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마구치 마사루 코트야드 메리어트 삿포로 총지배인 홋카이도 문화를 담은 호텔 디자인 자작나무에서 다이아몬드 더스트까지 38년 경력 호텔리어가 본 삿포로의 변화 |
일본 최북단 섬 홋카이도 수도인 삿포로가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삿포로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61만 명 중 무려 46만 7000명이 한국인이었다. 전체의 28%를 차지하는 압도적 수치다. 무려 재작년 대비 7배나 급증했다.
삿포로는 겨울엔 스키어 천국으로, 여름엔 싱그러운 자연의 파라다이스로 변신한다. 꽃과 녹음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국인들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도쿄, 오사카 같은 번화한 대도시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힐링을 누리고 싶다면 더 홋카이도행이 제격이다.
이러한 인기에 발맞춰 삿포로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등장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삿포로(Courtyard by Marriott Sapporo)가 그 주인공. 총 321개 객실을 자랑한다. 고층 객실에선 삿포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미식가를 위한 공간도 잊지 않았다. 1층 ‘더 라운지’는 여유로운 휴식을, 레스토랑 ‘섭스텐스(Substance)’에서는 세미 오픈 키친을 통해 요리사들의 조리 과정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섭스텐스 뷔페는 맛과 가격 모두 여행자들 마음을 사로잡아 은근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24시간 피트니스 센터와 일본식 스파는 바쁜 일정 후 재충전을 하기에 좋다. 입지도 탁월하다. 나카지마 공원 맞은편, 도심 중심에 위치해 스스키노 맛집과 오락시설, 니조 시장, 오도리 공원 등 주요 명소와 접근성이 뛰어나다. 호텔은 나카지마코엔 지하철역에서 도보 3분 거리다. JR 삿포로역을 거쳐 신치토세 공항까지 37분 만에 갈 수 있는 편리한 교통도 자랑한다.
자세히 알아보고자, 여행플러스는 야마구치 마사루(Masaru Yamaguchi)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삿포로 총지배인과 인터뷰를 나눴다.
야마구치 총지배인은 1986년 호텔 뉴 오타니 하카타에서 호텔리어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윈저 호텔 토야 리조트&스파와 만다린 오리엔탈 도쿄 객실 부서를 거쳤으며, 2013년 호텔 몬테레이 삿포로와 호텔 몬테레이 에델호프 삿포로 객실 부문 총지배인을 역임했다. 2014년에는 웨스틴 센다이 총지배인을 맡았다.
개관 소감과 호텔 소개를 부탁한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삿포로는 홋카이도 최초, 일본 내 여덟 번째 코트야드 브랜드다. 호텔 테마는 자연과 도시 생활의 조화다. 호텔은 ‘개척자들(Trailblazers)’을 위해 만들어졌다. 여기서 말하는 개척자란 기존의 틀을 벗어나 열정 넘치게 일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런 투숙객을 위해 특별한 시설과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보면 된다.
목표는 간단하다. 나카지마 공원 지역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호텔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시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푹 쉴 수 있다는 것이다.
호텔 오픈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코트야드 DNA라고 할 수 있는 ‘환영’ ‘열정’ ‘진취’라는 핵심 가치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우리는 고객들이 “이 호텔 뭔가 다르다”라고 느끼길 원했다. 더 나아가 “다음에 또 와야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들고 싶었다. 목표는 고객 마음속에 ‘꼭 다시 가봐야 할 호텔’ 리스트에 오르는 것이다.
홋카이도 지역 문화를 반영한 호텔 디자인 요소는 무엇인가
객실에 들어서면 홋카이도 숲속에 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자작나무에서 영감을 받은 벽지가 객실을 따스하게 감싼다. 발밑에는 홋카이도 전통 염색 기법인 타데아이(Tadeai, 蓼藍)를 연상시키는 러그 매트가 깔려있다.
공용 공간으로 나오면 더 재밌어진다. 부드러운 곡선의 나선형 계단은 완만한 언덕을 오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 위로 고드름을 닮은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는데, 홋카이도 겨울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아래에는 삿포로 연질석으로 만든 조각상이 있다. 고드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형상화했다.
엘리베이터 홀과 프런트 카운터 벽에도 삿포로 연질석을 사용했다. 호텔 전체가 홋카이도 암석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2층 레스토랑 ‘섭스탠스’에서는 독특한 창문 장식을 볼 수 있다. 창문에 ‘다이아몬드 더스트’를 표현했다. ‘다이아몬드 더스트’란 겨울철 맑은 날 공기 중의 얼음 결정이 반짝이는 현상을 말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홋카이도 겨울 풍경 속에서 식사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호텔 전반에 걸쳐 홋카이도 자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추천하고 싶은 호텔 내 시설이 있다면
321개 객실 외에도, 호텔은 비즈니스와 레저 고객에게 모두 무료 고속 와이파이 서비스를 지원한다. 비즈니스 투숙객의 업무 효율과 여행객의 SNS 업로드 속도, 둘 다 보장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레스토랑 두 곳이다.
첫째는 1층 프런트 데스크 옆에 위치한 ‘더 라운지(The Lounge)’다. 체크인의 설렘을 음료 한 잔과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둘째는 2층 레스토랑 ‘섭스탠스’다. 홋카이도 재료로 만든 요리와 현지 브랜드 음료를 맛볼 수 있다. 홋카이도의 맛을 한 접시에 담아낸 셈이다.
한국인 투숙객이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추천하자면
‘더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 세트를 추천한다. 차에 대해 얘기하자면, 삿포로에서 처음 선보이는 유기농 브랜드 ‘아트 오브 티(Art of Tea)’의 다양한 차로 구성했다. 삿포로에서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애프터눈 티 세트에는 달콤한 디저트와 짭짤하고 감칠맛 나는 세이보리, 갓 구운 스콘이 함께 나온다. 백미는 파티시에의 ’라이브 쇼‘다. 방문객은 눈앞에서 파티시에가 정교하게 디저트 마무리 작업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호텔 내 애착이 가는 공간이 있나
두 곳이 있다. 올데이 다이닝 ‘섭스탠스’ 창가 자리와 ‘더 라운지’의 벽난로다. 두 공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특히 벽난로는 눈의 나라인 삿포로를 상징해서 마음에 든다.
나카지마 공원 지역이 ‘호텔 격전지’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트야드 메리어트 삿포로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나카지마 공원 지역은 삿포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변모하고 있다. 재개발 계획에 MICE 산업 관련 시설들이 포함되면서,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전략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삿포로가 새로운 비즈니스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한다.
차별화 전략은 비즈니스와 레저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최근 트렌드인 ‘블레저(B+Leisure)’와 맥을 같이 한다. 블레저는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업무와 여가를 동시에 즐기는 여행을 말한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삿포로는 비즈니스와 레저 니즈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비즈니스 여행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
한국 고객의 특징은 무엇인가
한국인은 ‘트렌디함’과 ‘전통적 예절’이 공존한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세련된 취향과 뛰어난 미적 감각을 지녔다.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또한, 한국 고객은 예절을 갖췄고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제품이나 서비스 품질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느끼는 경험과 감정까지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향이 삿포로인지 궁금하다
아니다. 큐슈의 후쿠오카 출신이다. 후쿠오카는 30년 넘게 한국인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그래서 한국 고객 니즈를 잘 이해하고 있다.
삿포로는 주로 겨울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주요 명소와 계절별 특징을 알려달라
삿포로에서 추천하는 명소는 호텔 바로 맞은편에 자리한 나카지마 공원이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여름에는 푸른 녹음과 지역 축제를 즐길 수 있다. 가을에는 단풍과 음식을 테마로 한 이벤트가 열리며, 겨울에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같은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나카지마 공원은 사계절 내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오랜 기간 삿포로에서 근무했다고 들었다.
‘설국’ 이미지를 넘어 다른 일본 도시와 차별화되는 삿포로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후쿠오카 출신이지만, 삿포로와 후쿠오카는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일본 주요 도시 중에서도 두 도시는 각자 독특한 매력을 나타낸다. 삿포로와 후쿠오카는 미식과 다양한 기념품으로 유명하다. 방문객들은 매년 변화하는 트렌드, 상점, 요리를 경험할 수 있어 늘 색다른 즐거움을 얻는다. 삿포로는 ’설국‘ 이미지를 넘어 다채로운 특색을 지녔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삿포로를 누비는 관광 버스다. 버스들의 생동감 넘치는 래핑 디자인은 도시의 활기와 창의성을 잘 보여준다.
삿포로의 숨은 명소나 현지인만 아는 장소가 있는지
이시카리 강변(Ishikari River system)으로 가볼 것을 추천한다. 이시카리강은 일급 하천으로, 삿포로 시내 중심을 가로질러 북동쪽으로 흐른다. 연어가 거슬러 올라오는 강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강변을 따라 산책하거나 달리기하는 것도 좋고, 자전거 타기엔 더할 나위 없다. 파크 골프 구역도 있어서 여유롭게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워터파크‘에서 신나게 놀아보는 것도 좋겠다. 여행객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인들에겐 일상 속 쉼터 같은 곳이다.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으니 아침 일찍 나가서 삿포로의 여유로운 아침을 만끽해보길 바란다.
뷔페가 가성비 좋다는 반응이 많은데 추천하는 메뉴가 있다면
아침엔 삿포로 소울푸드인 ‘미소 라멘’을 꼭 맛봐야 한다. 수제 차슈와 달걀로 꾸민 라멘으로 라이브 스테이션에서 입맛대로 토핑을 얹어 먹을 수 있다. 갓 구운 팬케이크와 함께 먹으면 하루가 달콤하게 시작된다.
점심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건 단연 ‘20가지 델리’다. 신선한 채소로 만든 델리는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아 일석이조다. 여기에 100% 홋카이도 소고기 패티로 만든 미니 버거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인기 메뉴다.
38년 호텔리어 경험으로 느낀 삿포로의 변화가 궁금하다.
앞으로 개통될 신칸센이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삿포로의 개성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도시 모습은 크게 변했다. 20년 전, 10년 전과 비교할 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외국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다. 호텔 수도 급증했다. 삿포로가 명실상부한 국제적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신칸센 개통 기대감이 높다. 가능한 한 빨리 개통되길 바라고 있다. 현재 비행기 좌석 수가 삿포로 방문객 수를 좌우하고 있다. 오키나와도 비슷한 상황이다. 혼슈에서 삿포로까지 신칸센이 연결되면 관광객 유입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본다. 신칸센은 삿포로에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신칸센 개통은 삿포로 관광의 질적, 양적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호텔업계를 포함한 지역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며, 관광업을 중심으로 홋카이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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