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대신 000국을 먹습니다” 북한의 설날 상차림이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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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따라 차례상 달라

    영호남 평야 지역 쌀 생산량 많아 떡국 먹고

    기후 추운 북쪽은 쌀 대신 밀 활용도 높아

    “설날에 떡국을 먹는 풍속은 매우 오래됐으며, 상고시대 이래 신년 제사 때 먹던 음복 음식에서 유래된 것이다.”

    최남선이 《조선상식문답》에 적은 떡국에 대한 설명이다. 설날이면 당연히 떡국 한 그릇 꿀떡꿀떡 흡입하고 한 살 더 먹는 게 관례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떡국이 다 같은 떡국은 아니다. 지역에 따라 떡만둣국, 만둣국을 먹기도 한다. 영남과 호남은 대체로 떡국을 먹고, 경기와 충청, 강원 지역은 떡만둣국도 먹는다. 이북으로 지역을 넓히면 떡이 사라지기도 한다. 북에서는 주로 만둣국이나 떡만둣국을 먹는다. ‘설날=떡국’이란 등식은 어쩌면 서울 혹은 남부지역 중심주의다.

    떡국. <매경db>

    북한에서도 설날은 명절이다. 연날리기와 윷놀이 같은 풍습은 북에도 남아있다. 동네 어른들을 찾아 절을 올린 것도 같다. 그렇지만 식탁을 놓고 보면 차이가 있다. 남쪽에는 장수하라는 의미로 긴 가래떡을 썰어 넣은 떡국을 주로 먹는데, 북쪽에서는 떡국이 아니라 떡만둣국 혹은, 만둣국을 주로 먹는다. 쌀을 재배하는 곡창지대가 있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산악지대가 많아 조, 밀, 수수, 감자를 많이 재배하다 보니 식습관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만둣국. <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

    평양에서는 주로 떡만둣국을 먹는다. “설날마다 온 가족이 모여서 만두를 빚고, 만둣국을 먹는 풍습이 있다. 만둣국에 떡도 넣어서 끓인다” 강남에서 북한 음식 전문점 설눈을 경영하는 문연희 사장의 말이다.

    지역마다 만두의 형태나 소가 다르지만, 북쪽으로 갈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다. 2018년 탈북한 김민재(가명) 씨는 “평양에서는 서울처럼 북한의 각 지역의 영향을 받아 집마다 떡국, 떡만둣국 등 다양하다. 그렇지만 북쪽인 함경도의 경우 어른 손만큼 큼지막한 만두를 넣은 만둣국을 먹는다”고 말했다. 함경도에서 오랜 군 복무를 한 김 씨는 여기에 꿩고기를 넣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조랭이 떡국. <매경db>

    북한에서 물산이 풍부한 편인 개성에서는 조랭이떡국을 먹는다. 가운데가 잘록한 것이 특징인데, 고려를 멸망시킨 이성계에 대한 원한 때문에 생긴 떡이라는 속설도 전해진다. 남쪽에서도 지역 특색이 가미된 떡국이 여럿이다. 강원도에는 초당두부를 넣은 두부떡국, 충청도에는 미역을 넣은 미역생떡국, 전라도에는 닭장떡국, 경상도에는 굴떡국도 있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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