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무인도 땅을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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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에, 사람에 치일 때면, 무인도에나 뚝 떨어져 숨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물론, 진심은 아니다. 혼자 밥 먹는 것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나이기에, 진짜 무인도를 갈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영화 김씨표류기속 김씨가 되고 싶지도 않다그런데 정신 차려보니 무인도행 배 위에 올라 있었다.
     
    전남 칠량군 봉황마을 앞바다의 죽도. 시간에 따라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을 경험할 수 있는 무인도다.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의 인솔로 낚싯배를 타고 이곳에 다녀왔다.



    배 타기 전 멀리 보이는 죽도

    미지의 세계. 야생 동물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올 것 같은 곳. 핸드폰 안 터지고 맛집도 배달도 숙소도 없는 곳. 무인도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 정도였다. 배를 타고 점점 죽도에 가까워질수록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섬은 어떤 모습일지 호기심이 배가됐다.

    배에서 바라본 죽도.

    배를 몰던 현지인이 배에서 내려서 쭉 가다보면 철문이 나오는데, 그 문 통과해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고 해 내리자마자 철문부터 찾았다. 철문은 있었지만, 올라가기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비주얼이었다. 정리되지 않은 채 마구 널브러져 있는 각종 식물들에 다리가 찢기거나 숨어 있는 뱀에 물릴 것만 같았다. 문 앞에서 한참을 머뭇했지만 결국 동행한 이들 중 철문을 통과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죽도에 도착해 발견한 철문. 이곳을 통해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말로만 듣던 무인도, 실제로 발을 디뎌보니 정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바닥에는 게를 비롯한 해양생물들과 파도에 밀려들어온 수풀, 자갈이 가득했다. 건너편을 바라보니 가우도가 보인다.



    죽도 건너편으로 보이는 뷰.

    다만 신기한 점은 풀숲 안쪽에 숨어있는 화장실이 보였다. 언제 어떻게 등장한 화장실인지 모르겠지만, 가까이 가볼 용기는 없었다. 그리고 휴대폰은 잘 터졌다. IT 최강국을 너무 무시했나보다.
     



    풀숲에서 발견한 화장실.

    20217월 방문한 죽도에 대한 평가를 내리자면, 아무것도 없었다. 상상 속 무인도는 현실에서와 달리 꽤 많은 게 갖춰진 곳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놀랍게도 내년이면 지금 봤던 야생미(?) 넘치는 죽도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바뀌어있을 거라고 한다.
     




    죽도에 오두막집을 설치해 진행할 ‘프라이빗 투어’. /사진= 강진군문화관광재단

    강진군은 2022년 죽도를 활용한 섬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무인도라는 자연가치와 생태체험의 결합으로 강진 관광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코로나19 여파로 프라이빗 여행지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개발 중인 체류형 콘텐츠로는
    죽도 안 숲속에 작은 오두막집을 설치해 온전히 섬의 주인이 돼보는 힐링+시크릿 투어가 있다. 피크닉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업간 연계로 콘텐츠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배편 운영, 오두막 관리 등은 봉황마을 어촌계에 위탁 운영한다.

    피크닉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군은 죽도 관광상품이 철저히 사전 예약자에 한해 하루에 3시간씩 두 팀만 섬에 출입하는 프라이빗 투어라는 점을 강조한다.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도시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지친 일상에 휴식을 선사해줄 것을 약속하는 죽도. 내년에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땐 뱀 나올 것 같던 숲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철문도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기대해본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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