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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이 살 것 같은 스위스의 ‘폭포 마을’ 라우터브루넨

홍지연 여행+ 기자 조회수  

알프스의 나라 스위스에는 아름다운 고봉의 수만큼 깊은 계곡들이 나라 곳곳으로 펼쳐져 있다. 그리고 산과 산 사이 깊게 파고든 계곡에는 아름다운 절경을 품은 산악 마을이 촘촘히 자리한다. 최근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라우터브루넨이 대표적이다. 알프스에서 흘러내린 아름다운 폭포가 마을 곳곳에 자리한다는 라우터브루넨.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엘프들의 도시 ‘리븐델’의 모델이 되었다는 아름다운 알프스 계곡 마을을 소개한다.

반지의 제왕 속 ‘엘프 마을’이 탄생한 이곳

라우터브루넨 마을 풍경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스위스 베른주에 위치하는 라우터브루넨은 인터라켄과 융프라우 등 스위스를 대표하는 알프스 관광지를 품은 융프라우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아직까지 그린델발트와 인터라켄 등이 더 유명하지만 스위스를 여러 번 찾은 유럽 여행객에게는 훨씬 전부터 입소문이 났다.

‘물의 도시’ 라우터브루넨이 처음 문헌에 등장한 것은 1240년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6세기에는 계곡 깊은 곳에서 철광석이 발견되면서 이를 채굴하기 위한 광산과 제철소가 지어지기도 했었다. 이런 마을에 외지인이 들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후반이었다.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에 도전하는 산악인들이 기어코 라우터브루넨까지 찾아들었고 이들은 이 깊숙한 오지를 베이스캠프 삼아 알프스에 올랐다. 19세기 초반 인터라켄까지 도로가 연결되고 융프라우 철도 등 많은 산악 열차가 개통하면서 관광객은 더 몰려들었다. 라우터브루넨은 인근 산악 마을로 가는 기점 역할을 한다. 라우터브루넨역에서 뮈렌까지 가는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곧장 연결된다. 여기서 그리취알프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간 다음 그곳에서 다시 산악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라우터브루넨 마을 풍경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라우터브루넨은 융프라우와 엮어서 구경하면 좋다. 융프라우에서 하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산악 열차를 타고 아이거글레쳐, 클라이네샤이덱을 거쳐 라우터브루넨역까지 약 1시간 40분이 걸린다.

일단 역에서 내리면 마을로 드는 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오른편에 라우터브루넨 관광 안내소가 보인다. 창문 안으로 반지의 제왕 주인공 ‘레골라스’ 인형을 세워둔 것이 독특하다. 이곳에서 마을 안내 책자와 지도를 챙겨든 다음 향한 곳은 슈타우프바흐 폭포 전망대였다.

라우터브루넨 마을 풍경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앞서 설명했듯 라우터브루넨에는 폭포가 많다. 알프스 산맥에서 가장 깊은 계곡 중 하나로 수직에 가까운 직벽이 마을 곳곳에 경계막처럼 쳐져 있다. 마을 곳곳에는 약 72개 폭포가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슈타우프바흐 폭포다. 높이가 300m에 달하는 슈타우프바흐 폭포는 스위스에서 세 번째로 긴 폭포다. 외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곧 멀리서 수직 낙하하는 슈타우프바흐 폭포가 보인다. 폭포 가까이로 다가가서 볼 수 있도록 계단을 놓았다. 폭포와 어우러지는 마을 전체 모습을 보고 싶다면 슈타우프바흐 폭포 전망대로 가면 된다. 앞서 말한 관광 안내소와 폭포 중간 지점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라우텐브루넨 교회와 알프스 그리고 우람한 폭포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망대라고 했지만 특별한 시설 없이 약간 시야가 트여 있는 게 다다. 이곳에서부터 교회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을 따라 짧은 산책을 즐겨도 좋겠다.

자동차 없는 마을 벤겐에서 보낸 따스한 오후

라우터브루넨 자치구를 구성하는 마을 중 하나인 벤겐은 일명 ‘차 없는(Car Free)’ 마을이다. 쓰레기 차 혹은 도로 공사를 위한 차량, 마을 주민이 농사를 위한 목적으로 허가를 받은 차량만 통행이 가능하다. 벤겐 마을에서 들리는 가장 큰 소음은 알프스 산을 넘나드는 헬리콥터 소리와 풀을 뜨는 소 목에 단 종소리가 전부다.

벤겐 마을 초입 모습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라우터브루넨이 깊은 계곡에 위치한 반면 벤겐은 해발 1274m로 햇볕이 잘 드는 구릉지에 자리하고 있다. 인구는 약 1300명으로 특히 겨울에 가장 붐빈다. 알파인 스키 월드컵 경기가 1월에 열리기 때문이다.

라우터브루넨이 과거 광업이 주로 발전했다면 벤겐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 많았다. 이곳 역시 19세기 초가 되면서 관광객이 찾아들었고 1817년 벤겐 지역을 소개한 책 ‘6주 여행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여행업 특히 스키 관광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1921년 영국인들은 이곳에서 스키 활강선수권 대회를 열기도 했다. 벤겐 스키 코스는 세계에서 가장 풍경이 아름다운 슬로프 중 하나로 꼽힌다.

벤겐 역시 기차역을 중심으로 마을이 구성되어 있다. 라우터브루넨보다 길이 좀 더 복잡하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경사진 곳이 많으니 기호에 맞게 산책하면서 마을 구경을 하면 된다.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마을 관광 안내소는 벤겐 곤돌라 리프트 승강장 바로 옆에 있다. 큰길을 따라 걷다가 ‘스위스 롯지 호텔 베르너호프’ 옆쪽으로 난 샛길로 빠지면 벤겐 개혁 교회로 이어진다. 시야가 트여 있어 이곳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뷰가 예쁘다. 30분마다 시간을 딱딱 맞춰 알프스 산을 따라 내려오는 초록색 기차도 볼 수 있다.

벤겐 마을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교회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경사면이 시작한다. 알프스 전통 가옥 샬레 모습을 한 숙박업소도 전부 이곳에 몰려 있다. 뾰족 지붕이 겹겹이 이어지는 마을 풍경을 눈에 담으며 천천히 걷기로 했다. 경사로를 따라 올라갔더니 마을 안쪽 목장이 보인다. 딸랑딸랑 어렴풋이 들려오던 푸른 종소리의 근원지가 바로 이곳이었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 바로 옆으로 목장이 펼쳐졌다. 스위스에 여러 번 와봤어도 이렇게 가까이서 소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벤겐 마을 목장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무엇보다 좋은 것은 빛이 잘 든다는 것이었다. 스위스 알프스를 여행하다 보면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무척 귀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아름다운 알프스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만큼 해와는 멀어진다고 보면 맞다. 해가 중천에 떠 있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낮 시간은 산 그림자 속에서 보내게 된다. 하지만 벤겐은 다르다. 언덕에 위치한 축복받은 벤겐은 알프스를 가까이 눈에 담으면서도 충분한 햇볕도 즐길 수 있는 따스한 산악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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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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