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는 미국 조지아주의 주도다. 미국 동남부의 경제, 문화, 교통의 중심지로 미국 현지인들에게는 마이애미 못지않은 국내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힌다.
애틀랜타는 미국 인권운동의 중심지로 당시 역사를 담은 박물관과 문화공간이 많다. ‘자유주의 국가 미국’의 모습을 유지하기까지 다사다난했던 과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900년대 미국을 둘러보는 애틀랜타 하루 코스를 준비했다.
애틀랜타 브렉퍼스트 클럽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브런치로 배를 든든히 채워보자. 애틀랜타 브렉퍼스트 클럽은 전형적인 미국 남부식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그 중 ‘남부의 아침 식사(Southern Breakfast)’ 메뉴는 달걀, 토스트, 베이컨에 남부식 그리츠가 함께 나온다. 그리츠는 미국 남부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옥수숫가루를 삶아 버터, 우유를 첨가해 만든 요리다. 이 밖에도 치킨, 와플, 팬케이크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아침을 먹은 뒤 디저트를 감당할 배가 남아있다면 조지아의 대표 디저트도 추천한다. 저스틴 비버 노래 ‘피치스(Peaches)’엔 ‘조지아에서 복숭아를 구했어(I got my peaches out in Georgia)’라는 가사가 있을 정도로 조지아는 복숭아가 유명하다. 디저트 메뉴인 ‘피치 크럼블 프렌치토스트’는 조지아에서 자란 복숭아와 소스를 곁들인 와플이다.

현지인들 사이에선 ‘한입에 먹는 애틀랜타’ 조합이 인기다. 시원한 코카콜라를 주문해 복숭아와 함께 먹어보자. 코카콜라 본사가 애틀랜타에 있어 콜라와 복숭아는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
식당은 실제로 현지인들이 아침을 해결하는 곳이기도 하다. 웨이팅이 있지만 회전율은 빠른 편이다. 식당은 ‘브렉퍼스트 클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침과 점심에만 운영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다.
펨버턴 플레이스
식당에서 4분만 걸으면 애틀랜타의 대표 관광지가 모여 있는 광장이 나온다.
펨버턴 플레이스는 8만3000㎡(약 2만5000평) 규모로 코카콜라 박물관, 조지아 수족관, 인권 박물관이 있는 곳이다.
그중 대표적인 건 코카콜라 박물관이다. 펨버턴 플레이스라는 이름조차 코카콜라를 발명한 존 펨버턴(John Pemberton)에서 가져왔다. 코카콜라 박물관 앞에는 그의 동상도 있으니 구경해보자.
코카콜라 박물관 내엔 회사의 역사와 더불어 콜라 무한 리필 맛보기, 냄새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맞은편에 있는 조지아 수족관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수족관으로 벨루가 같은 희귀 생물도 만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두 곳 다 가보는 걸 추천한다.
명소를 가지 않더라도 광장엔 산책로가 있어 여유롭게 걷기 좋다. 광장에 있는 대표 명소들은 애틀랜타 시티 패스로 입장 가능하다. 코카콜라 박물관 개별티켓은 성인 기준 21달러(약 2만9000원)부터 시작하며 조지아 수족관은 39달러(약 5만4000원)부터 시작한다.
국립 시민 및 인권 박물관
애틀랜타는 미국 시민권 운동의 중심지다. 당시 가장 대표적이던 두 단체가 애틀랜타에서 활동했으며 애틀랜타 시민 및 인권 박물관은 당시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 목록은 미국 시민권 운동, 글로벌 인권 운동, 마틴 루터킹 컬렉션이다.
미국 시민권 운동 전시엔 짐 크로우 법 인종차별 시대부터 1968년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 사건까지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전시 큐레이팅은 토니상 수상 경력이 있는 영화감독 조지 C. 울프가 담당했다.
당시 시민권 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다. 그의 고향 역시 애틀랜타로 마틴 루터킹 컬렉션엔 그의 논문 및 유물을 포함해 목사의 대표 연설인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를 당시 현장처럼 들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박물관 규모는 3900㎡(약 1180평)으로 3개의 대표 전시를 포함해 갤러리, 기념품 가게 등이 있다.
박물관은 유명 건축가 필 프릴론(Phil Freelon)이 설계했다. 건물의 곡선을 활용해 마치 두 손이 합쳐진 모습을 보인다. 박물관 내에선 공연이나 도서 토론, 강의 같은 행사도 열리며 주말엔 가이드투어도 신청할 수 있다.
박물관 역시 애틀랜타 시티패스 명소 중 하나며 개별티켓은 성인 기준 19달러(약2만4000원)다.
폭스 영화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폭스 영화관은 4665개의 좌석을 갖춘 대규모 극장이다. 1928년에 건설한 이후 수십 년간 미국인의 문화생활을 책임졌다.
현재도 브로드웨이 쇼, 콘서트, 코미디, 영화를 포함해 연간 150회 이상의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작년엔 국내 아이돌 에스파의 애틀랜타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극장은 미국의 영화 제작자인 윌리엄 폭스가 인수한 이후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윌리엄 폭스는 미국 전역에 영화관을 설치한 영화 재벌로 불리는 인물이다. 개장 당시엔 디즈니의 첫 번째 만화인 스팀 보트 윌리를 초연했으며 이후 수많은 영화와 공연을 진행했다.
오랜 역사가 있는 극장인 만큼 건축 투어, 오르간 투어, 백스테이지 투어 등도 운영하고 있다. 흥미로운 공연이 있다면 저녁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보는 걸 추천한다.
웅장한 규모의 극장에서 즐거운 음악을 들으며 당시 미국인들의 문화생활을 체험해 보자. 공연 일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극장은 내부도 화려하지만 입구 전광판도 볼거리 중 하나다. 진행 중인 공연이나 기념일에 맞춰 입구 전광판 메시지를 바꾸기 때문이다. 선거일, 동성애의 달 등을 기념하기도 하며 매번 폰트나 디자인이 달라져 사진을 남기기 좋다.
매리 맥의 티 룸
미국의 아침 식사로 시작했다면 미국의 저녁 식사로 끝내보자.
공연장에서 7분 정도 걷다 보면 75년 이상 애틀랜타에서 고전 남부 음식을 제공한 레스토랑이 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애틀랜타 전역에 레스토랑을 연 것이 그 시초다. 당시 여성은 레스토랑을 열 수 없었기에 ‘티 룸(Tea Room)’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매리 맥의 티 룸은 당시 애틀랜타 시내에 있던 16개의 티 룸 중 현재 운영하는 유일한 곳이다. 현재는 애틀랜타에서 가장 큰 레스토랑 5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식당은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주문서에 연필로 쓴다거나 첫 방문 손님에게 콘브레드 머핀을 주는 등 당시 전통을 지키고 있다.
대표 메뉴는 치킨이며 3인 이상이 즐길 수 있는 ‘남부 스페셜’ 메뉴도 있다. 남부 스페셜은 구운 닭가슴살, 미트로프, 만두, 치킨, 칠면조고기 중 3가지와 디저트까지 포함한다. 가격은 인당 28.49달러(약 3만9000원)다.
다양성의 나라 미국답게 비건, 글루텐 프리 등의 다양한 메뉴 구성도 포함한다.
미국 남부의 진한 사투리와 20세기 역사가 남아있는 애틀랜타는 당시 문화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애틀랜타는 남부에 있어 여름 기온이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구를 ‘대프리카’라고 부르는 것처럼 애틀랜타는 ‘핫틀랜타(Hotlanta)’로 불린다. 여름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뜨거운 햇살에 대비하는 걸 추천한다.
글= 문서연 여행+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