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의 행복 평균 단골 14년나의 최애 떡볶이집 톱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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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울푸드가 무엇이냐 물으면 주저 없이 떡볶이를 외친다평생 다이어트에 고통받으면서도 떡볶이는 못 끊겠다첫 떡볶이가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다만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오롯이 나의 의지로 무엇을 살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때 처음으로 손에 쥔 것이 컵 떡볶이었던 건 기억난다떡볶이만큼 소울푸드에 잘 어울리는 음식은 없다나이가 들면 입맛도 변한다는데 떡볶이는 한결같이 맛있다평균 14년 단골에 빛나는 최애 떡볶이집 3곳을 소개한다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리고 스트레스로 머리가 폭발 직전일 때 나의 처방전은 항상 이 세 곳을 가리켰다.

    만나분식

    단골 20년째
    위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상가 지하
    추천 메뉴: 만나정식 + 떡꼬치 + 뻥튀기 아이스크림(2인 기준, 1만원)

    중학교 3학년 때 대치동으로 학원을 다니면서 만나분식을 처음 알게 됐다. 1979년 오픈한 은마상가 내에서도 오래된 점포 중 하나로 꼽힌다동네 토박이 단골이 많아 2대째 이 집을 찾는 손님들도 많다중학교 동창 한 명도 5살 된 딸 데리고 떡볶이 먹으러 다닌다.

    커다란 철판에 넣고 대량으로 끓여내는 일반 떡볶이다끝이 뭉툭한 밀떡을 맵지 않고 달짝지근한 양념으로 누구나 맛있게 먹는다실제로 가게에 가보면 10대 이하 어린이부터 60대 어르신까지 손님층이 다양하다자리에 앉으면 일단 어묵 국물을 한 사발과 물을 가져다주신다뜨끈한 어묵 국물로 목을 축인 다음 벽에 붙은 메뉴를 보고 주문을 할 차례다라볶이와 쫄볶이부터 라면과 순대볶음김밥 등 분식 메뉴가 다양하다떡볶이와 튀김이 골고루 섞인 코스 메뉴도 있다.

    만나분식에는 떡볶이보다 잘나가는 서브 메뉴가 있다바로 떡꼬치다흔히 생각하는 떡꼬치와는 전혀 다른 모양이다꼬챙이에 떡을 끼워주는 게 아니라 접시에 튀긴 떡을 담고 소스를 뿌려낸다소스도 떡꼬치처럼 떡 전체에 바르는 게 아니라 양념처럼 곁들이듯 뿌린다더러는 떡볶이보다 떡꼬치가 낫다고 한다떡볶이는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그런 맛이지만 이렇게 생긴 떡꼬치는 아직 이 집 밖에 못 봤다.

    떡볶이도 떡이고 떡꼬치도 떡인데굳이 두 개를 다 시켜야 할까물론당연히 두 개 다 먹어보시라. 엄연히 들어간 양념도 다르고 만들어낸 조리법도 다르다탄수화물 과다복용이 걱정되지만 떡꼬치를 안 먹고 돌아간다면 은마상가 만나분식을 반만 맛본 것이다그리고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바로 뻥튀기 아이스크림손바닥만한 크기의 뻥튀기 사이에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넣어주는데떡볶이랑 궁합이 딱 좋다여름 겨울 할 것 없이 무조건 이걸 먹어줘야 입가심이 된다.

    애플하우스

    단골 16년째
    위치: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구반포주공1단지 상가 2층
    추천 메뉴: 즉석떡볶이 + 라면사리 + 무침군만두(2인 기준, 9500원)

    떡볶이 맛집을 다니다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오래 버틴 집 혹은 여중 여고 주변에서 오랫동안 장사한 집들은 일단 기본 이상은 한다만나분식처럼 애플하우스도 아파트 상가에 입점했다. 20살 이후로 16년째 다니고 있다성인이 되고서 떡볶이는 시간과 추억이 버무려진 특별한 맛으로 먹는다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떡볶이는 그냥 자체로 맛있다.
     
    애플하우스는 매번 갈 때마다 줄을 선다식사시간을 피해 어중간한 오후 3~4시쯤 가면 대기가 짧다잘못 걸리면 1층 계단까지 줄이 늘어설 때도 있다상가 벽면을 가득 채운 낙서들이 괜히 정겹다기다리는 손님들을 보면 성별과 연령대가 골고루 분포돼 있다근처에 세화여중고등학교와 반포중학교 등 학교도 많아 어쩔 땐 교복 입은 학생들 사이에서 떡볶이를 먹을 때도 있다.

    애플하우스에도 역시 본 메뉴 떡볶이보다 인기 있는 것이 있다바로 무침군만두백이면 백 무침군만두를 시켜먹는다사실 떡볶이는 평범하다어느 동네에나 있을법한 즉석떡볶이다양배추가 넉넉하게 들어있어 국물 맛이 약간 달달하면서도 깔끔하다맵지는 않다무침군만두는 절대 하나로는 끝낼 수 없는 맛이다말라붙어버린 것 같이 바삭한 만두피를 달달한 양념이 꾸덕꾸덕 감싸고 있다한입 물면 끈적한 양념을 뚫고 바삭한 만두가 탁 터진다말라빠진 만두라고 생각했는데 속이 의외로 실하다군만두는 한 접시에 4개가 나오는데개인적으로 1인 1접시를 해야 마음이 편하다. 혹시 집에 싸갔다가 식었다고 데워먹거나 그러지 마시길전자레인지에 돌렸더니 만두피가 흐물흐물해져 본연의 맛을 확 잃어버렸다가게에서도 주문하면 약간 식은 상태로 나온다이밖에도 순대볶음김치볶음밥쫄면 등 다른 메뉴들도 맛있다.

    잠원떡볶이

    단골 7년째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역 4번 출구 근처
    추천 메뉴: 떡볶이 + 튀김 + 꼬마김밥 3개(2인 기준, 1만원)

    7년 전 지금 남편과 막 연애를 시작했을 때 그의 손에 이끌려 갔던 곳이다워낙 떡볶이를 좋아하니까 연애하자마자 이 집을 데리고 갔다. “어릴 때부터 먹던 소울푸드’”라며 매운 거 못 먹는데 이 집 떡볶이는 잘 먹는다고 너스레를 떨던 모습이 생각난다.

    반지하 단독 건물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조리대와 홀 테이블 좌석이 있다벽에는 연예인 등 유명인 사인이 다닥다닥 붙어있다특히 배우 하정우 사인이 눈에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팬이기도 하고 예전에 한 라이브 방송에서 이 집을 소개한 것이 기억에 남아서다월수금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에 자주 출몰한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다녀 애정이 남다르다고 했다하정우 배우가 78년생이니까 초등학생 때면 30년 전쯤일 테니대략 이 집의 역사가 나온다.

    너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조리대로 가서 주문하고 선불로 계산한다찰방찰방 양념이 듬뿍 담겨 나오는 국물 떡볶이로 튀김 혹은 순대 아니면 김밥 같이 국물에 담가 먹을 곁다리 음식은 필수다. 개인적으로 꼬마김밥을 제일 좋아한다참기름으로 무장한 한입 크기 꼬마김밥을 떡볶이 국물에 푹 찍어 먹으면 세상 이런 조화가 없다달큼한 국물 맛에 푹 빠져 나도 모르는 사이 수저로 국물과 떡볶이를 퍼먹게 된다자극적이지도 않고 평범한 것이 어릴 때 학교 앞에서 사먹던 리어카 떡볶이 맛 그대로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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