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거에 진심인 대구 사람들 그리고 치트키 이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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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태까지 대구를 오해했다. 딱히 여행지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는데, 알고보니 대구 사람들은 그 어느 지역보다 먹는 거에 진심인 사람들이었다. 뭉티기(납작하게 썬 생고기)도 먹고 3대 냉면집도 가고 ‘대구의 가로수길’ 봉산문화거리 카페에서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신기한 비주얼의 빙수도 맛봤다. 


    1박2일 동안 먹고 마시고 돌아다니면서 대구 사람들이 먹을 거에 진심이라고 결론내린 근거 4개를 나름대로 정리해봤다. 마지막으로 대구에서 현재 가장 핫하다는 송해공원을 소개한다. 송해공원이 핫해진 건 지난 4월 이찬원 부모님이 이곳에 카페를 오픈하면서부터다. 대구 사람들은 앞으로 가장 인기를 끌 대구 명소에 송해공원을 필수로 넣는다. 


    1 “스벅보다 먼저”,
    since 1990 커피명가

    대구 사람들은 먹을 것 뿐 아니라 마실 것에도 진심이다. 대구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는 대표적인 마실거리는 바로 ‘커피’다. 대구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성지라고 불린다. 대구에서 시작한 커피 브랜드가 100개에 달할 정도다. 역사로도 뒤지지 않는다. 1936년 대구출신 화가 이인성이 문을 연 아루스 다방을 필두로 50년대 백록다방, 향천동과 약전골목에 다방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스타벅스 국내 1호점이 이대에 1999년 문 열었거든요.
    그런데 우리 대구에는 벌써 1990년에 커피명가라는 가게가 시작됐어요.

    – 김정자 대구시 문화관광해설사

    커피명가의 안명규 명장은 국내 스페셜티 커피 1세대로 꼽힌다. 안명규 명장은 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 초대 회장으로 1997년 국내 최초 로스팅 커피머신을 개발했다. 대구에서 시작한 커피명가는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전국 46개 커피명가가 영업중이다. 대구 경북이 가장 많고 서울에도 가게(안암점)이 있다. 



    대구에서 추천하는 커피명가 지점은 지난 4월 오픈한 구지점이다. 달성 구지면 내리길 낙동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커피명가 구지점은 모두 3층으로 돼있다. 담장 사이로 난 문을 통과하면 모두가 “우와”하는 반전 포인트가 등장한다. 낙동강이 시원하게 조망되는 루프탑 자리도 있다. 

     


    2 세계 최초 떡볶이 박물관, 
    신전떡볶이

    대구 사람들이 먹을 거에 진심이라고 느낀 건 의외로 사소한 부분에서였다. 메뉴는 바로 ‘떡볶이’. 떡볶이는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대중적인 음식이다. 어느 지역, 아니 어느 동네 골목만 가도 맛집 하나쯤은 꼭 있다. 


    누군가 떡볶이를 ‘추억이 버무려진 음식’이라고 했다. 추억과 사연이 담긴 떡볶이를 대한민국 소울푸드라고 부르는 이유다. 사실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등장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어떤 브랜드가 최초인지는 모르겠지만 초창기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로 아딸, 죠스, 국대 떡볶이 등이 떠오른다. 지금까지 다양한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인기를 끌었는데, 요즘 대세는 극강의 매운맛으로 무장한 브랜드들이다. 대표적으로 ‘동대문 엽기 떡볶이’가 있다. 찾아보니 동대문 엽기 떡볶이가 2002년 런칭했다고 한다. 

    동대문 엽떡보다 3년 빠른 1999년 대구에서는 ‘신전떡볶이’가 탄생했다. 신전떡볶이 역시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떡볶이 체인점 중 하나다. 대구는 신전의 텃밭이다. 대구 북구에 신전뮤지엄을 짓고 브랜드 홍보관뿐 아니라 일반 전시실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초 떡볶이 박물관이다. 운영시간이 짧으니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수목금요일 오후 1시부터 5시30분, 토일요일은 낮 12시부터 5시30분이다. 


    1999년 신전떡볶이가 처음 시작된 대구 북구 칠성로에 위치한 본점을 찾아가봤다. 새빨간 컨테이너 건물 안에 깔끔한 분위기의 매장이다. ‘여중여고 앞 오래된 떡볶이 집들은 평균 이상은 간다.’ 떡볶이 맛집을 가려내는 나름의 팁인데, 신전 본점 역시 그랬다. 길 건너 바로 경명여중과 경명여고가 있다. 

    혹시 본점에서만 파는 특별한 메뉴가 있을까해서 물어봤더니 그런건 없다고 했다. 기본떡볶이와 신제품 로제떡볶이, 사이드로 신전김밥과 오뎅튀김 그리고 토스트를 시켰다. 토스트는 서울 신전떡볶이에서는 못봤던 것 같다. 기분탓일까. 본점이라 더 매운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12시 점심시간이 되자 본격적으로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주 고객. 그렇다. 신전은 대구 여중여고학생들이 키워낸 거다. 

    대구에서 유명한 떡볶이로 윤옥연 할매떡볶이가 있다. 서울까지 택배배달도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전국구 맛집이다. 내친김에 이집도 가봤다. 따로 매운 양념을 셀프로 추가할 수 있어 매운 정도가 조절 가능하다. 이집도 신전과 마찬가지로 후추 맛이 강하게 난다. 신전이 조금 더 달다. 


    3 칼국수 팔아 호텔 인수, 
    인터불고 대구

    대구에서는 칼국수를 팔아 1000억원 호텔을 인수한 사람도 있다. ‘바르미 샤브칼국수’ 서기수 회장이다. 서 회장은 1998년 대구 수성구에서 작은 칼국수집으로 시작해 지금은 유명 호텔과 백화점 식품관에도 입점할 정도로 사업을 키웠다. 그렇게 모은 자본금을 가지고 2015년 11월 1025억원에 호텔 인터불고 대구를 인수했다. 



    출처: 호텔인터불고 대구 홈페이지

    5년동안 600억원을 투자한 결과 지금 호텔인터불고 대구는 음식 맛이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호텔이 됐다. 식음업 전문 회사가 인수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뷔페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150여 종 음식으로 양갈비와 스테이크, 민물장어와 전복, 참다랑어 등 다양한 해산물을 차려낸다. 사람들이 놀랜 건 바로 가격. 주말 공휴일 저녁 기준 어른 요금으로 5만9000원을 받는다. 

     



     

    4 시청도 나서서
    전국 최초 먹거리골목 음식주간 개최

    출처: 대구시청

    대구는 전국 최초로 ‘먹거리골목 음식주간’이라는 행사를 2018년 봄, 가을 2회 진행했다. 대구의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는 먹거리 골목을 알리고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로 2017년 시범운영을 거쳐 2018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 약 2주씩 진행된 기간 동안 참여 식당들이 평균 20~30% 매출이 올랐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가을 기준 대구 42개 먹거리골목 중 10개 골목 318개 업소가 참여했다. 
     
     


    가장 핫한 송해공원 카페찬스
    &
    이찬원이 강추하는 대구 별미?

    최근 대구의 맛을 전국적으로 알린 주인공은 바로 미스터 트롯 이찬원이다. ‘대구의 아들’ 미스터 트롯의 ‘찬또배기’ 이찬원 부모님이 대구에서 막창집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대구 막창이 유명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알게됐다. 



    출처: TV조선 유튜브



    이찬원 부모님은 원래 달서구에서 막창 장사를 했다. 이찬원이 미스터 트롯에 출연해 인기를 얻으면서 생각지도 못한 에로사항들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찬원 부모님은 2020년 4월 여러가지 이유로 막창 가게를 정리하고 달성군 송해공원에 카페를 열었다. 지난 4월 중순에 문을 열었는데 벌써 팬들 사이에 입소문이 자자하고 온라인에는 성지순례를 다녀온 후기 글과 인증 사진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참고로 카페 이름의 ‘찬스’는 이찬원 팬클럽 이름이다.

    (왼쪽) 네이버 지도 캡처 / (오른쪽) 인스타그램 #찬스카페 검색 결과


    송해공원에 위치한 이찬원 부모님이 운영하는 찬스카페 [출처: 네이버 지도]


     
    팬들도 팬들이지만 이찬원은 대구 사람들이 참 애정하는 가수다. “신천지 집단 감염 터지고 대구가 거의 초상집 분위기였어요. 그때 찬원이가 TV 나와서 ‘대구·경북 힘내세요’를 꼬박꼬박 외쳐줘서 얼마나 위로받고 고마웠는지 몰라요.” 원래 임영웅 팬이었다가 이찬원을 응원하게 됐다는 김정자 대구광역시 해설사의 말이다. 김정자 해설사뿐 아니다. 대구시청 민원신청 사이트에는 이찬원을 대구시 홍보대사로 선정해달라는 추천 글도 여럿 올라와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출처: TV조선 유튜브 캡처


    대구 사람들이 찬원이를 예뻐하는 이유는 또 있다. 어르신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대구를 사랑하고 또 대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점. 지난 4월 방송된 허영만 백반기행에 출연해 대구 곳곳을 다니며 식당과 대구 음식의 내력에 대해 줄줄 읊는 올해 나이 26세 청년에 대구 사람들은 다시 한번 반했다. 참고로 이찬원이 백반기행에 나와 소개한 대구 별미는 막창, 따로국밥, 열무밥, 무침회와 납작만두였다. 


     

    출처: 대구시 달성군청

    카페가 위치한 곳은 대구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대구시청을 기준으로 22㎞, 자동차로 약 40분이 걸린다. 이찬원에 앞서 송해공원을 대표하는 명사가 또 있다. 바로 방송인 송해 선생이다. 송해 선생은 옛날 대구달성공원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했는데 그때 연을 맺은 사람이 기세리 출신 석옥이 여사였다. 황해도 출신 실향민인 그는 처가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연을 이어갔다. 달성군에서 이러한 사연을 바탕으로 옥연지 근처 공원을 조성하면서 송해 선생 이름을 따 공원을 명명했다.


    홍지연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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