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레이드는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주도다. 동물원, 경기장, 박물관 등 여러 시설을 갖춰 호주 남부의 예술과 문화를 담당한다. 유명 관광지들이 시내와 가까워 도보 여행에도 제격이다. 다운타운 주변에서 알차게 즐기는 하루 코스를 준비했다.
애들레이드 동물원 Adelaide Zoo
애들레이드엔 호주에서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가진 동물원이 있다. 애들레이드 동물원은 250종 이상과 2500마리 이상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남반구에서 유일하게 판다를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2024년 11월까지는 푸바오의 고모인 ‘푸니’와 ‘왕왕’이 있었다. 두 판다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 현재는 ‘싱추’와 ‘이란’이 살고 있다.

동물원에는 멸종위기종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종은 수마트라 호랑이다.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마지막 호랑이로 현재 야생엔 약 300~500마리만 남아있다. 판다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애들레이드 동물원 인기 동물이다.
동물과 직접 교감하고 싶다면 체험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동물마다 나이 제한이 있으며 호랑이 먹이 주기 체험은 10세부터 가능하다. 가격은 비회원가 150호주달러(약 13만6000원)이다. 미어캣, 여우원숭이, 거북이 먹이 주기 체험은 8세부터 가능하다. 8세 미만의 아이를 동반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린 먹이 주기 체험은 모든 연령에 열려있다.

호주에서 캥거루만큼 유명한 동물은 호주의 ‘걸어 다니는 벌금’이다. 쿼카는 사람을 좋아해 가까이 다가오지만 만지면 벌금행이기 때문이다. 호주 정부에서 멸종 위기 취약종인 쿼카를 지키기 위해 만지거나 먹이를 줄 때 최대 300호주달러(약 27만 원)를 부과하고 있다.
쿼카는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 불린다. 쓰다듬어주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행복한 미소를 사진으로 남겨보자. 동물원 입장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권은 성인 46호주달러(약 4만1000원), 어린이 24.5호주달러(약 2만2000원)이다.
애들레이드 식물원 Adelaide Botanic Garden
동물원 바로 옆엔 대규모 식물원이 있다. 멋진 건축물과 호주 원산 식물이 많으니 들러보자. 애들레이드 식물원은 약 50만㎡(약 15만평) 규모로 1857년에 개장한 이후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운영했다.

식물원엔 걸음을 멈출 정도로 아름다운 온실이 있다. ‘팜하우스’는 호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유리온실이다. 우아한 외관으로 이곳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커플도 많다. 식물원 대표 포토스폿이니 SNS용 사진을 원한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 온실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식물원 운영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하다.
또 다른 포토스폿은 ‘장미정원’이다. 호주 기온에 적합한 장미를 재배하고 시험하는 곳으로 화려한 핑크빛이 매력적인 장소다. 정원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장한다. 이 밖에도 호주 원주민 정원, 150년 된 무화과나무, 호주 200주년 기념 온실 등 흥미를 끌 만한 장소들이 많으니 방문해 보자.

정원은 연중무휴이며 계절에 따라 영업시간이 달라진다. 가을과 겨울엔 평일 오전 7시 15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주말 및 공휴일엔 오전 9시에 운영을 시작한다. 봄과 여름엔 오전 7시 15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운영한다.
밀키 레인 애들레이드 Milky Lane Adelaide
슬슬 배도 채워야 하니 다운타운으로 들어가 보자. 다운타운엔 입장부터 범상치 않은 식당이 있다. 유명 연예인의 벽화와 신나는 음악까지 ‘밀키 레인’은 ‘생동감 넘치는 도시 분위기’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식당에선 싫어할 수가 없는 조합. 햄버거와 스무디를 제공한다. 햄버거 크기에 깜짝 놀랄 수 있다. 한 손으로 들기조차 버거운 꽉 채워진 수제버거가 나온다. 버거 종류는 11가지로 클래식 버거부터 트리플 치즈버거까지 다양하니 취향에 맞게 골라보자. 햄버거와 함께 먹을 음료도 이곳에선 단순하지 않다. 식당에선 음료 대신 ‘예술 작품’을 만든다고 할 정도로 자부심이 있다. 10가지 종류의 스무디와 함께 화려한 칵테일을 선보인다.
여행 중 칵테일 한 잔을 즐기고 싶다면 ‘그레이프 허바 버블 스파이더(Grape Hubba Bubba Spide)’를 추천한다.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해 테이블 전체를 안개로 뒤덮는 퍼포먼스도 보여준다. 뿜어져 나오는 안개 덕분에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칵테일이라 불린다.

이 밖에도 보드카와 누텔라의 조합이나 버블검 크림에 스프링클까지 올려진 ‘버블 오 빌’ 등 화려한 비주얼을 보인다. 밀키 레인의 좋은 점은 영업시간이다. 이곳은 오후 12시부터 오전 12시까지 운영한다. 월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다. 애들레이드 다운타운의 몇 음식점들은 저녁만 운영하거나 아침에만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자.
몰스볼 동상 The Mall’s Balls Statue

시카고에 ‘클라우드 게이트’가 있다면 애들레이드엔 ‘몰스볼’이 있다. 식당에서 8분 정도 걷다 보면 다운타운에서 가장 상징적인 예술 작품이 나온다. 몰스볼은 스테인리스 공 두 개가 위로 놓여 있는 모양이다. 애들레이드 포스터, 티셔츠, 쇼핑몰 로고에도 등장하는 애들레이드의 랜드마크다. 몰스볼은 ‘거울 샷’의 성지로 유명하다. 거울에 비치는 다운타운 전경과 함께 단체 ‘거울 샷’을 남겨보자. 현지인들에게 몰스볼은 만남의 장소다. 주민들은 시내에서 약속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몰스볼 앞에서 만난다. 동행과 서로 흩어진 후 다시 재회할 장소가 필요하다면 현지인처럼 “몰스볼 앞에서 만나”라고 해보자.
몰스볼 근처에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돼지, 비둘기, 바퀴벌레 같은 이색 조각상들이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특이한 조각상들이니 구경해보자. 몰스볼은 ‘랜들 몰의 볼’이라는 뜻이다. 랜들 몰은 520m 길이의 애들레이드 대표 쇼핑몰로 1000개가 넘는 매장과 3개의 대형 백화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헤이즈 초콜릿의 본점도 이곳에 있으니 들러보자.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소유 초콜릿 제조업체로 프리미엄 초콜릿을 제조한다. 애들레이드 대표 기념품 중 하나로 기념품을 고민 중이라면 헤이즈 초콜릿을 추천한다.
애들레이드 오벌 Adelaide Oval

다운타운에서부터 존재감을 뽐내는 이 건물은 애들레이드 최대 경기장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도보 15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야구, 크리켓, 럭비, 호주식 풋볼, 테니스 경기가 열린다. 스포츠에 관심이 있다면 저녁 시간을 빌려 관람해 보자. 약 5만3000석으로 호주의 열띤 스포츠 열정을 한 몸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경기장에선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경기장 옥상에 올라가 일몰을 보는 투어가 가장 인기다. 만 8세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는 ‘루프클라임 트와일라잇(Roof Climb)’은 360도 탁 트인 전망을 보여준다. 애들레이드 시내와 아름다운 해안선의 일몰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등반 시간은 총 2시간이며 가격은 높은 편이다. 성인 125달러(약 11만3000원) 15세 미만 95달러(약 8만6000원)다. 애들레이드 경기 일정 및 체험 예약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애들레이드는 시드니에서 비행기로 2시간, 멜버른에서 비행기로 1시간 15분 걸린다. 호주 횡단열차인 더 간(The Ghan)의 출발지도 애들레이드다. 호주 대륙을 횡단하는 초호화 기차여행으로 인기가 많다. 유명 관광지에서 벗어나 호주 현지의 일상을 가득 담은 도시가 궁금하다면 애들레이드를 추천한다.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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