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는 불가리아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이다. 불가리아 전체 인구의 1/5이 거주할 만큼 소피아는 불가리아의 대표적인 경제, 교통의 중심지이다. ‘소피아’라는 이름은 도시 중심에 위치한 아름다운 ‘성 소피아’ 성당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당처럼 고고하고 우아한 멋이 있는 건축물들이 도시 곳곳에 늘어서 있다.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소피아에서 기억에 남는 하루를 보내 보자.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대성당
도심 중앙에 소피아를 상징하는 불가리아 정교회 성당이 있다.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대성당은 불가리아가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 1882년에 시작한 건설이 1912년에 이르러서야 끝이 날 정도로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했다.

성당은 약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면적뿐만 아니라 높이도 무려 53m에 달해 성당은 전체적으로 웅장한 분위기를 풍긴다. 성당 꼭대기는 황금으로 덮인 돔들로 꾸며져 있어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럽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성당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관광객들이 가득하다. 외관만큼 내부도 매력적이다.
성당 내부는 성인들을 기리며 제작한 모자이크 벽화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이탈리아 대리석, 브라질 오닉스, 알라바스터 등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고급 자재들로 꾸민 내부를 감상하며 천천히 구경 해보자. 성당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장한다.
육군 박물관
불가리아의 군사적 유산을 보존하는 독특한 박물관이 있다. 1916년에 설립한 육군 박물관은 불가리아를 비롯해 유럽의 군사 역사를 다룬 다양한 전시물들을 선보인다. 방문객은 이곳에서 실제로 전시 상황에 동원했던 무기와 훈장, 군사 문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에서 사용했던 중세 무기부터 1, 2차 세계대전을 기록한 문서까지 시대순으로 나열한 전시품들을 감상하며 불가리아의 전쟁 역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규모가 큰 전시물은 박물관 외부에 위치한 실외 정원에서 감상할 수 있다. 탱크, 포병, 군용 차량, 항공기 등 흔히 볼 수 없는 전시물을 감상하는 아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입장권은 성인 기준 10 불가리아레프(7600원)이며, 7세 이하의 아이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박물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휴무일은 월, 화요일이다.
라임 나무 아래 식당
진귀한 전시물을 감상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허기가 진다. 1926년에 문을 연 후로 아직까지 그 명맥을 이어나가는 유서 깊은 식당이 있다. 라임 나무 아래 식당은 인근에 위치한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제공한다.
싱싱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와 불가리아 전통 음식, 호불호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바비큐까지 다양한 메뉴를 마련해 누구나 맛있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쾌적한 실내부터 아름다운 전경을 자랑하는 실외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좌석을 구비하고 있다. 라임 나무 아래 식당은 주말 밤에는 불가리아 전통 음악과 춤을 선보이는 라이브 공연을 진행한다.
식사를 즐기며 전통 불가리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인기가 좋다. 식사 시간에는 붐빌 수 있으니 방문 전에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식당은 정오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한다.
보리소바 그라디나 공원
불가리아는 ‘장미의 나라’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장미가 많고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보리소바 그라디나 공원을 방문한 관광객은 공원 이곳저곳에 소담하게 피어있는 장미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1884년에 조성한 공원은 특유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경관 덕분에오랜 시간 동안 소피아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공원의 이름은 불가리아 왕자인 보리스 3세의 이름을 차용했다.
장미를 비롯한 다채로운 꽃들과 군데군데 위치한 화려하고 정교한 조각상들이 이루는 조화가 환상적이다. 공원 중심에는 소피아의 랜드마크로 알려진 소련 해방군 기념탑이 자리 잡고 있어 기념사진을 남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공원 내부에는 ‘아리아나 호수(Ariana Lake)’라고 불리는 인공 호수도 조성되어 있다.
잔잔한 물결 위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부터, 보트를 타고 호수 위를 떠다니는 관광객까지 다채로운 방식으로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로 가득하다.
비토샤 거리
소피아에서 가장 활발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대해 묻는다면 이곳, 비토샤 거리를 꼽을 수 있다. 광활한 거리 양쪽으로 펼쳐진 거대한 규모의 쇼핑센터와 카페, 음식점을 구경할 수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든 알 수 있는 국제 브랜드는 물론이고, 불가리아만의 특색을 담은 현지 상점들도 가득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리 전체가 보행자 전용이라 걱정 없이 천천히 거닐며 살펴보기 좋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개발한 비토샤 거리는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다양한 건축물 덕분에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밤새 문을 여는 식당과 상점도 있어 언제든 구경이 가능하다. 해가 지고 나면 건물마다 뿜어내는 불빛들이 모여 황홀한 야경이 펼쳐진다.
국립 문화 궁전
소피아의 문화적 중심지로 알려진 국립 문화 궁전에서 불가리아의 예술을 만끽해 보자. 국립 문화 궁전은 소피아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국립 문화 궁전에 도달하자마자 펼쳐지는 웅장한 자태에 압도된다.
1981년에 개관한 국립 문화 궁전은 12만3000㎡(약 3만7200평)에 달하는 넓은 용지에 자리 잡은 거대한 규모의 건축물이다. 대리석과 유리를 주요 자재로 사용해 현대적인 멋이 있다. 세련되면서도 웅장한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 관광객들이 가득하다. 문화 궁전 내부에서는 콘서트, 전시회, 국제회의 등 다양한 문화 및 예술 행사를 개최한다. 불가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하는 전시가 열리기도 하니, 홈페이지를 참고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극장 주변으로 공원을 조성해 문화 궁전 방문 뒤에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전시는 무료이지만, 특별 전시회는 입장료를 낼 수 있으니 참고하자. 문화 궁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프랑코의 피자
현지인에게 인기가 좋은 피자집에 방문해 근사한 저녁 식사를 즐겨 보자.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문밖으로 늘어서 있는 대기줄이 보인다. 현지인과 관광객이 섞인 긴 대기줄이 식당이 맛집임을 보장하는 듯하다.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마련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마르게리타 피자와 페퍼로니 피자가 인기가 좋다. 채식주의자나 이슬람권 관광객을 위해 육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피자도 제공하니 참고하자. 대기줄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기엔 배가 너무 고프다면, 포장해 인근의 공원에서 즐겨봐도 좋다.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에 게릴라식으로 할인을 진행하니 방문 전에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식당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한다.
예술과 전통이 살아있는 소피아는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관광객을 매혹한다. 유서 깊은 건축물 사이에 자리 잡은 현대적인 건물들이 상반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고풍스럽지만 활기찬 반전 매력이 있는 이곳, 소피아에서 멋진 하루를 보내 보자.
글=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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