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는 중국 쓰촨성의 가장 큰 도시다.
삼국시대 유비가 세운 촉나라의 수도로 옛 건축물이 곳곳에 남아있다. 인구 2000만 명을 자랑하는 대도시로 과거와 현재 중국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청두의 또 다른 이름은 ‘사천요리의 고장’이다.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 나와 전통 방식의 사천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청두의 대표 음식은 핫팟(Hotpot)으로 같은 사천방식이지만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충칭 훠궈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중국 전통문화와 맛을 즐기는 오후 코스를 떠나보자.
청두 문화공원
청두 문화공원은 지역 주민들의 단골 산책코스다. 30분 내외로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만큼 부담이 없는 크기다.

문화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공원엔 중국식 옛 건축물들이 많다. 가장 유명한 건 연못 위에 있는 팔각정이다. 연못 근처에 앉아 여유롭게 주위를 감상해 보자.
체조하는 주민들과 뛰어다니는 동네 아이들이 활기찬 풍경을 만들어준다.

마작에 관심이 있다면 동네 할아버지들의 마작판도 구경해볼 만하다. 청두의 마작 소리는 비행기에서도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작에 진심이다. 이곳에선 마작을 몰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느냐로 게임의 긴장감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사람이 모여든 곳이 있다면 따라서 구경해보는 것도 좋다.
공원 입장료는 무료다. 2월엔 청두문화공원에서 전통 등불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겨울에 방문한다면 참고하자.
청양궁

문화공원 서문엔 청양궁이 있다. 청양궁은 청나라 시대에 지어진 청두에서 가장 오래된 도교 사당이다. 청양은 ‘푸른 염소’라는 뜻이다. 노자가 푸른 염소를 타고 이 땅에서 가르침을 전했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이름에 걸맞게 사찰 내엔 푸른 염소 동상이 있다. 만지면 복이 온다고 하니 염소도 한번 쓰다듬어주자. 궁 내부에 있는 ‘당황전’엔 당나라 초대 황제 이원과 그의 아내, 아들의 동상이 있다.

청양궁은 번화가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지만 나무 조경이랑 잘 어우러진 덕분인지 차분한 분위기다. 입장료는 인당 50위안(약 9700원)이며 현장 구매가 가능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6시까지다.
청양궁 입구는 공원 밖에 있다. 서문으로 나오면 바로 보인다.
친타이거리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면 친타이 거리로 나와보자. 공원과 거리는 다리 하나로 연결돼 있다. 친타이 거리는 한나라와 당나라 시대의 건축 스타일로 지어진 곳이다.

친타이라는 이름은 2200년 전 사마항여와 탁원쥔의 사랑 이야기에서 탄생했다. 두 사람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청두로 도망쳐왔지만 사마항여가 과거에 합격해 장안으로 떠났고 5년이 지난 뒤 다시 청두에서 재회한 이야기다. 보석점이 많아서 결혼반지를 맞추거나 선물용 보석을 사기도 해 ‘사랑의 길’이라고 불린다.
이 밖에도 레스토랑, 오페라하우스, 기념품점이 모여 있어 구경할 것도 많다. 거리 중간에 있는 말 동상은 친타이 거리 사진 명소다. 동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겨보자.

저녁 시간엔 거리 입구에 조명을 켜서 더욱 화려해진다. 거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약 920m로 길지 않으니 천천히 구경해도 좋다.
롱센위안

많이 걸었더니 배는 이미 먹을 준비를 마쳤다. 롱센위안은 친타이 거리 내에 있는 미슐랭 레스토랑이다. 가게는 무려 20년 동안 정통 청두 핫팟(Hotpot)이라는 단일 메뉴를 고집했다. 18가지 수프 베이스와 다양한 양념장이 훠궈 전문점이라는 확신을 준다.

대표 메뉴는 붉은 향신료 오일 베이스와 토마토 베이스다. 소고기를 좋아한다면 대동맥, 안심 같은 부위도 시도해 보자.
미슐랭 레스토랑이지만 가격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롱센위안의 기본 메뉴인 매운 돼지기름 핫팟은 68위안(약 1만3000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원하는 꼬치와 소스를 추가해 먹는다. 고기 추가 평균 가격은 50위안(9700원)이다.
이곳은 외국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하니 가기 전 현금을 준비해 놓으면 좋다.
윤 슈펑야
느긋하게 앉아 관람할 수 있는 중국 문화 공연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롱센위안 식당 바로 옆에 있는 윤 슈평야는 쓰촨성 민속 공연을 선보이는 오페라 하우스다.
공연은 곡예사, 불 쇼, 얼굴 바꾸기 가면 쇼 등으로 구성하며 약 1시간 반가량 진행한다. 특히 화려한 세트와 무대의상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다.
중국어를 이해하지 못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공연이 끝나면 공연자들과 기념 촬영이 가능하니 기다려서 함께 사진도 찍어보자. 추가 티켓을 구매하면 연극 의상 및 메이크업 체험을 받을 수 있다.

티켓은 여러 여행 플랫폼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당일 구매도 가능하지만 여유롭게 공연 2시간 전에는 예약하는 게 좋다. 티켓 가격은 여행 플랫폼마다 상이하며 성인 기준 평균 15달러(2만 원)정도다. 공연은 매일 하루 1번 오후 8시에 시작한다. 공연에선 차와 해바라기씨를 제공한다.
푸친 야시장

늦은 오후 또는 이른 저녁이 오면 으레 입이 심심해지기 마련이다. 차로 10분 거리엔 청두에서 가장 오래된 야시장이 있다. 푸친 야시장엔 청두 전통 길거리 음식 부스가 100개가 넘는다.

추천 음식은 양념 감자, 달걀 볶음면, 설탕 배 등이 있다. 특히 양념 감자는 뛰긴 알감자에 알싸한 양념을 뿌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휴게소 알감자와 다른 맛이니 먹어보는 걸 추천한다. 중국 향신료를 묻힌 소시지 바와 봉지에 담아서 주는 두유도 먹어볼 만하다. 볶음면은 10위안(1700원) 정도이며 나머지 음식들도 대부분 20위안(3500원) 정도로 저렴하다.
처음 보는 음식도 많으니, 새롭게 도전해 봐도 좋다. 운영시간은 오후 11시 30분까지로 야식을 해결하기 딱 좋은 곳이다.
청두는 상하이나 베이징처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는 아니다. 덕분에 중국 현지의 느낌을 가득 느낄 수 있다. 복잡한 관광지보다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청두를 추천한다. 또 다른 사천음식의 성지인 ‘충칭’은 차로 3시간 거리에 있으니 근교 여행으로 손색없다.
글=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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