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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따라 걷는 브르타뉴 생말로 뚜벅이 코스

김지은 여행+ 기자 조회수  

생말로는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지역의 해안 도시다. 외부의 침략을 막고자 오래전부터 바다 앞에 성벽을 둘렀고 재건을 반복하며 방어를 더욱 견고히 해왔다.

생말로/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생말로는 과거 해적이 살던 곳이기도 하다. 적국을 강탈하러 몇 번이고 망망대해로 향했을 배와 그 뒤를 굳건히 지키는 성벽의 모습을 상상하면 생말로라는 도시가 품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성벽 밖의 해변과 성벽 안의 도시는 어떤 모습으로 이 자리를 지켜왔을까. 눈부신 바다와 오랜 역사를 품은 매력적인 도시를 성벽을 따라 걸어보자.

시용 해변

성벽 밖에 있는 시용 해변은 생말로에서 가장 큰 해변이다.

3㎞에 걸쳐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하기에 좋다. 시용 해변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매우 크다. 무려 최대 13m까지 차이가 나는데, 밀물 때는 바닷물이 마을을 집어삼킬 듯치고, 썰물 때는 광활한 모래사장이 드러난다.

시용 해변/사진-플리커

바람과 파도가 강해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시용 해변에서 놓칠 수 없는 풍경은 나무 방파제다. 워낙 크고 높은 파도가 마을을 직접 강타하지 않도록 파도의 힘을 나무가 먼저 흡수할 수 있도록 19세기경 설치한 방파제로, 크고 높은 나무 기둥들로 이뤄져 있다. 특히 물이 다 빠지고 난 후 전부 드러나는 나무의 모습이 독특하고 매력적이라 관광지로도 인기가 많다.

시용 해변/사진-플리커

장승처럼 서 있는 방파제 앞에서 인증샷을 남겨 보자. 시용 해변 건너편에는 그랑 베와 쁘띠 베 두 섬이 있는데, 썰물이 되면 마치 바다가 갈라지듯 이 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생말로 성벽

생말로 성벽/사진=플리커

시용 해변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생말로 성벽을 마주하게 된다. 바다와 접한 생말로는 외부의 침략에 대비해 중세 시기부터 마을을 성벽으로 둘러쌌다. 15세기에 들어 해적 활동이 활발해지고 무역과 상업이 번창하면서 성벽을 더 견고하게 재건했다.

생말로 성벽/사진=플리커

생말로의 생명과도 같은 성벽은 제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됐으나 복원해 현재는 도시의 대표적인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생말로의 정체성이자 생말로 그 자체인 성벽 위를 걸어보자.

생말로 성벽/사진=플리커

한쪽은 바다, 한쪽은 마을이 내려다보여 생말로라는 도시를 이해하기에 최고의 스폿이다. 성벽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은 곳곳에 있으며 24시간 열려 있다. 입장료는 없다.

생말로 인트라무로스

성벽 밖 시용 해변과 성벽 위를 걸었으면 이제는 성벽 안으로 들어갈 차례다.

생말로 인트라무로스/사진=플리커

인트라무로스(Intra-Muros)라고 부르는 생말로 성벽 안쪽 구시가지다. 구시가지에는 견고한 성벽이 오랜 시간 동안 지켜낸 생말로의 문화와 생활이 그대로 남아 있다.

생말로 인트라무로스/사진=플리커

석조로 된 중세 시대 건축물이 밀집해 있어 걷기만 해도 과거로 여행 온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에는 상점, 카페, 식당이 늘어서 있다. 곳곳에는 쉬어갈 수 있는 공원이 있고 갤러리가 모여 있기도 하다. 브르타뉴 지방의 전통 빵인 쿠안 아망(Kouign-amann)이나 젤라토 집 등 디저트 가게도 많아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걸어 다니기에도 그만이다.

생말로 인트라무로스/사진=플리커

거리에는 항상 버스킹이 열려 활기가 넘친다. 매년 다양한 지역 축제와 행사도 이곳 인트라무로스에서 열린다. 인트라무로스를 걷다 문득 고개를 돌리면 눈앞에 성벽이 있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생경한 풍경이지만 어딘가 든든하다.

부쉬 앙 폴리

긴 시간 걸으며 허기진 배를 채워보자. 인트라무로스 내에 부쉬 앙 폴리라는 프랑스 전통 레스토랑이다.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져 한산한 골목에 위치한 이곳은 작지만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부쉬 앙 폴리 /사진= 부쉬 앙 폴리 공식 SNS

스타터부터 메인, 디저트까지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해안 도시답게 해산물 맛이 좋다. 우선 스타터로는 아크라 드 크라브를 추천한다. 게살을 여러 채소와 섞어 매콤하게 튀겨낸 요리로 함께 제공되는 레몬을 뿌려 먹으면 입맛이 살아난다. 메인 요리는 대부분 맛있지만 그중에서도 대구와 아귀가 인기 있다. 리소토나 구이, 꼬치 등 다양한 생선 요리를 입맛에 따라 즐겨보자.

부쉬 앙 폴리 /사진= 부쉬 앙 폴리 공식 SNS

부쉬 앙 폴리에 왔다면 디저트까지 먹어야 한다. 이 레스토랑의 티라미수가 일품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갈색의 커피 티라미수가 아닌 사과와 솔티드 버터 캐러멜로 만든 티라미수로 상큼하면서도 달콤해 식사를 마무리 짓기에 최고의 메뉴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무다.

부쉬 앙 폴리 /사진= 부쉬 앙 폴리 공식 SNS

해적의 집

마지막으로 해적의 집으로 가보자. 레스토랑에서 도보 6분이면 도착하는 이곳은 과거 해적과 무역업자들이 살았던 저택이다. 생말로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공격 권한을 허가받은 해적들의 본거지였다. 이들은 스페인이나 영국 등 적국의 배를 공격해 물건을 가져오곤 했는데, 그 해적들이 바로 이 건물에서 살았다.

해적의 집/사진=해적의 집 공식 홈페이지

현재는 박물관으로 운영하며 해적 문화와 해양 상업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집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해적의 집에 놀러 간 듯한 기분이 든다. 집안에는 해적들이 사용하던 장비와 보물 상자, 적국의 배에서 가져온 전리품을 전시했다.

해적의 집/사진=해적의 집 공식 홈페이지

특히 이 건물에는 해적들의 비밀 통로와 지하 저장고가 있었는데, 이곳도 둘러볼 수 있다. 해적의 역사에 대해 재미있게 알려주는 가이드 투어가 유명하나 영어와 프랑스어로만 진행된다. 해적의 집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는 문을 닫으니 참고하자.

해적의 집/사진=해적의 집 공식 홈페이지

프랑스를 포함해 전 세계 어디에나 다양한 해안 도시가 있지만 해안 도시의 문화와 성벽 건축물, 해적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생말로는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그만의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생말로는 파리에서 기차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바다 위 수도원으로 유명한 몽생미셸과도 가까워 두 곳을 묶어서 근교 여행을 다녀오기에도 좋다. 도시가 작아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으니 브르타뉴 지역 여행 혹은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생말로를 추천한다.

글=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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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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