한다. 코스가 다양해 시작점과 도착점이 달라질 수 있으니,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지도를 보고 계획을 짜는 것도 방법이다.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세종대왕릉은 임금 세종과 소헌왕후의 합장릉이다. 현재 복원공사로 관람이 통제되고 있지만 아쉬워하기엔 이르다.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마스크를 잠시 벗어두고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걷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게다가 덕분에 지금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쭉쭉 뻗은 소나무길을 산책하듯 걷다 보면 이곳에 함께 자리한 효종대왕릉에 이른다. 봄기운이 완연한 숲속에 자리한 효종대왕릉은 조선 제17대 왕인 효종과 인선왕후 장씨의 릉이 상하로 조성돼 있다. 왕릉과 왕비릉이 한 언덕에 같이 있는 경우 대개는 봉분을 나란히 두는 쌍릉의 형식을 택하는데, 상하로 배치한 것은 풍수지리적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노란 꽃나무가 드리워진 재실도 빼놓을 수 없다. 재실은 제관의 휴식, 제수의 장만, 제기의 보관 등의 제사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능의 부속 건물로 기품 있는 한옥의 정취를 느끼기 제격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툇마루에 앉아 있으면, 이대로 여기에 누워 한숨 자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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