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트 마르그리트는 프랑스 칸에서 배를 타면 15분 만에 갈 수 있는 섬이다. 반나절 만에 돌아볼 수 있는 크기로, 칸에서 당일치기 여행지로 적합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특히 생트 마르그리트는 프랑스의 정체불명의 죄수 철 가면(The Man in the Iron Mask)을 수감했던 곳으로 철 가면과 관련한 명소가 많다. 칸 항구에서부터 시작해 생트 마르그리트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코스를 준비했다.

칸 항구
칸에서 생트 마르그리트 섬으로 갈 수 있는 칸 항구에서 일정을 시작해 보자. 이곳을 배가 정박하고 출항하는 평범한 항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칸 항구의 바로 앞에는 매년 세계 3대 국제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이 있다.

항구는 팔레 데 페스티발의 상징적인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을 보기 적합한 장소다. 또한 칸 항구에는 초호화 요트와 유람선이 정박해 있고 항구 주변으로 고급 레스토랑, 카페가 줄지어 있어 고급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생트 마르그리트 섬을 가는 페리를 이 항구에서 여러 차례 운행한다. 기본 30분 단위지만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달라지니 돌아오는 배의 마지막 시간을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트 마르그리트 섬은 15분이면 도착하지만 지중해를 건너는 기쁨을 만끽하기에는 충분하다. 어느샌가 멀어진 칸의 모습도 놓치지 말자.
라 게리트 레스토랑
지중해를 건너 생트 마르그리트 섬에 도착했다면 가장 먼저 라 게리트 레스토랑으로 가보자. 선착장과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가장 먼저 들르기 좋다. 이곳은 생트 마르그리트 섬의 유일한 고급 레스토랑이다. 세계적인 가수 엘튼 존도 다녀갔다고.

프랑스, 그리스를 중심으로 지중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 레스토랑의 모든 좌석은 아름다운 지중해를 향해 놓여있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근사한 식사를 해보자. 또 디제이 공연이나 라이브 공연이 열려 즐거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인기가 많아 늘 사람으로 붐비니 레스토랑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라 게리트 레스토랑은 매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포트 로열
레스토랑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철 가면의 요새로 가보자. ‘철 가면’은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에 평생을 감옥에 갇혀 지낸 프랑스의 한 죄수다. 평생 철로 된 가면을 쓰고 생활했으며 그의 신원은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에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그의 정체를 두고 수많은 추측이 생겨났고 소설과 영화로 만들어지며 더욱 유명한 이야기가 됐다. 이런 철 가면이 수감됐던 곳이 바로 이 생트 마르그리트 섬의 포트 로열이다.

현재는 감옥을 개방하고 철 가면 및 교도소와 관련한 물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철 가면이 수감됐던 실제 감옥 방에 입장이 가능해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또한 감옥 내부에서 철 가면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를 비롯해 그와 관련한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전시해 두었다.

철 가면의 정체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뿐만 아니라 마르그리트 섬 주변에서 발굴한 유물이나 선박의 잔해물도 전시하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성인 기준 6.5유로(약 9600원)다.
수중 박물관
포트 로열에서 도보 17분 거리에 또 다른 흥미로운 명소가 있다. 바닷속에 들어가 작품을 보는 수중 박물관이다. 세계적인 조각가 제이슨 디케리스 테일러(Jason deCaires Taylor)가 만들어 수중에 설치한 청동 조각을 볼 수 있는 이색적인 박물관이다. 해변에서 멀지 않은 위치, 약 3-5m 깊이의 바다에 설치해 잠수를 한다면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다. 6개의 조각상은 전부 사람의 얼굴 형태를 띠고 있다. 약 2m 정도 되는 크기의 얼굴 동상을 보면 철 가면을 떠오르기도 한다.

이 조각들은 친환경 소개로 만들어져 해양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인공 암초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제이슨은 수중 박물관의 조각들은 단순한 예술 조각을 넘어 해양 생태계 복원을 돕는 매개체로 만들었다. 바닷속에서 거대한 조각상 6개를 관람하는 경험은 잊지 못할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바다에 입수해 조각을 관람하는 것은 전부 무료지만, 수중 마스크 등 장비는 직접 챙겨와야 한다.
삐에르 오트 해변

삐에르 오트 해변에서 여유롭게 일정을 마무리해 보자. 수중 박물관에서 도보 10분이면 도착하는 이 해변은 생트 마르그리트 섬의 대표적인 해변이다. 모래사장이 아닌 자갈 해변으로, 물이 맑고 깨끗해 수영하기에 좋으며 스노클링에도 적합하다. 특히 이곳은 해변으로서의 상업적인 개발이 거의 진행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뒤로는 해변과 이어진 섬 중앙의 숲이 울창하고, 앞으로는 지중해가 끝없이 펼쳐진다.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삐에르 오트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겨보자.
생트 마르그리트는 남프랑스의 작은 섬으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동시에 철 가면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나 독특한 수중 박물관 등 흥미롭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많이 품고 있는 섬이다. 섬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섬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감탄하다 보면 반나절이 금방 지난다. 칸 여행을 한다면 시간을 내어 생트 마르그리트 섬에 방문해보자.
글=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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