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숲 한가운데에서 진정한 ‘자연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남태평양에서 가장 신성한 곳’으로 여겨지는 라이아테아섬(Raiatea)의 ‘니우 쉑(NIU Shack)’이 그 주인공이다. 고대 폴리네시아인들이 가장 먼저 정착한 곳으로 알려진 라이아테아에서 전통 폴리네시안 웰빙 체험을 해보고자 하는 세계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곳이다. 매년 7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 일대에서 열리는 헤이바 축제에 참가하는 이들이 전통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과 신체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도 찾는다고 한다.
바나나로 머리 감고 코코넛 갈고…
웰빙 뷰티 클래스
니우 쉑으로 가기 위해서는 인적이 드문 산속으로 차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내려 숲길을 한참 걸어 올라가야 한다. 길이 좋지 않은 편이니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참 걷다보면 에바와 그의 어머니 빅토린느가 운영하는 웰니스 체험지 니우 쉑이 나온다. 도착하면 웰컴 드링크를 마시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본격적인 자연 속 뷰티 체험이 시작된다. 계곡으로 완전히 입수하고 산속에서 진흙이나 벌레가 많이 붙을 수 있으니 너무 아끼는 수영복은 입지 않도록 하자.
과일 등 재료를 챙겨 숲속으로 들어가 뾰족한 창을 이용해 코코넛 껍질을 벗기는 체험부터 시작한다. 뷰티 웰니스 체험이라는 설명이 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역동적인 액티비티의 향연이 펼쳐진다. 에바의 시범을 보며 있는 힘껏 코코넛을 창에 내리찧어 껍질을 벗긴 뒤 바위에서 코코넛을 깬다. 보기보다 많은 힘과 체력이 필요하다.
각자의 힘으로 연 코코넛을 잘게 가루로 갈고, 바나나, 라임 등 가져온 재료들을 손질한다. 코코넛은 충분이 있으니 중간 중간 한 입씩 먹어도 좋다. 으깬 바나나는 코코넛 밀크와 꿀을 섞어 ‘웰빙 샴푸’로 활용되고, 간 코코넛에 과일 껍질, 소금 등을 넣은 가루는 ‘천연 보디 스크럽’으로 쓰인다. 화학 성분이라고는 0.1퍼센트도 들어있지 않은 진정한 웰니스 뷰티 아이템이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샴푸와 보디 스크럽을 챙겨 계곡으로 가 입수한다. 계곡물로 머리카락과 몸을 충분히 적신 뒤 바나나와 코코넛 밀크, 꿀을 넣어 만든 샴푸를 머리에 충분히 바르고, 몸은 코코넛 소금 스크럽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시원한 계곡물에 바나나와 코코넛 향이 은은하게 밴 머리와 몸을 헹구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는 기분이다. ‘바나나와 꿀 등이 들어가 머리가 너무 기름지지 않을까’ 했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머리의 유분기를 싹 잡아주었다. 피부도 마치 보디 오일을 듬뿍 바른 듯 부드러워졌다. ‘미스 타히티’에 참가했던 에바의 미의 비결이 자연 속 재료들을 활용한 웰빙 샤워가 아닐까.
속세의 맛 안 그리운
비건 브런치 식사
개운한 계곡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으면 빅토린느가 준비한 비건 브런치 식사 시간이 찾아온다. 육류나 생선을 활용하지 않고 과일, 채소, 견과류, 타로 등만으로도 고소하고 담백한 키슈(프랑스식 파이 요리)와 샐러드, 디저트까지 맛과 건강, 양까지 모두 챙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인기 비건 레스토랑을 운영했을 정도로 빅토린느의 요리 실력은 일품이다. 개인적으로 타히티 일대에서 맛본 음식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
니우 쉑은 100% 예약제로 운영한다. 공식 홈페이지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비건 쿠킹 클래스, 자연 속 뷰티 체험, 마사지 등 다양한 구성의 패키지가 있으며, 비건 브런치 식사는 꼭 추가해 함께 즐겨보길 추천한다. 다만 빅토린느는 영어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른다면 영어가 유창한 에바가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한 날을 체크해 예약하는 것이 좋다.
NIU Shack
Tumaraa,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자연 속 오롯한 쉼…
르 타하아 아일랜드 리조트 앤 스파
라이아테아 인근 웰니스 숙소를 찾는다면 르 타하아 아일랜드 리조트 앤 스파(Le Taha’a island Resort and Spa)를 추천한다. 라이아테아 선착장에서 보트로 35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는 이 숙소는 한 쪽에선 타하 섬을, 다른 쪽에선 보라보라섬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위치에 자리한다. 타히티나 보라보라에 비해 화려함은 부족할 수 있지만 ‘자연 속 감성 숙소’ 분위기라 한적하고 조용한 휴가를 원하는 한국 여행객들이 꽤 찾아오고 있다.
리조트는 59개의 스위트 및 빌라를 비롯해 3개의 레스토랑과 2개의 바, 스파, 피트니스 센터, 테니스 코트, 수영장 등을 갖췄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내에서도 최고급 바닐라가 자라는 타하섬 인근답게 리조트 내에서 많은 바닐라 나무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리조트 해변 인근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새로 생겨 인기를 끌고 있다. 레몬, 초코, 망고 등 인기 젤라또 메뉴를 비롯해 이곳만의 특징을 살린 바닐라, 코코넛 등 맛까지 총 7가지 선택지가 있다. 물놀이를 즐기다 시원하고 단 디저트가 생각나는 손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인기 있는 객실은 의외로 비치 방갈로 객실이 아닌 정원 쪽에 자리한 풀 비치 빌라다. 초가집을 연상케 하는 오두막 내부에 럭셔리한 프라이빗 풀, 야외 욕조 등을 갖춘 빌라로 돌담과 야자수, 바다가 어우러진 뷰가 펼쳐진다. 디테일을 잘 살펴보면 동양적인 느낌도 많이 나 한국 여행객 사이에선 제주 분위기 숙소로 유명하다.
방갈로 객실은 객실 위치에 따라 보라보라뷰, 선셋뷰 등이 있고 총 5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객실 인근을 걷다보면 발 아래서 상어나 가오리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방갈로 객실도 럭셔리하지만, 보라보라 등에서 방갈로 객실을 이용해봤다면 타사 섬만의 숲속 감성을 느끼기 위해 빌라 객실을 이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다만 빌라 객실은 12개로 방갈로 객실(45개)에 비해 적은 편이니 이용을 원한다면 예약을 서둘러 하는 것이 좋겠다.
Le Taha’a Island Resort & Spa
Taha’a,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라이아테아·타하섬 항공편 정보
라이아테아에 가기 위해서는 타히티에서 에어 타히티, 에어 모아나 등 국내선 항공사를 이용해 가면 된다. 타하섬에는 공항이 따로 없어 인근 가장 가까운 공항이 라이아테아 공항이기 때문에 라이아테아에서 보트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라이아테아, 타하(프랑스령 폴리네시아)=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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