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가 뭐 길래? 이효리는 예명을 천옥으로 바꿔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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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석사 마오가 뭐길래]
     
    이효리가 한바탕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었다. 이젠 좀 지난 일이 되었는데, 한동안 포털 뉴스 검색어 상위권을 이효리마오가 차지했다. 이효리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예명으로 마오를 언급하자 중국 누리꾼들이 이효리의 웨이보 계정에 글로 전달하기 어려운 수준의 욕설과 비방을 쏟아낸 사건이다.

    방송 제작진은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사과문을 올렸고, 이효리는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그는 마오 대신 이춘옥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적극 논란은 우선 여기서 일단락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고 잊을만하면 한 번씩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효리는 예명을 천옥으로 정했다. 만옥으로 하려다가 겸손하게 0 하나를 뺐다. 그 전에 발생한 마오 관련 언급은 없었다. MBC 놀면 뭐하니 방송 캡쳐.

       



    ◆ 중국은 한한령 이후로도 여전히 한류 콘텐츠 소비

    한류는 중국에서 일어난 한국의 드라마·영화·음악 등에 대한 열풍을 일컫는 말이다. 1990년대 말 중국 언론에서 매섭게 들어오는 바람과 같다면서 한류(寒流)를 동음이의어로 내세워 한류(韓流)를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이 용어는 중국에 국한하여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그 의미 또한 확대되어 외국에서 외국인들의 관심을 끄는 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사드 배치로 인해 한한령으로 중국내 한류 콘텐츠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인들은 한국 드라마 가요 예능을 본다. 특히 문화시설이 다양하지 않은 지방으로 갈수록 예능의 한국 프로그램의 인기는 높다.
    이는 단순한 문화 현상이 아니라 한국관광과 한국기업의 현지 진출, 한국 상품 판매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문화체육관광부가 2012년 한국의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 오기 전에 가장 좋아하는 한국 문화의 1위는 케이팝(kpop)(28.2%), 2위는 한식(22.9%)이었다. 2013년 조사에서는 중국 여대생 절반 이상이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산 화장품을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KTX 정국열차. <제공=철도공사>


    중국 팬들은 손이 크다.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생일을 축하해 코레일에 8000만 원짜리 광고를 집행했다. 정국의 고향 부산행 KTX 열차가 그의 얼굴로 도배되었다. 코레일에서는 광고를 받는 게 맞는지 고심이 깊었다고 한다. 광고는 104일까지 볼 수 있다.
     
     
        


    ◆ 2000년대 들어서도 존경받는 마오쩌둥

    마오쩌둥은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모택동(毛澤東)이라고 불렸다. 중국인물 중 근대에 속하는 인물은 한자어 표기를 하고, 현대에 속하면 중국어 원어를 쓰는 편인데, 마오쩌둥(모택동)은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인물이다. 서방세계에는 미국 언론인 에드거 스노우가 중국의 붉은 별이라는 저서로 그의 존재를 알렸다. 정통 마르크스 레닌주의에서 벗어나 농민 주축 게릴라전으로 1949년 중국을 통일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전쟁 때 중공군을 참전시켰다. 중국은 이를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한다. 이때 마오의 아들이 전사했다. 중국은 1960~70년대 산업 위기를 인민의 의지로 극복하려는 대약진 운동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이를 덮으려는 문화대혁명은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 위안화는 모두 마오쩌둥의 초상으로 도배되어 있다. 돈만큼 좋은 게 있을까. 돈에 박힌 마오도 당연히 좋은 것이다. 마오는 21세기 재물신 대접을 받는 존재다. <매경DB>

    새로운 중국은 덩샤오핑(등소평)이 집권하고서야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흑묘백묘론을 주창한 덩샤오핑조차 마오쩌둥을 깎아내리지는 않았다. 공칠과삼(공이 7, 과가 3)이라고 했다. 1964년 출간된 마오쩌둥의 마오 주석 어록 65000만 부로 성경보다 많이 팔렸다는 주장도 있다. 어찌되었건 마오쩌둥은 중국이 낳은 불세출의 인물이다.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도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있다. <매경DB>

    이효리가 방송 중에 무심코 나온 이유도 마오쩌둥이 워낙 유명한 역사 속 인물이라서 그랬을 확률이 높다. 특별히 폄하 의도는 없으리라고 추정하지만, 어떤 중국인에게는 그를 웃음의 대상으로 삼은 것처럼 보인 게 불편했을 수도 있다. 
      


     



    ◆ 중국 사이버 민병대와 정부 소속 사이버 테러조직


    중국은 자민족 중심주의가 인터넷이나 온라인에서 표출된 사례는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쯔위는 대만국기를 유튜브 방송에 노출했다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사과 방송을 내야 했다. 쯔위는 대만 출신인데도 그런 고초를 겪어야했다. 가수 황치열은 중국 공항에 내렸다가 황사 때문에 고생했다는 취지로 예능프로그램에서 말했다가 중국 누리꾼에게 호되게 당했다. 공기가 탁해서 숨이 턱턱 막혀도 중국 잘못이 아니라고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결국 사과했다. 중국 누리꾼은 한국 같은 상대적 약소국에게만 마수를 뻗치는 게 아니다. 미국인도 예외는 아니다. 

    지구본 속 중국. 이렇게 보면 참 작은데… <출처 = unsplash.com>

    지난해 10월 미국프로농구 휴스톤 로키츠의 대릴 모리 단장은 홍콩 내 범죄인의 중국 소환을 담은 홍콩 소환법을 반대하는 취지로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렸다가 중국인들의 거센 항의 댓글에 시달렸다. 2016년에는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가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와 페이스북으로 생중계 대화를 내보냈다가 댓글 공격을 받았고, 중국 정부는 그의 중국 공연을 금지했다.
    이런 댓글의 배후에는 우마오당이란 중국 정부나 관청 쪽 댓글부대 조직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있다. 또한 자발적으로 온라인에서 과도한 애국주의를 설파하는 90년대생과 00년대생 주축 샤오펀홍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 테러 댓글부대가 전체 중국인을 대변하진 않지만…

    이전에도 하나의 중국에서 벗어나거나 오염된 중국같은 중국으로서는 민감하고 예민한 주제를 건드리면 가차 없이 비난과 사이버 테러가 잇따랐다. 중국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에서 애국주의적 교육관을 주입시키고 있고, 정부의 배후조종이든 민간 차원의 자생적 대응이든 일부 중국인의 인터넷에서 과도한 자민족 중심주의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 가지 유념할 점은 중국이란 국가의 규모와 소비력이다.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성인 광둥성 인구는 11000천만 명이 넘는다. 전 세계 인구가 73억이면 73명중 1명이 광둥성 사람이란 뜻이다. 이 많은 인구에서 일부가 과도한 애국주의에 몰입하면 당연히 그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소비력이 발휘되어도 그 파급력은 더욱 크다.

    이효리가 공식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사정은 이해가 된다. 만약 그가 실수였다며 실은 마오쩌둥을 좋아한다고 하면 국내 여론이 싸늘해질 것이다. 마오쩌둥은 한국전쟁 때 중공군 60만 명을 보냈다. 중국 일부 누리꾼의 만행에 강력하게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이효리는 올해 유재석, 비와 싹쓰리라는 그룹으로 음원을 발표했고,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홍콩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굳이 구설수를 만들 이유가 없다. 미국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에서 코끼리를 언급하는 순간 끊임없이 대중들이 코끼리를 연상하게 되는 의외의 효과를 경계했다.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 <매경DB>

    이런 와중에 한국 민간외교 단체 반크가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주변국과 주변국의 국민들을 강압적으로 대하고, 세를 과시하며 린치를 가하는 패권주의적 태도에 반대한다라며 이효리를 향한 무차별한 사이버 테러를 반대하는 글로벌 캠페인 착수했다. 입장 발표까지는 의미 있는 행동일 수 있으나, 글로벌 캠페인에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당사자가 침묵을 선택한 이유를 짐작해 본다면, ‘마오’와 무관하다는 말조차 거론하지 않는 편지 낫지 않을까.
     

    흑묘든 백묘든 고양이는 다 좋은 집콕 에디터.
     
    여행석사 이 코너는 여행 혹은 이웃과의 교류와 협력과 관련된 분야를 나름의 관점으로 정리를 시도한 글입니다. 심심풀이 땅콩으로 여겨주셨으면 하는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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