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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대로 아름다운 알프스 마을 칸더슈테크와 블라우제 [깊숙이 스위스]

홍지연 여행+ 기자 조회수  

칸더슈테크 마을 아침 풍경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이번 스위스 가을 여행은 약속을 안고 떠났다. 지금이 아니면 절대 못 보는 풍경을 하나씩 품고 오겠다는 것이었다. 시간을 읽기 가장 좋은 계절이 가을이다. 나무에 달린 잎은 아침과 저녁 색이 다르다. 간밤에 바람이라도 세게 불어 닥치거나 비라도 뿌리면 다음날 아침 나무는 금방 휑한 모습이 된다. 찰나를 붙잡을 기세로 떠난 스위스 여행은 하루하루가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했다. 반가운 것은 역시 인정 넘치는 작은 마을이었다. 요정이 살 것처럼 아름다운 산중 호수 블라우제만큼 좋았던 것은 칸더슈테크 마을에서 현지인처럼 즐긴 아침 산책이었다.

작고 소중한 칸더슈테크 마을


칸더슈테크 마을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스위스 베른주 남쪽에 위치한 칸더슈테크는 인구 약 12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기차를 타고 마을로 들어도 되지만 이번엔 조금 극적인 방법으로 칸더슈테크를 찾았다. 바로 칸더슈테크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발레주 로이커바트에서 시작하는 겜미 패스 트레일을 걷는 일이다. 겜미 롯지에서 약 9㎞를 걸어 베른주 순뷔엘까지 간 다음 이곳에서 곤돌라를 타고 하산해 다시 버스를 타고 칸더슈테크에 도착했다.

해가 지기 직전 도착한 칸더슈테크 마을은 아늑하고 포근했다. 베르나 알프스 발름호름(Balmhorn, 3698m)과 블뤼엠리스알프(Blüemlisalp, 3663m) 그리고 그로스 로너(Gross Lohner, 3049m) 등 고봉에 둘러싸인 칸더슈테크 마을은 칸더 계곡(Kander Valley) 상류 쪽에 위치한다.


호텔 베르너호프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하룻밤 묵어갈 곳은 호텔 베르너호프(Hotel Bernerhof)다. 호텔은 1914년 처음 문을 열었다. 현재 주인은 클라우디아 게르하르트 레만 부부다. 이들은 몇 년 전 호텔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체크인 데스크에서 게르하르트 레만이 맞아줬다. 오래된 호텔이라 엘리베이터 크기가 작다. 짐가방 두 개와 어른 두 명이 들어가면 꽉 찬다.


호텔 베르너호프 싱글룸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묵직한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작은 방이 보인다. 침대와 책상 그리고 발코니로 연결되는 창틀 역시 전부 나무다. 바닥에는 따스한 느낌의 빨간 카페트가 깔려 있다. 전통 샬레 호텔을 이용할 때는 한 가지 주의해야할 것이 있다. ‘싱글룸’ 객실이 있는데 이는 단지 방 크기가 작다는 의미가 아닌 1인 여행객을 위한 방이다. 침대 크기도 어른 딱 한 명이 누우면 적당한 사이즈다.


호텔 베르너호프 레스토랑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호텔 베르너호프에는 총 42객실이 있고 △더블룸 스탠다드 △더블룸 수페리어 △싱글룸 ‘알멘알프’ △스위트룸 ‘브뤼엠리스알프’ △ 스위트룸 ‘알멘알프’ 등 총 5개 타입으로 나뉜다. 참고로 이곳은 애완견과 함께 머무는 객실도 있다. 실제로 커다란 개 두 마리와 함께 투숙하는 현지인도 만났다.


칸더슈테크의 아침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호텔 베르너호프는 레스토랑으로도 유명하다. 제법 규모가 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파티나 연회를 즐기는 장소이기도 하다. 식당에는 클라우디아가 직접 나와 손님을 맞이했고 아까 체크인 데스크에서 만난 게르하르트는 생맥주를 나르고 있었다. 클라우디아는 자리를 안내해주면서 짧게 호텔에 대해 소개했다.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접근성이 좋다는 것. 기차역과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서 5분 거리라서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도 어렵지 않게 오갈 수 있다. 또 산중 호수 외시넨제(Oeschinensee)로 가는 곤돌라 정류장까지도 예쁜 산책길을 따라 10분이면 닿는다.


칸더슈테크 마을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호텔에 짐을 풀고 동네 산책에 나섰다. 가장 이쁜 길은 외시넨제 곤돌라 정류장까지 가는 길목이었다. 작은 교회 건물과 푸른 초원 그리고 뒷배경으로 웅장한 산까지 더해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호텔을 등지고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기자기한 마을 모습이 보인다. 각종 호텔과 관공서, 관광 안내소가 큰길을 따라 늘어서 있다. 큰길이라고 해봤자 왕복 2차선 도로다.


고즈넉한 칸더슈테크의 아침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마을 중심에는 하얀색 외벽의 복음교회 건물이 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큰길과 기차역으로 향하는 도로가 만나는 삼거리 지점에 교회가 위치한다. 칸더슈테크에서 가장 예뻤던 장면은 칸더강으로 합류하는 작은 개천 주변이었다. 소담한 개천 가운데 아치형 돌다리가 있고 다리 너머로 회랑처럼 낮고 긴 건물과 빨간 창틀이 예쁜 노인복지주택이 보인다. 다리에 걸터앉아 물소리를 들으며 잠깐 멍을 때리는 시간이 내내 기억에 남는다.

사계절 아름다운 블라우제 자연공원


블라우제 자연공원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사실 칸더슈테크를 일정에 넣은 것은 바로 블라우제(Blausee) 때문이다. 블라우제 자연공원은 칸더슈테크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에 있다. 블라우제 자연공원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다. 월~금요일 어른 11스위스프랑(약 1만7300원),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13스위스프랑(약 2만500원)을 받는다. 공원은 입장 시간도 제한되어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2024년 10월 기준으로 입장료와 운영 시간은 때때로 달라질 수 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구에서 호수로 가는 길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블라우제 자연공원은 블라우제라는 천연 호수를 끼고 조성했다. 호수 주변으로 호텔과 카페, 레스토랑, 어린이 놀이터와 송어 양식장, 스파, 바비큐장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해 놓았다. 아침 일찍 오픈 시간에 맞춰갔는데도 주차장에 차들이 꽤 들어차 있었다. 공원 내에는 다양한 산책로가 있다. 입구부터 호수까지 가는 길도 여러 가지다. 가장 빠른 방법은 일직선으로 놓인 메인 산책로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걸어서 5분이면 유리알 같이 투명한 블라우제가 눈앞에 나타난다. 약간 돌아가는 ‘협곡 산책로(Gorge path)’로 가면 이끼에 뒤덮인 신비로운 숲 풍경도 만날 수 있다.


블라우제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입장료에는 보트 이용 요금도 포함되어 있다. 빨간 보트를 타고 호수를 다니면서 가이드가 간략히 호수에 대해 설명도 해준다. 호수는 아담한 크기다. 면적 0.64㏊(6300㎡)로 호수 변을 따라 한 바퀴 걷는데 1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클라우디아가 개인적으로 가을 블라우제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블라우제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시간이 흐르고 점점 해가 떠오르자 호수는 점점 에메랄드빛으로 변해갔다. 말간 호수 안에는 빨갛게 노랗게 저마다의 색으로 물든 나무들이 고스란히 비쳤다. 블라우제에서는 멍때리는 일이 가장 쉽다. 빛이 움직이는 속도도 고스란히 눈에 잡힌다. 태양이 움직일 때마다 시시각각 물빛이 바뀌는 것도 신기하고 대체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 속 이곳저곳 헤엄치는 연어를 지켜보는 일도 재밌었다. 그러다 사랑이 듬뿍 담긴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는 엄마와 아이를 보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모든 것이 동화 같은 온정적 풍경에 사르르 녹아내릴 지경이었다.


블라우제의 가을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적당한 자연의 때를 맞추는 일은 한국이나 스위스에서나 어렵다. “더 조금만 더”를 원하다가 어제 본 풍경이 가을의 절정이었음을 깨닫는다. 지금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해 현재를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스위스 가을 여행이었다. 자연도 인간도 오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


가을을 맞은 블라우제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스위스(칸더슈테크)=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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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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