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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안돼요”… 과일 50㎏ 이고 전력 질주하는 화제의 경기

강예신 여행+ 기자 조회수  


통나무에 과일을 무게에 맞춰 매단 모습.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난 11일 방문한 타히티의 수도 파페에테의 파오페 공원 잔디밭. 긴 통나무에 바나나, 코코넛, 타로, 오렌지 등 다양한 과일이 주렁주렁 매달린 ‘과일 역기’들이 줄지어 있다. 과일 시장이 열렸나 싶었지만, 과일을 맛보거나 사가는 이들은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 옆에는 저마다 옷에 번호를 단 채 준비운동을 하며 몸을 푸는 사람들이 있었다.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부터 호주, 뉴질랜드 등 다양한 국적의 이들이었다. 알고 보니 이 과일 역기들은 1년에 딱 한번만 열린다는 특별한 스포츠 경기를 위해 제작한 것들이다.

과일 이고 달리는 ‘티마우 라우’ 경주


종목에 따른 무게에 맞춰 과일을 걸고 있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타히티에서 매년 7월 열리는 최대 문화 예술 축제 중 하나인 헤이바 이 타히티(Heiva I Tahiti) 기간에는 고대 전통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스포츠 및 레크레이션 대회인 헤이바 투아로 마오히(Heiva Tu’aro Ma’ohi)를 볼 수 있다. 세일링 카누, 코코넛 껍질 벗기기, 코코넛 나무 오르기, 돌 들어올리기, 창던지기 등 다양한 종목을 4~5일에 걸쳐 진행한다. 지난 11일에 열린 과일 운반 경주 ‘티마우 라우(Timau ra’au)’ 경기를 참관했다.

경기 시작 전 종목에 따라 15㎏, 30㎏, 50㎏ 무게에 맞춰 과일 역기를 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의 성별, 체급, 나이 등에 따라 뛰는 거리와 무게가 나뉘어져 있다. 무게를 재면서 과일 하나를 더 얹거나 타로 껍질을 벗기는 등 재미난 구경거리니 경기 시작 전 여유를 갖고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참가자들은 과일 역기를 한 쪽 어깨에 이고, 정해진 거리를 전속력으로 달린다. 가장 빨리 들어오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뛰면서 한 쪽 어깨에 있는 역기를 다른 쪽으로 옮길 순 있지만, 양쪽 어깨에 나눠서 들 수는 없다. 종목별로 우승한 선수들은 경기에 쓰인 과일들을 집에 가져갈 수 있다고 한다.


경주 시작 전 잔디밭에서 열린 전통 공연.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오프닝 세레머니로 전통 공연이 열렸다. 경주 참가자들과 관람객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타히티어로 노래, 춤, 악기 공연이 펼쳐졌다. 타히티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온 취재진들과 여행객들, 현지인들까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참가자들은 축제를 개최하면서 조상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염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별, 연령 다양한 참가자와 관람객들


과일을 건 통나무를 한쪽 어깨에 걸고 달리는 참가자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경기가 시작되자 온 사람들의 정신이 선수들에게 집중됐다. 모에테 브라더슨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대통령도 경기장을 찾아 관중석에서 함께 경주를 관람했다. 10대로 보이는 어린 선수들부터 40대 이상의 선수들까지 다양했다. 흥겨운 응원과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점차 한쪽 어깨에 빨간 자국이 생기고 땀으로 온 몸이 젖어드는 선수들이었지만, 중도 포기하는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순위에 상관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과,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는 관람객도 더러 있었다.


여성 참가자들 경기도 열린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무거운 물건을 들고 달리는 경주라고 해서 남성 선수들만의 경기는 아니었다. 여성 선수들도 각각 15㎏ 이상의 과일 역기를 어깨에 이고 열심히 달렸다. 그동안 해왔을 강도 높은 훈련이 연상되는 경기를 보여줬다. “나중에 커서 훈련을 열심히 해 저 멋진 언니들처럼 꼭 경기에 참가하고 싶다”는 어린이 관람객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경기를 관람 중이던 한 현지인은 “매년 이 경주에 참가를 희망하는 젊은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며 “타히티의 특색과 오랜 전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기인 만큼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어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SNS 등의 발달로 점차 잊혀져가는 타히티의 옛 스포츠와 문화 공연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히티 사람들의 과제일 것이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전통 축제에 관심이 많지 않은 여행객이라도 이 기간 타히티를 방문한다면 꼭 과일 경주를 관람해보길 권하고 싶다. 과일을 들고 뛴다는 이색적인 콘셉트부터 여러 감정이 들게 하는 스포츠 경기까지, 축제의 다양한 공연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여행객들에게 큰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종목이 아닐까 싶다. 저녁에 열리는 노래와 춤 공연과 달리 입장료도 따로 받지 않으니 경기 일정을 확인에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타히티 대표 전통문화 축제 ‘헤이바 이 타히티’


2024 헤이바 이 타히티 경기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헤이바 이 타히티는 1881년에 시작해 올해 143회를 맞이한 폴리네시아 전통문화 축제다. 매년 3만 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찾는 타히티 대표 축제다. 올해는 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파페에테에서 열렸다. 노래 10팀, 댄스 10팀 등 총 20팀이 무대를 선보였고, 약 2500명의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빛냈다. 아마추어 그룹, 프로페셔널 그룹 등 다양한 레벨의 참가자들이 펼치는 무대를 관람할 수 있었다.


2024 헤이바 이 타히티 노래, 춤 공연, /사진= TFTN – Heiva i Tahiti 2024

매일 밤 진행되는 헤이바 이 타히티 축제에는 100명 이상의 현지 스테프들이 투입된다. 모든 경품을 합산한 총 상금은 한화로 약 1억 원이다. 특히 올해에는 한국의 유일한 타히티 전통춤 오리타히티(Ori Tahiti) 그룹, ‘오타히티(O Tahiti)’ 댄서 김진아 대표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타히티의 테아후푸(Teahupo’o)는 2024 파리올림픽 서핑 경기장으로 선정돼 화제가 됐다. 파리서 1만5715㎞ 떨어진 테아후푸는 올림픽 역사상 개최지에서 가장 먼 경기장이다. 올림픽 서핑 경기는 다음달 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타히티 항공편 정보

현재 인천에서 타히티를 가는 방법은 총 3가지로, 도쿄를 경유하는 에어타히티 누이, 호놀룰루를 경유하는 하와이안 항공, 오클랜드를 경유하는 에어 뉴질랜드 등을 이용하면 된다. 가장 빠른 노선은 도쿄를 경유하는 에어 타히티 누이로, 도쿄에서 약 11시간 소요되며 주 2회 운항한다. 현재는 파리올림픽 때문에 10월까지 도쿄 노선 운항을 중단한 상태이며 오는 11월 재취항 예정이다. LA, 시애틀 등 미주 노선은 정상 운항 중이니 에어타히티 누이를 이용하려면 미국을 경유해 가는 방법도 있다.

타히티(프랑스령 폴리네시아)=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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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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